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지난들 주문 취소량보다 많은 신규 주문 받아… 2019년 11월 이후 처음
미국, 호주 등 737 맥스 운항 금지 해제 호재에도 737 맥스 긴급 착륙 사건 발생
737 맥스, 소프트웨어 보완에도 기체 구조적 문제는 그대로 남아

2018년 에어쇼에 전시된 보잉 737맥스. <사진=연합뉴스>
▲ 2018년 에어쇼에 전시된 보잉 737맥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강필수 기자]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이 신규 수주로 숨통을 틔우고 있다. 그러나 737 MAX(맥스) 기종의 기체 결함 등을 완전히 해소되지 못해 안전 문제를 두고 불씨가 남은 상황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보잉은 지난달 주문 취소량보다 많은 신규 주문을 받았다고 지난 9일(현지시간) 밝혔다. 신규 주문이 취소를 앞지른 것은 2019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미국 CNBC 방송 보도에 따르면 보잉의 지난달 신규 수주 물량은 82대에 달했다. 주문 취소 물량인 51대보다 많다. 보잉은 지난달 737 맥스 18대를 포함해 22대를 인도했으며 수주 잔량은 4041대였다.

보잉은 737 맥스 결함 문제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항공 수요 부진까지 겹치면서 장기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보잉은 호주가 737 맥스 운항 금지 해제로 가뭄의 단비 같은 호재를 받았다.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호주는 보잉 737 맥스에 대한 운항 금지의 해제를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호주 민간항공안전국(CASA)은 운항 재개 조건이 충족돼 보잉 737 맥스에 대한 운항 금지를 풀기로 했다. 앞서 CASA는 2019년 3월 보잉 737 맥스 기종에 대해 운항을 금지했다.

현재 호주 항공사들은 보잉 737 맥스 기종을 운영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운항 금지 조치 전 피지항공과 싱가포르항공이 호주 운항 노선에 이 기종을 투입했다.

앞서 인도네시아 라이언 에어와 에티오피아 항공 소속 보잉 737 맥스는 2018년 10월과 2019년 3월 잇따라 추락해 346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FAA(미국 연방항공청)는 해당 기종의 운항을 전면 중단한 바 있다.

FAA는 지난해 11월 보잉737 맥스의 운항재개를 승인했다. 당시 FAA 측은 “이 기종이 안전하다는 점은 확신하지만 다른 항공기와 마찬가지로 가끔 기내에서 기계적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후 아메리칸항공은 운항 허용 직후 미국에서 737 맥스의 비행을 가장 먼저 재개한 항공사가 됐다. 그런데 이 회사 소속 737 맥스가 엔진 하나를 끄고 비상착륙하는 일이 발생하며 안전 문제가 재점화됐다.

지난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최근 미국에서 운항 금지가 해제된 737 맥스에서 기계적 문제가 생긴 것으로 추정되며 당국이 점검에 나설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FAA에 따르면 이날 미국 마이애미를 출발해 뉴저지로 향하던 737 맥스 기종의 아메리칸항공 여객기 2555편이 엔진 하나의 작동을 중단한 채 긴급 착륙했다.

이 여객기의 기장은 당시 항공기에 기계적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해 이같이 조처했으며, 자체 전원으로 목적지인 뉴저지의 뉴어크 공항에 도착한 뒤 긴급상황을 보고했다.

여객기에 타고 있던 승객 95명과 승무원 6명은 모두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항공사 측은 이번 문제가 엔진 유압이나 음량계와 관련 있을 수 있다며, 과거 추락사고와 연관 있는 자동 실속(失速) 방지 시스템(조종특성향상시스템·MCAS) 문제에 따른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737 맥스에 대한 결함 문제가 제기되는 것은 기체의 개발 과정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737 맥스는 보잉이 개발한 중단거리 운항 협동체 여객기 737의 최신작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된 제트 여객기로 유명한 737은 1960년대 개발됐다. 후속작을 놓고 보잉은 후속 기종을 개발하는 대신, 기존 기종을 개량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737 맥스는 과거 737 기체에 최신 대형 엔진을 장착하는 방향으로 개발됐다. 그런데 신형 엔진을 기존 737 에 그대로 장착하면 엔진이 땅에 닿는 문제가 발생했다.

보잉은 엔진 위치를 조정하고, 이로 인해 기체 균형이 깨지며 엔진의 추진력으로 기체 머리가 들려 실속이 발생할 수 있게 되는 현상은 MCAS 프로그램으로 보강했다.

그런데 MCAS가 이륙 후 기체 머리를 들어야 함에도 바닥으로 내리는 소프트웨어 문제가 생겼으며, 이는 추락사고로 이어졌다.

약 20개월에 걸친 주요국들의 운항 금지와 회사의 소프트웨어 보완에도 불구하고 737 맥스의 안전 문제는 완전히 평가를 받는다. 보완은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이뤄져 실속을 야기할 수 있는 기체 구조적 결함 자체는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 등 해외를 비롯한 국내에서도 737 맥스의 운항 재개는 신중한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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