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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슈] 헌정 사상 초유 '판사 탄핵' 이후 야권 "김명수 대법원장 사퇴" 맹폭(종합)

국민의힘 긴급 기자회견 열어 대법원장 사퇴 촉구
김기현 의원 시작으로 대법원 앞에서 1인시위도 강행
임성근 판사 동기 140여명 "김명수 탄핵이 먼저다" 집단성명

국회에서 헌정 사상 초유의 법관 탄핵이 가결되자 보수 야권은 오히려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녹취록과 김명수 대법원장의 거짓 해명을 들며 사퇴를 촉구하는 등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김 대법원장은 사법농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임 부장판사의 사의를 만류하면서 애초 해명과는 달리 정치권의 법관 탄핵 움직임을 언급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김 대법원장은 거짓 해명에 대해 사과했지만 야권은 연일 맹폭을 가하며 대법원 앞에서 1인 시위까지 가세하는 등 자발적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여당 지도부는 임 판사의 탄핵소추 취지가 김 대법원장 논란으로 훼손될 것을 경계하며 공개적인 발언은 자제하고 있다.  

김명수 대법원장 녹취록 거짓 해명 논란

임 부장판사는 지난해 5월 김 대법원장과의 면담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 및 녹취록 등을 최근 언론에 공개했다. 임 부장판사가 공개한 녹음파일에 따르면 김 대법원장은 여당에서 탄핵을 추진하는데, 자신이 사표를 수리하면 국회에서 무슨 말을 듣지 않겠느냐는 내용이 담겨있다.

임 부장판사 측은 김 대법원장이 탄핵 필요성을 논의 중이던 더불어민주당을 의식해 법관 인사에 대해 정치적 판단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임 부장판사는 변호인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대법원의 입장 표명에 대해 저희 측 해명이 있었음에도 언론에서는 '진실 공방' 차원에서 사실이 무엇인지를 두고 논란이 되고 있다"며 "사법부의 미래 등 공익적인 목적을 위해서라도 녹취파일을 공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돼 부득이 이를 공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임성근 사법연수원 동기 140여명 성명 "김명수부터 탄핵"

임 부장판사의 사법연수원 동기들도 "김명수 대법원장의 탄핵이 선행돼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사법연수원 17기 법조인 140여명은 5일 '임성근 판사 탄핵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임 부장판사의 행위에 대하여 이미 법원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죄판결을 선고했다"며 "이미 형사재판에서 죄가 되지 않는다고 무죄를 선고한 행위에 대해 범여권 국회의원들은 헌정사상 초유의 일선 법관에 대한 탄핵소추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범여권 국회의원들이 임 판사를 탄핵하려고 하는 이유가 이 나라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는 애국적인 사명감에서 나온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그들이 탄핵을 추진하는 진정한 이유는 최근에 몇몇 판결에 불만을 품고 판사들을 겁박해 사법부를 길들이려고 함이 진정한 이유라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자신들은 선출된 자로서 얼마든지 위헌적인 행위를 자행한 법관을 탄핵할 수 있으며, 그것이 자신들의 의무라고 강변하고 있다"며 "그런 논리라면 김명수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임 부장판사의 행위가 잘한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면서도 탄핵소추는 잘못에 비해 과도한 책임 묻기라고 했다. 이어 이번 탄핵소추가 '법원 길들이기', '범여권의 입지 세우기' 등 정치적 목적에 비록된, 위헌적인 직권남용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긴급 기자회견, 김종인 "반헌법적 작태에 아연실색"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5일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 정신을 다른 누구도 아닌 대법원장이 허물어뜨리는 반 헌법적 작태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며 "대법원장 스스로 물러나는 것만이 국민에 속죄하는 최소한의 도리"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김 대법원장이 임 부장판사가 지난해 제출한 사표를 탄핵을 이유로 수리하지 않고, 국회에는 거짓 답변서를 제출했다는 논란에 "사법부 수장이, 자신이 정치적으로 비난받는 것이 두려워 사표 수리를 거부하며 후배 판사를 탄핵 제물로 내놓은 모습은 충격 그 자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심 마비 '거짓말쟁이 대법원장' 때문에 사법부 전체가 뇌사 상태에 빠졌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며 "용납할 수 없는 반헌법적 발상이자, 대법원장 스스로 '법복만 걸친 정치꾼'임을 고백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무(無)법부 장관에 이어 무(無)법원장까지 법과 정의의 최후 보루인 사법기관이 무법천지로 변질한 현실이 개탄스럽다"며 "대법원장이 스스로 거취를 결단하지 않을 경우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호영 "임성근 사표 수리 미룬 김명수가 오히려 탄핵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5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김 대법원장이 사표를 수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사표를 수리하지 않은 채 7~8개월 간 미뤄오면서 탄핵으로 고위 법관을 탄핵에 밀어 넣은 흔적이 많이 나왔다"며 "사법부 독립을 지켜내기는커녕 오히려 사법부 독립을 본인이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김 대법원장이) 엄청난 탄핵 사유가 있지만 이것이 사법부를 흔들 수도 있다. 이런 점 때문에 저희들이 의견을 모으고 더 신중하게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탄핵 자체가 사법부 독립을 훼손한 거라고 비판을 강하게 하고 있는 마당에 우리가 대법원장에 대해서 탄핵 발의하는 것도 그럴 소지가 없진 않다”고 설명했다. 

