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과학화경계시스템, GOP·중대·소초·상황실 기준으로 평균 4분 30초마다 경보
1개 사단 기준 월평균 약 19건의 실제 출동상황 발생
합참, ‘오리발 귀순’ 당시 해당 부대 조사 결과 1분당 3회 경보 발생 확인

이채익 국민의힘 의원. <사진=이채익 의원실>
▲ 이채익 국민의힘 의원. <사진=이채익 의원실>

[폴리뉴스 강필수 기자] 최근 발생한 ‘오리발 귀순’ 사건과 관련해 군 과학화경계시스템의 빈번한 오작동이 일선 경계근무자들의 대응에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건 당시 군 CCTV에 북한 남성이 10차례나 포착돼 경고창이 작동했지만 근무자들이 후속 추적감시를 하지 않은 배경에는 오작동 경보가 빈번한 고질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과학화경계시스템의 오작동에 따른 잦은 출동상황 발생으로 일선 경계근무자들이 경보가 울려도 오작동이라 생각해 제대로 된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이채익 국민의힘 의원(3선, 울산 남구갑)이 합동참모본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군 과학화경계시스템이 탐지율 자체가 90%로 낮은 상황이다. 이에 오작동이 빈번하고 감시카메라 등의 구성품이 노후해 상당수의 부품이 단종된 것으로 드러났다.

육군분석평가단 MS분석과가 지난해 5월에 작성한 ‘GOP 과학화경계시스템 비전력소요 사전분석결과보고’에 따르면, GOP·중대·소초·상황실 기준으로 평균 4분 30초마다 경보가 발생하고 1개 사단 기준으로 월평균 약 19건의 실제 출동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합참이 해당 부대를 조사한 결과 오리발 귀순 당일은 바람이 크게 불어 경계시스템의 경보가 1분당 3회나 작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잦은 오작동은 현재 광망(철조망 감지센서)의 탐지율이 90%로 떨어진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앞서 군은 지난 2012년 과학화경계시스템을 구축할 당시 감지센서의 탐지율을 99%로 설정했다.

그러나 2012년 당시 3계절에 대한 시험평가 결과 탐지율이 99%보다 낮은 90%로 나오자 군 작전요구성능(ROC)을 “90% 이상”으로 하향 수정했다.

당시 합참은 KS규격상 탐지율이 90~99% 기준이라는 이유로 탐지율을 “99%”에서 “90%이상”으로 하향 수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채익 의원실에 따르면 2012~2013년 전력화된 카메라는 수명 연한을 초과해 고장율이 증가한데다, 해상도 저하 등으로 야간에는 효과적인 경계가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과학화경계시스템의 120종에 달하는 구성품 중 21%인 26종이 단종됐다. 특히 카메라는 12종 중 7종이 단종돼 고장이 잦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 의원 측 설명이다.

이채익 의원은 “가뜩이나 경계근무 인력이 부족한데다 과학화경계시스템이 노후화돼 성능이 떨어져 경계실패가 계속되는 것”이라며 “과학화경계시스템의 근본적인 개선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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