“윤석열 만남? 자유인 됬으니 내 맘대로 활동”
취임 10개월 만에 퇴임…마지막까지 ‘쓴소리’ 남기며 내부 단속

4.7 재·보궐선거를 마지막으로 국민의힘을 떠나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를 나서며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직자들의 배웅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4.7 재·보궐선거를 마지막으로 국민의힘을 떠나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를 나서며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직자들의 배웅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6월 취임한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취임 10개월 만에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퇴임사에서 “자심들이 승리한 것이라 착가하면서 개혁의 고삐를 늦춘다면 당은 다시 사분오열하고 정권 교체와 민생회복을 이룩할 천재일우의 기회는 소멸할 것”이라며 국민의힘에 자만하지 말고 나아갈 것을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의 제 소임을 다하고 물러난다는 말씀을 드리려고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4‧7 재보궐선거의 결과에 대해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박형준 후보가 압도적 표 차이로 서울시장 부산시장에 당선됐다”며 “국민이 주신 값진 승리이고, 현 정권과 위정자들에 대한 분노와 심판의 목소리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제가 약속했던 것은 국민의힘이 다음 대통령 선거를 치를만한 여건을 확립하면 언제든 주저 없이 물러난다는 것이었다”며 “이번에 국민 여러분의 압도적 지지로 서울과 부산 재보궐 선거에 승리함으로써 정권교체와 민생회복을 위한 최소한의 기반은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저는 이제 자연인의 위치로 돌아간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마지막까지 진심어린 쓴소리도 빼놓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지난 1년간 국민의힘은 근본적인 혁신과 변화를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아직 부족한점 투성이”라며 “가장 심각한 문제는 내부분열과 반목”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서울시장 경선과정에서 보았듯이 정당을 스스로 강화할 생각은 하지 않고 외부 세력에 의존하려 한다든지 그것에 더하여 당을 뒤흔들 생각만 한다든지 정권을 되찾아 민생을 책임질 수권의지는 보이지 않고 오로지 당권에만 욕심을 부리는 사람들이 아직 국민의힘 내부에 많다”며 “그러한 욕심과 갈등은 그동안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으며 언제든 재현될 조짐을 보인다”고 꼬집었다.

그는 “대의보다 소의, 책임보다 변명, 자강보다 외풍, 내실보다 명분에 치중하는 정당에는 미래가 없다”며 “국민은 이러한 정당에 더 이상 희망을 갖지 않을 것”이라며 승리 이후 국민의힘 내부의 자만과 분열을 경계했다. 

이어 “부디 국민의힘이 더 많이, 더 빨리 그리고 더 결정적으로 변화하여 국민의 마음에 더욱 깊숙이 다가갈 수 있도록 간절히 소원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새로운 정권을 담당할 수권정당으로 국민경제를 책임지는 민생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더욱더 철저한 자기 혁신의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며 “낡은 이념과 특정한 지역에 묶여 있는 정당이 아니라, 시대의 변화를 읽고 국민 모두의 고른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정당으로 발전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거듭할 것”을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김 위원장은 국민들을 향해 “저는 이제 자연인의 한 사람으로 돌아간다”며 “국민의 일원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 어려운 시기에 국민 여러분 모두 힘내시고 부디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기를 기원한다. 문재인 정부 치하에서 고통의 시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바람보다 빨리 녹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는 풀잎과 같이 우리 국민의 현명하고 강인한 힘을 믿는다. 모든 분의 건강을 기원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한편, 김종인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끝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자연인이 됐으니 윤석열 전 총장을 만날 수도 있지 않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자연인으로선 마음대로 활동할 수 있는 거지 뭐”라고 답해 윤 전 총장이 대선으로 가는 길목에서 그가 길잡이 역할을 하려고 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다음인 김종인 위원장 퇴임사 전문이다.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의 제 소임을 다하고 물러난다는 말씀을 드리려고 이 자리에 섰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박형준 후보가 압도적인 표 차이로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에 당선됐다. 국민이 주신 값진 승리이고 현 정권과 위정자들에 대한 분노와 심판의 목소리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결과다.

제가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맡았던 이유는 문재인 정부의 무능과 폭정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대통령 중심제하에서 민주주의는 기본적으로 양당체제를 기둥으로 한다. 그러나 21대 총선 결과 그러한 균형추가 심각하게 흔들리는 상황에 처하자, 민주주의 위기를 수습하라는 소임을 받게 되었다.

그때 제가 약속했던 것은 국민의힘이 다음 대통령 선거를 치를만한 여건을 확립하면 언제든 주저 없이 물러난다는 것이었다. 이번에 국민 여러분의 압도적 지지로 서울과 부산 재보궐 선거에 승리함으로써 정권교체와 민생회복을 위한 최소한의 기반은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저는 이제 자연인의 위치로 돌아간다.

지난 1년간 국민의힘은 근본적인 혁신과 변화를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아직 부족한점 투성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내부분열과 반목이다. 지난 서울시장 경선과정에서 보았듯이 정당을 스스로 강화할 생각은 하지 않고 외부 세력에 의존하려 한다든지 그것에 더하여 당을 뒤흔들 생각만 한다든지 정권을 되찾아 민생을 책임질 수권의지는 보이지 않고 오로지 당권에만 욕심을 부리는 사람들이 아직 국민의힘 내부에 많다. 그러한 욕심과 갈등은 그동안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으며 언제든 재현될 조짐을 보인다.

이번 재보궐선거의 결과를 국민의 승리로 겸허히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들이 승리한 것이라 착각하면서 개혁을 고삐를 늦춘다면 당은 다시 사분오열하고 정권교체와 민생회복을 이룩할 천재일우의 기회는 소멸할 것이다.

대의보다 소의, 책임보다 변명, 자강보다 외풍, 내실보다 명분에 치중하는 정당에는 미래가 없다. 국민은 이러한 정당에 더 이상 희망을 갖지 않을 것이다. 부디 국민의힘이 더 많이, 더 빨리 그리고 더 결정적으로 변화하여 국민의 마음에 더욱 깊숙이 다가갈 수 있도록 간절히 소원한다.

코로나19 상황에 무능한 정부의 실책이 겹쳐 지금 국민의 삶은 피폐하고 암울하기 이루 말할 데가 없다. 자기 자랑에만 한껏 정신이 팔려있던 정권은 백신조차 변변히 구하지 못해 대한민국을 지구 반대편 후진국보다 못한 수준으로 전락시켜버렸으며 기나긴 통제와 공포의 끝은 아직도 보이지 않다. 이러한 때에 국민의힘은 새로운 정권을 담당할 수권정당으로 국민경제를 책임지는 민생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더욱더 철저한 자기 혁신의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낡은 이념과 특정한 지역에 묶여 있는 정당이 아니라, 시대의 변화를 읽고 국민 모두의 고른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정당으로 발전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거듭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저는 이제 자연인의 한 사람으로 돌아간다. 국민의 일원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 어려운 시기에 국민 여러분 모두 힘내시고 부디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기를 기원한다. 문재인 정부 치하에서 고통의 시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바람보다 빨리 녹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는 풀잎과 같이 우리 국민의 현명하고 강인한 힘을 믿는다. 모든 분의 건강을 기원한다. 대단히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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