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 인구 집중에 따른 교통 문제 대안으로 도심 항공 분야 투자 지속
2019년 UAM 사업부 신설 시작으로 항공우주공학 관련 분야 인재 지속 영입
현대차, 2026년 상용화 목표로 화물 운송용 무인 항공기 개발 추진

현대자동차가 CES2020에서 공개한 S-A1. 현대차그룹은 2019년 UAM 사업부 신설을 시작으로 관련 분야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에 화물 운송용 무인 항공기 개발의 기술 컨셉을 공개할 예정이다. <사진=현대차그룹>
▲ 현대자동차가 CES2020에서 공개한 S-A1. 현대차그룹은 2019년 UAM 사업부 신설을 시작으로 관련 분야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에 화물 운송용 무인 항공기 개발의 기술 컨셉을 공개할 예정이다. <사진=현대차그룹>

[폴리뉴스 강필수 기자] ‘도심 항공 모빌리티(Urban Air Mobility)’를 향한 현대차그룹의 투자가 가속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도심 항공 모빌리티 사업을 추진하는 목적은 고객에게 이동의 자유로움(Freedom in Mobility)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현재 세계 도시가 메가시티화(Mega-Urbanization, 인구 1000만명 이상 도시 확산)하면서 도시 거주자들의 이동 효율성이 급격히 떨어지고, 물류 운송비용 등 사회적 비용도 꾸준하게 늘어나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도심 항공 모빌리티는 대도시 교통 문제의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흔히 PAV(Personal Air Vehicle, 개인항공기) 또는 eVTOL(electric Vertical Take-off and Landing, 전기수직이착륙), 에어 택시(air taxi) 등으로도 불리우는 ‘도심 항공 모빌리티(Urban Air Mobility)’는 항공기와 달리 수직으로 이륙과 착륙을 할 수 있는 것이 핵심이다.

지상 교통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을 때도 UAM은 공중비행으로 교통체증을 유발하지 않는다. 또한 수직이착륙을 활용해 활주로 없이도 도심에서 이동할 수 있어 자동차와 항공기의 단점을 보완한 미래 도심 이동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헬리콥터는 수직이착륙은 가능하나 중장거리 이동용으로 개발됐기 때문에 이동고도가 높고 소음도 심해 도심 이동수단으로 부적합하다. 이에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UAM이다.

지난 2019년 2월 미국의 교통정보분석기업 ‘인릭스(INRIX)’는 2018년 미국 운전자들이 교통정체로 도로에서 허비한 시간을 평균 97시간으로 추산한 바 있다. 이를 금액(기회비용)으로 환산하면 1인당 1348달러(약 155만원)이고 전체적으로 총 870억달러(약 100조원)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특히 미국에서 교통체증 1위로 도시로 지목된 메사추세츠 주 보스턴에서는 운전자가 길에서 소비한 시간이 164시간, 기회비용은 2291달러에 달했으며, 다음으로 워싱턴 DC 155시간, 시카고와 시애틀 138시간, 뉴욕 133시간 순이었다.

이 같은 교통체증으로 인간의 이동뿐만 아니라 물류 부문에서도 항공 모빌리티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드론(무인항공기)을 활용한 도심 배송이 시장에서 활성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자료에 따르면 오는 2040년까지 글로벌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시장은 1조 50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UAM 시장에는 보잉과 에어버스, 아우디 등 항공기 및 자동차 제작사뿐만 아니라 구글과 우버 등 세계적인 기술기업과 아마존, DHL, UPS 등의 전자상거래와 물류기업, 170여 개의 기술 스타트업들이 뛰어들었다.

UAM이 현실화하면 출퇴근을 비롯한 도심 내 이동시간과 택배 등의 배송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이는 도심교통을 비롯해 기존 자동차산업과 항공산업, 물류‧운송산업 등 산업전반에 걸친 대변화를 가져온다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은 UAM 사업부 설치를 시작으로 현대차그룹은 CES2020에서 비행체 비전 콘셉트 ‘S-A1’을 공개한 바 있다. 특히 항공우주공학 등 관련 분야 인재를 영입하며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구체적으로 지난 2019년 9월 현대차그룹은 도심용 항공 모빌리티 핵심기술 개발과 사업추진을 전담하는 ‘UAM(Urban Air Mobility) 사업부’를 신설하고, 미국 항공우주국 항공연구총괄본부 본부장 출신 신재원 박사를 사업부 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신재원 부사장은 1989년 미 항공우주국 산하 글렌리서치센터(Glenn Research Center)에 입사해 항공안전 및 항법 시스템 연구개발을 담당했다.

입사 19년만인 2008년에는 동양인 최초로 미 항공우주국 최고위직인 항공연구 총괄본부 본부장으로 승진했으며, 플라잉카(flying car)를 비롯한 무인항공시스템(UAS, Unmanned Aerial System), 초음속 비행기 등 신개념 미래항공 연구와 전략방향 설정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특히 신 부사장은 저공비행용 교통시스템 개발을 위해 미국 연방항공청(FAA)을 비롯해 구글과 우버, 보잉, GE, 아마존 등 다양한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등 도심 항공 모빌리티 시장을 개척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 업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리더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설명이다.

이 밖에도 지난달 현대차그룹은 UAM 기술 경쟁력 강화와 기체 개발 및 선행 연구개발 업무를 위해 최고기술책임자(CTO, Chief Technology Officer)로 ‘벤 다이어친(Ben Diachun)’을 영입했다.

벤 다이어친 최고기술책임자는 약 20년간 항공우주 관련 기술 개발 경험을 갖췄으며, 최초의 민간 유인 우주선인 스페이스쉽원(SpaceShipOne)과 개인용 전기 항공기인 블랙플라이(BlackFly) 등 16대의 항공기 개발에 참여하기도 했다.

현대자동차 차원에서도 인재 영입과 기체 개발을 통해 그룹의 행보에 발을 맞추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23일 이지윤 KAIST 항공우주공학 부교수를 역대 첫 여성 사외이사로 내정했다. 이지윤 부교수는 국내 항공우주공학 분야 전문가로, 2019년 국내 교수로는 처음으로 미국 항법학회 이사로 선출됐으며, 한국 항공우주학회 최초 여성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11월에는 중형급 화물 운송용 무인 항공기 개발에 착수하며 UAM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는 에어 카고(Air Cargo) 사업을 위한 화물 운송용 무인 항공기(Cargo UAS) 개발 계획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사업 착수에 앞서 국내의 우수 협력업체 발굴에 나섰다.

현대차는 2019년 공개한 UAM 상용화 계획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기체 양산에 앞서 2026년까지 화물 운송용 Cargo UAS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통해 UAM 양산기술 노하우를 신속하게 축적하는 한편, 무인 항공운송 산업 생태계를 조기에 조성하고 상업화를 주도한다는 방침이다.

개발 계획이 발표된 화물 운송용 무인 항공기 Cargo UAS는 기존의 소형 화물 운송용 드론과 달리 중형급 화물을 나르기 위해 비행체에 날개가 있는 고정익 형태의 무인 항공기로 도심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수직 이착륙 방식을 채택한다.

중형급 화물의 중단거리 수송이 가능한 Cargo UAS의 도입으로 기존의 도로 및 수상 인프라로 충족하기 힘들었던 도시 간 중형 화물의 고속 운송 분야에 활용될 수 있으며, 주로 장거리 물류에 사용되던 항공 운송 수단의 접근성을 높여 도심 물류 서비스 혁신의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 현대차의 설명이다.

한편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중 화물 운송용 무인 항공기 개발에 대한 기술 컨셉에 대해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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