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성향 미정…노용훈 부사장 “적정 배당 수준 설득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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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신한금융그룹이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지분 순이익 기준)이 3조4146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5일 공시했다. 전년 대비 0.3% 증가한 것이다. 다만 경쟁사인 KB금융(3조4552억 원)보다는 406억 원 가량 적다. 신한금융이 순이익 기준 금융지주 1위 자리를 빼앗긴 건 3년 만이다.

4분기 기준으론 직전 분기 대비 59.4% 감소한 4644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이와 관련해 신한금융 관계자는 “라임 등 투자상품 손실과 코로나19로부터 파생되는 불확실성을 최소화 하고자 추가 충당금을 적립하는 등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이 코로나19 타격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하여 지난해 쌓은 대손충당금은 1조3906억 원이다. 전년(9508억 원) 대비 46.3% 증가했다. 2020년 실적에서 라임 펀드 등 투자상품 손실액은 총 4725억 원이 잡혔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외부 실사 평가를 반영해 4분기 신한은행에서 라임 CI펀드 등 관련 손실 692억 원, 신한금융투자에서 라임 TRS(총수익스와프) 관련 손실 1153억 원이 반영됐고, 코로나 관련 충당금도 1873억 원 추가로 적립했다”며 “여기에 희망퇴직비용 924억 원까지 더해졌는데, 일회성을 비용을 제외하면 4분기 경상이익은 전년동기 보다 28% 정도 많은 약 9000억 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공시에 따르면 신한금융의 2020년 연간 이자이익은 8조155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9% 늘었다. 신한금융은 “저금리 기조 하에서도 은행과 비은행 이자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 4.6%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코로나19 금융지원을 포함한 은행 원화대출이 10.6% 늘었다. 기업 대출은 12.3% 증가했는데, 특히 중소기업 대출과 소호(SOHO) 대출도 14.1%, 16.3%씩 성장했다. 가계대출은 9.0% 늘었다. 주택담보대출이 2.3% 축소됐지만, 우량신용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이 각각 28.4%, 27.7%나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비이자이익은 전년 대비 7.9% 상승한 3조3780억 원이다. 수수료이익이 11.3%, 유가증권 및 외환파생이익이 24.8% 각각 늘어난 영향이다. 특히 수수료 이익의 경우 국내 주식거래대금이 증가하면서 증권수탁 수수료가 전년 대비 125%나 확대됐다. 리스금융수수료도 72.6% 늘어났다.

부문별 영업이익을 보면 글로벌투자금융(GIB) 부문의 영업이익은 9063억 원으로 전년 대비 32.8% 늘었다. 고유자산운용(GMS) 부문도 125.2% 성장한 5569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반면 자산관리(WM) 부문은 1615억 원, 퇴직연금 부문은 1726억 원으로 각각 영업이익이 29%, 3.1% 감소했다.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5.8%로 나타났다. 견고한 순이익 증가와 탄력적 자본관리로 자본비율이 개선됐다고 신한금융 측은 설명했다.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56%로 전년 보다 0.03%포인트 개선됐다. NPL 비율은 부실채권 현황을 나타내는 건전성 지표다. 이 비율이 낮을수록 은행이 보유한 여신의 건전성이 양호하다는 뜻이다.

주요 경영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전년 대비 1%포인트 감소한 8.4%였다. 총자산이익률(ROA)도 0.6%로 0.1%포인트 하락했다.

대출채권 증가 등의 영향으로 2020년 말 기준 그룹 총자산(836조3000억 원)은 2019년 말(765조1000억 원)보다 9.3%(71조2000억 원) 증가했다.

계열사별로는 신한은행의 순이익이 2조77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8% 줄었다. 순이자이익은 6조7570억 원에서 6조7968억 원으로 1% 정도 늘었지만,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3513억 원에서 6802억 원으로 93.6%나 급증했기 때문이다.

신한카드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6065억 원으로 19.2%(977억 원) 증가했다.

반면 신한금융투자의 순이익(1548억 원)은 1년 새 29.9%(661억 원)이나 줄었다. 활발한 주식거래 덕에 수수료수익(7406억 원)으로 45.6%나 늘었지만, 라임 펀드 관련 손실 등으로 지난해에는 거의 없던 대손상각비가 1058억 원이나 들었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달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사 등에 ‘20% 이내 배당성향’을 권고했지만 신한금융은 이날 실적 공시에 앞서 열린 이사회에서 2020년도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주주배당금 비율), 주당 배당금 등을 확정하지 않았다.

노용훈 신한금융지주 부사장(CFO)은 실적 공시 후 컨퍼런스콜에서 “감독당국의 권고를 받아들일지 다른 요인을 고려할지 3월 초까지 이사회 열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 부사장은 “감독당국의 가이드라인(지침)이 금융기관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거쳐 나왔기 때문에 챌린지(이의 제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면서도 “감독당국의 권고를 존중하지만, 각 금융기관이 합리적 사유를 찾아서 적정 배당 수준을 증명하고 설득할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협의 여지를 남겼다.

아울러 “(중장기적으로) 배당성향을 30%까지 높일 계획이고, 분기배당의 경우 하반기에라도 실행할 수 있도록 상반기 정관 변경 등의 준비를 해나갈 것”이라며 “분기배당이 어렵다면 자사주 매입을 통해서라도 주주환원 정책을 하반기부터 펼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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