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기대 의원 "남북철도 사업, 금기어 되어 있어...국민 공감대 형성 필요"
남북과 중국 철도 연결, 배후 인구 1억명...2025년 철도 화물 물동량 2312만톤 예상

지난 2월 출범한 '더불어민주당 남북고속철도 추진 특별위'가 주최하고, 양기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관하는 '한일해저터널과 남북고속철도 토론회'가 8일 서울 여의도 이롬센터에서 열렸다. <사진=이민호>
▲ 지난 2월 출범한 '더불어민주당 남북고속철도 추진 특별위'가 주최하고, 양기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관하는 '한일해저터널과 남북고속철도 토론회'가 8일 서울 여의도 이롬센터에서 열렸다. <사진=이민호>

[폴리뉴스 이민호 기자] 남북간 고속철도를 15조원을 들여 연결하는 게, 한일간 해저터널에 100조원을 들이는 것보다 우선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남북과 중국 러시아 등 동아시아 국가간 철도 연결은 서로가 이득이 되는 사업으로 경제적 효과는 충분하지만, 이를 위해 정부간 협의, 학계의 연구와 철도 산업의 준비가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라는 진단도 나왔다.  

8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한일해저터널과 남북고속철도 토론회’는 양기대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광명을·초선)이 주관하고, 지난달 4일 출범한 더불어민주당 남북고속철도 추진 특별위원회가 주최했다. 

이날 토론에서 양기대 의원은 “남북고속철도는 그동안 마치 금기어처럼 돼 있었다. 북한에 퍼 주기를 한다는 소리를 들을까 함부로 얘기를 못했던 것”이라면서 “한일해저터널 비용은 100조원으로 보는데 도라산에서 신의주를 연결하는 사업은 15조원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 의원은 “충분히 논의해볼만 가치가 있다”면서 “(오늘) 토론회를 통해 남북고속철도 연결에 대한 공감대 형성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양기대 의원은 8일 ‘한일해저터널과 남북고속철도 토론회’에서 한일해저터널 연결에 비해 남북고속철도 연결은 논의해볼 가치가 더 높다고 주장했다. <사진=이민호>
▲ 양기대 의원은 8일 ‘한일해저터널과 남북고속철도 토론회’에서 한일해저터널 연결에 비해 남북고속철도 연결은 논의해볼 가치가 더 높다고 주장했다. <사진=이민호>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마포갑·4선)은 “(국민의힘의) 한일해저터널 건설 주장은 아시안하이웨이를 만들어 일본에 종착역을 두자는 게 된다”면서 “우리나라의 미래 전략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에 가덕도신공항이 특별법 통과를 계기로 추진되고 있다. 다음 단계는 한일해저터널이 아니라, 남북을 연결하는 고속철도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에서 남북고속철도 연결과 한일해저터널은 별개의 사업이 아니라는 주장이 나왔다. 남북고속철도로 동아시아 국가들을 연결해야 한일해저터널 사업도 타당성을 갖는다는 것이다.

안병민 한반도경제협력원 원장은 일본 일한터널연구회 ‘남북아시아 십자로 구상’ 자료를 통해 “(일본에서는) 쓰시마를 아시아의 싱가포르화 하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한일해저터널을 통해 한반도와 쓰시마, 일본을 연결하고 새로운 경제 거점을 개발한다는 전략이다.

이재훈 한국교통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남북간 철도 사업은 동아시아 국가 간을 연결한다는 점에서 중요성이 있다”면서 “기존 해상과 항공 위주 수송 판도를 바꿔 놓을 것”이라 말했다.

이 위원은 남북간 철도 연결은 철도 산업으로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계기가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북 수송거리는 1000km가 넘는다”면서, “콜드체인(냉동수송) 등 중국과 유럽의 경쟁력 높은 열차 수송 기업들이 몰려올 텐데 이에 대한 산업적인 준비가 이뤄지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중국과 철도가 연결되면 새로운 시장이 열리기 때문에 국내 열차를 이용한 물동량만 고려해서 사업성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진창원 한국교통대학원 유라시아 연구소장은 유럽의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벨기에 브뤼셀을 연결하는 유로스타를 예로 들었다. 진 소장은 "배후 인구 3600만명에 국민 소득 3만 7000달러 지역에 연간 2000만명 수요가 있다. 서울과 중국 장춘과 하얼빈을 연결하면 배후 인구 1억명, 국민 소득 2만달러 지역”이라고 밝혔다.

진창원 한국교통대학원 유라시아 연구소장은 남북고속철도 연결 사업은 남북간 사업이 아니라 동아시아를 철도로 연결하는 사업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진창원>
▲ 진창원 한국교통대학원 유라시아 연구소장은 남북고속철도 연결 사업은 남북간 사업이 아니라 동아시아를 철도로 연결하는 사업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진창원>

 

진 소장은 2025년에 예상하는 중국과 한국 간 물동량 7709만톤 가운데 30%를 철도 운송으로 전환하면 수송량은 2312만톤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현재 양방향 수입과 수출 건수가 비슷해 공차발생률도 낮으며, 냉동수송 등 새로운 산업도 도입할 수 있어 철도 연결로 인한 산업적 잠재력이 높다고 평가했다.

그는 러시아와 중국 등과 함께 동아시아 국가들이 ‘윈-윈(Win-Win)’ 할 수 있는 사업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철도 연결을 위한 당사국간 협의와 운영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재훈 위원은 국민들의 사업에 대한 우려가 우선 해소되야 한다면서 “(철도 연결에 대한 기대로) 북한과 아직 협의가 안 된 부분도 사업이 이뤄질 수 있는 것처럼 정보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증권사 애널리스트 등을 통해 남북고속철도 연결에 114조원이 소요된다는 예측이 나오는데, 이런 근거가 부족한 정보가 국민들에게 사업 자체에 대한 공포감을 조성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가 북한과 철도 연결이나 협력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경의선이나 동해선 연결 비용이나 효과를 정확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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