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접고 대신 전기차‧자율주행 전장산업 강화
MC본부 인력을 VS본부·LG마그나 등으로 재배치

5일 LG전자는 “다가오는 전기차, 자율주행차 시대를 맞아 자동차 부품 관련 사업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LG마그나>
▲ 5일 LG전자는 “다가오는 전기차, 자율주행차 시대를 맞아 자동차 부품 관련 사업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LG마그나>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키로 한 LG전자는 향후 전기차, 자율주행 등 미래차 사업에 더 역량을 쏟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LG스마트폰의 국내 판매 점유율이 그리 높지 않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전망이다.

5일 LG전자는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 사업부문을 접었다. 2015년 2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하며 누적 적자가 5조원에 이른 데 따른 결정이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 영업정지 공시를 낸 후 “질적 성장에 기반한 사업 다각화와 신사업의 빠른 확대로 사업의 기본 체질도 개선하겠다”며 “특히 다가오는 전기차, 자율주행차 시대를 맞아 자동차 부품 관련 사업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가 모바일 시장에서 실적이 저조하게 나타난 것은 2007년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한 이후 시대적 흐름을 놓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05년 초콜릿폰·샤인폰·프라다폰 등의 피처폰이 큰 인기를 끌었으나 스마트폰 시대로의 전환에 바로 올라타지 못했다.

장기간 스마트폰 사업부문이 적자상태였던 LG전자는 턴어라운드를 하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지난 1월 ‘스마트폰 사업 철수설’이 나오면서 회사 내부나 부품회사, 고객들의 동요가 나타나면서 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렸다.

이후 LG는 전장사업에 더욱 역점을 둘 것으로 전망된다.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VS(자동차부품솔루션)사업본부는 2016년 1분기부터 20분기 연속 적자가 이어졌으나, 지난해 2분기 2000억원을 넘었던 영업 손실이 4분기에는 2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MC사업의 리소스를 성장성 높은 전장사업에 투자하는 것은 현재상황에서 매출을 높이는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 업계 의견이 모아진다.

LG전자는 오는 7월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합작법인으로 설립한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이 주주총회에서 물적분할 승인을 얻어 오는 7월 출범할 예정이다. 이곳에서 전기차의 핵심 구동장치인 모터를 주력으로 생산할 계회이며, LG전자는 이미 1000여명을 LG마그나로 이동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지난해 12월 LG화학에서 분사한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 기업으로 투자를 확대해가고 있다. 또 2018년에는 오스트리아의 차량용 프리미엄 헤드램프 기업인 ZKW를 인수하는 등 미래차 사업을 준비해왔다. 지난달에는 스위스에 본사를 둔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 룩소프트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사업 관련 합작법인 알루토를 출범했다.

구본무 LG 대표는 지난달 26일 LG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력사업은 지속성 있는 고객 기반을 쌓아 기업 가치를 높이는 질적 성장에 집중하고, 성장사업은 핵심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해 성과를 가시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LG전자의 MC사업 철수는 스마트폰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LG전자의 시장 점유율이 미미하기 때문이다.스마트폰 시장조사기관인 스탯카운터 발표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으로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64.58%, 애플 25.63%, LG전자 6.43%를 차지했다. 중국산 스마트폰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지 않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LG전자 점유율이 낮아 삼성이나 애플이 LG전자 몫을 가져가는 것에 큰 의미는 없다”면서 “아무래도 플레이어가 줄어들었으니 경쟁이 완화돼 가격 인하나 마케팅 비용이 과거보다 적게 들어가 삼성전자나 LG전자에도 좋은 환경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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