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6년 강원도 통천 출생, KCC 창업주로 60여 년간 경영현장 지켜

故 정상영 KCC 명예회장. <사진=KCC>
▲ 故 정상영 KCC 명예회장. <사진=KCC>

[폴리뉴스 강필수 기자] 정상영 KCC 명예회장이 30일 저녁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6세.

유족으로는 부인 조은주 여사와 정몽진 KCC회장,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 정몽열 KCC건설 회장 등 3남이 있다.

KCC 측은 “장례는 고인의 뜻에 따라 최대한 조용하고 간소하게 치를 예정”이라며, “조문과 조화는 정중하게 사양하고, 빈소와 발인 등 구체적인 일정도 외부에 알리지 않기로 했음을 양해 바란다”고 밝혔다.

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막냇동생인 고인은 ‘영(永)’자 항렬의 현대가 창업 1세대 중 마지막으로 타계했다. 이에 범 현대가를 이끌던 창업 1세대 경영인 시대는 막을 내리게 됐다.

고인은 1936년 생으로 한국 재계에서 창업주로서는 드물게 60여 년을 경영일선에서 몸담으며 국내에서 경영현장을 가장 오래 지켰던 기업인이었다. 지난해 말까지 매일 회사에 출근해 업무를 수행했을 정도다.

지난 1958년 KCC의 전신인 ‘금강스레트공업주식회사’를 창업한 고인은 맏형인 故 정주영 명예회장으로부터 자립하는 길을 택했다. 안으로 튼튼한 회사로 키우고, 밖으로는 산업보국을 실천한다는 창업정신은 지금까지 이어져 안정과 변화를 양 축으로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사업확장을 이뤄왔다는 것이 KCC의 설명이다.

스레이트를 제조하는 KCC에 이어 1974년에는 ‘고려화학’을 세워 유기화학 분야인 도료사업에 진출했다. 1989년에는 건설사업부문을 분리해 금강종합건설(현 KCC건설)을 설립했다.

2000년에는 ㈜금강과 고려화학㈜을 합병해 금강고려화학㈜으로 새롭게 출범한 이후, 2005년에 금강고려화학㈜을 ㈜KCC로 사명을 변경했다. 건자재에서 실리콘, 첨단소재에 이르는 글로벌 첨단소재 화학기업으로 키워냈다.

고인은 ‘산업보국’ 정신을 앞세워 현장을 중시했던 경영자였다. 건축, 산업자재 국산화를 위해 외국에 의존하던 도료, 유리, 실리콘 등을 자체 개발해 수입대체 효과를 거두며 기술국산화와 산업발전에서 성과를 거뒀다.

고인은 첨단 기술 경쟁력 확보에 나서 1987년 국내 최초로 반도체 봉지재(EMC) 양산화에 성공했다. 또한 반도체용 접착제 개발 및 상업화에 성공하는 등 반도체 재료 국산화에 힘을 보탰다. 1996년에는 수용성 자동차도료에 대한 독자기술을 확보하기도 했다.

2003년부터는 전량 해외로부터 수입에 의존하던 실리콘 원료(모노머)를 국내 최초로 독자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로써 한국은 독일, 프랑스, 미국, 일본, 러시아, 중국에 이어 실리콘 제조기술을 보유한 일곱 번째 국가가 됐다.

KCC는 “소탈하고 검소한 성격으로 평소 임직원들에게 주인의식과 정도경영을 강조하며 스스로 모범을 보인 경영자였던 고인은,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인재육성을 위해 동국대, 울산대 등에 사재 수 백억원을 기꺼이 쾌척하는 등 국가에 필요한 인재를 확보하는데 힘을 보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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