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년 만기 국채수익률 1.5%로 두 달 반만에 2배 이상 상승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지속적으로 유동성 공급하겠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지난달 23일(현지시간) 의회에 출석해 앞으로의 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지난달 23일(현지시간) 의회에 출석해 앞으로의 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신미정 기자]  미국 경기가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미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세계 주식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2월 25일(현지시간) 미국 10년 만기 국채수익률(미 10년물 국채금리)가 상승했다.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세계 금융시장의 장기 금리 지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지난해 11월 연 0.7%까지 떨어졌다가 25일 1.6%까지 오른 뒤 1.5%에 마감했다. 두 달 반만에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이 같은 미 10년물 국채금리 급등 현상은 예상보다 빨리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는 믿음에서 기인한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바이든 행정부가 제출한 1조 9000억달러(약 2137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이 하원에서 통과됐다. 또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보급으로 실물경제가 빠르게 정상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퍼져 있다. 이에 따라 빠른 물가 상승이 예상되면서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이를 억제하기 위해 조기에 긴축에 나설 것이라는 시장 예측이 반영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23-24일 의회에 출석해 “고용안정성을 확보하기 전까지 지속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겠다”며 “지금의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다. 2023년까지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 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연준이 더 빠르게 긴축정책을 펼 것이라고 판단해 미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 10년물 국채금리가 1.5%를 넘어서며 미국을 포함해 세계증시가 충격을 겪었다. 이날 미국 나스닥, 일본 닛케이225지수, 코스피 지수 모두 하락으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3.52% 하락했다. 지난해 10월 28일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S&P500 지수, 다우존스30산업평균 지수도 각각 2.45%, 1.75% 하락했다. 26일(한국시간)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전날 대비 3.99% 하락했다. 코스피 지수는 장 중 2988.28까지 떨어졌지만 장 마감은 3012.95로 마치면서 겨우 3000을 유지했다.

미국 국채금리 상승에 세계 주식시장이 흔들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하면 미국 국채를 소유함으로써 얻는 이자(금리)가 주식에 투자해서 얻는 이익보다 많아진다. 따라서 자금이 채권시장으로 이동하면서 주가하락을 부추긴다. 또한 미 국채금리 상승으로 각 나라의 주식시장에 넣었던 투자자금을 회수하면서 세계적으로 주가가 하락한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하루에만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유가증권 시장에서 2조 817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에 따라 세계 금융시장이 3월 4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주최하는 컨퍼런스와 17일에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파월 의장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하고 있다. 연준의 구체적인 방향이 정해지기 전까지 전문가들은 당분간 증시가 심하게 변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재금리가 안정되고 증시의 성격이 변하기 전까지는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며 “코스피 지수가 2750까지도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소폭으로 떨어졌던 미 10년물 채권금리가 4일(한국시간) 장중 다시 1.5%에 가까워지면서 미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나스닥 지수는 2.7%, S&P500 지수는 1.31%, 다우존스30산업평균 지수는 0.39% 하락했다. 코스피 지수는 전날 대비 1.18% 내린 3043.49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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