전날 가결된 임성근 판사 탄핵소추안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숫자의 힘으로 법원을 길들이기하고 겁 주기 위한 탄핵"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1심 판결이 무죄로 났고 아직 최종 판결도 안 돼 있을 뿐만 아니라 이달 28일 정년퇴직이기 때문에 국회에서 탄핵 해도 헌재에서 결론 나기가 어렵다. 탄핵 요건에 맞는지 법사위에서 조사하고 본회의에서 보고를 받아야 하는데 그런 것 없이 인민재판식으로 해버렸다"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김 대법원장의 사퇴를 위해 1인 시위에 직접 나설 예정이다. 그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오늘 아침부터 김기현 의원이 대법원 정문에서 대법원장 사퇴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며 "월요일(8일)부터는 제가 이어서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김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지 않고 여론전을 강화해 김 대법원장의 자발적인 사퇴를 이끌어 내는데 주력할 전망이다.국회 절대 다수 의석을 차지 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반대하면 사실상 가결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또 임 부장판사의 탄핵안을 두고 '불법 탄핵'이나 '사법부 길들이기'라고 지적해왔던만큼 맞불탄핵으로 무리수를 두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도 "(김 대법원장을) 탄핵할 수 있는 사유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지금 국회 구조에서는 탄핵안을 내봐야 종결될 것이 뻔하고, 오히려 김명수 대법원장이 (사법부에) 계속 머물 수 있는 명분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대화 녹음해 공개한 임 판사에 비판 초점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김 대법원장과의 대화를 녹음해 공개한 임 부장판사 비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신영대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임 판사가 자신이 속한 조직의 수장과의 면담을 녹취해 본인의 비위를 덮는 수단으로 쓰는 비도덕적 행위가 판사 탄핵의 정당성을 훼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재수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몰래 녹음한 녹취록을 공개한 것은 정말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임 부장판사의 인성이나 인격도 탄핵감"이라고 비판했다. 

임 판사 탄핵소추를 주도한 이탄희 의원은 tbs 라디오에 출연해 김 대법원장 논란에 "어제 그 사건이 있다고 해서 (임 부장판사) 탄핵소추안 표결에 별 영향이 있을 거라는 생각은 안들었다"고 말했다. 

박주민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에서 "임 부장판사와 김 대법원장 간 대화와 진행된 (임 부장판사 탄핵소추)절차는 완전 별개의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국회에서는 헌정 사상 최초로 법관 탄핵이 이뤄졌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어 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다. 탄핵안 표결은 재석의원 288명 중 찬성 179표, 반대 102표, 기권 3표, 무효 4표로 의결정족수(151표)를 넘겨 가결됐다. 탄핵소추안에는 민주당 등 범여권 정당 161명이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국회의장, 법제사법위원장을 거쳐 헌법재판소에 제출됐다.

오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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