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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선 칼럼] 김종인 국민의힘, 4월 보궐선거 앞에서 길을 잃다

중도층 등돌리게 할 보수 회귀 움직임들

 

4월 7일에 치러지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는 제1야당인 국민의힘의 우세가 예상되던 선거였다. 두 곳의 선거는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 단체장인 박원순-오거돈 시장의 성추행 사건으로 인해 치러지는 것이기에 여당 책임론이 따라다니는 선거였다. 그렇지 않아도 부동산 민심, 추미애-윤석열 갈등의 여파로 정권심판론이 확산된 상황인지라 진작부터 야당의 낙승이 예견되었다. 그런데 선거가 다가오면서 기류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민주당은 여당의 이점을 십분 활용하여 재난지원금, 가덕도 신공항 건설 같은 카드로 지역 민심의 지지를 얻으려 하고 있다. 반면에 국민의힘은 의제 주도력을 상실한 채 여러가지로 스탭이 꼬이는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대표적인 사안이 문재인 정부가 북한 원전을 추진하려 했다는 ‘북풍’ 의혹이다. 국민의힘은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앞장 서서 북한 원전 추진은 ‘이적행위’라고 비난한데 이어 ‘대북 원전 게이트’라고까지 규정하고 나섰다. 초선 의원들까지도 ‘여적죄’라면서 당 지도부의 공세에 힘을 실어준다. 국민의힘은 진상규명을 위해 당내에 진상조사특위를 구성하는가 하면 특검과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등 북한 원전 의혹에 대한 총공세를 펴고 있다. 4월 보궐선거를 앞두고 북한 원전 문제로 판을 흔들어 놓겠다는 결기를 느끼게 한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북풍을 갖고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수세로 몰아넣겠다는 구상은 패착이 될 가능성이 크다. 우선 그동안의 선거에서 북한 관련 이슈를 제기해서 득을 본 경우를 찾아보기 어렵다. 과거 북풍이 선거에 영향을 주던 시절도 있었지만, 더 이상 유권자들이 선거용 북풍에 시선을 돌리지 않은지 오래되었다. 무엇보다 국민의힘이 제기하고 있는 북한 원전 문제는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치적으로 부풀려진 사안으로 여겨진다. 물론 산업부의 원전 관련 자료들이 삭제된데 대해서는 그 경위를 밝혀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할 일이지만, 북한에 원전을 건설하려 했다는 주장은 별개의 사안이다. 상식적으로 미국 정부와의 협의없이 우리 정부가 단독으로 북한 원전을 추진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단지 북한 비핵화 과정이 진척되었을 때를 대비한 구상 차원의 자료였다면 그렇게까지 문제가 될 일은 아닐 수 있다.

팩트조차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사안을 갖고 국민의힘이 ‘원전 게이트’로 규정하며 승부를 걸다시피 하는 광경은 무척 의아하다. 더욱이 그동안 중도노선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강경한 대북정책을 조심스러워 하던 김종인 위원장이 이번 사안에 대해서는 앞장서다시피 하는 모습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선거를 앞두고 의제를 주도하고 있지 못한데 따른 초조함이 극단적인 편향을 초래한 것은 아닌지 추측되기도 한다. 정치적으로 부풀려진 북풍은 정권심판의 필요성에 공감하여 국민의힘에게라도 눈을 돌리려던 중도층을 다시 쫓아버리는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의 북풍몰이는 결국 돌고돌아 한나라당 시절의 색깔론을 연상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중도층의 이반을 불러올 또 하나의 장면이 있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주자 가운데 선두를 달리고 있는 나경원 전 의원의 ‘우향우’ 행보다. 나 전 의원은 “가치는 우파 가치와 좌파 가치가 있고 중도 가치는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우파강화론을 주장하고 있다. 그동안 국민의힘이 추구해왔던 중도강화론과는 상충되는 노선이라 중도층에게는 상당한 혼란을 안겨줄 수 있다. 만약 현재의 판세대로 나 전 의원이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될 경우, 중도층은 그의 우파강화론을 지지하는데 주저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제3지대에서 진행될 안철수-금태섭 단일화 후보와의 최종 단일화 경선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국민의힘의 서울시장 경선을 보면 나경원-오세훈 양자 대결 구도로 전개되면서 아무 것도 새로울 것 없는 식상함을 안겨주고 있다. 10년 전의 ‘그때 그 사람들’이 다시 나선 경선의 모습은 아무런 감흥도 주지 못한다. 이 역시 우리 정치의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중도층의 기대와는 상충되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최근 보여주고 있는 행보들은 보수층만의 지지를 받는 보수일변도 정당으로 회귀하는 모습이다. 보수정당만으로는 안 된다며, 중도층의 지지까지 얻는 정당이 되겠다던 그동안의 시도를 다시 원점으로 되돌리는 일이다. 국민의힘의 적은 집권세력이 아니라 바로 국민의힘 자신임을 우리는 지켜보고 있다.

※ 외부 필자의 기고는 <폴리뉴스>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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