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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36년 복직투쟁 김진숙 “왜 이렇게 힘든 길 가게 됐을까"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보시다시피 저는 쌩쌩합니다.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36년째 ‘해고 노동자’인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의 첫 마디에는 힘이 들어가 있었다. 김 지도위원의 생 대부분은 핍박과 투쟁으로 점철돼 있다. 2018년엔 암 선고를 받았다. 가족도 없고 삶에 대한 미련도 없다고 했다. 그렇다고 저항의 끈을 놓을 수는 없었다. 이렇게 죽을 수는 없었다. 그는 지난달 30일부터 부산에서 청와대를 향해 도보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다시 힘을 낼 수밖에 없었다.

21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리멤버 희망버스 기획단’ 등의 주최로 ‘노동자 김진숙 명예회복 및 복직을 위한 긴급 국회토론회’가 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국회 밖에서 진행됐다. 김 지도위원은 자신을 해고한 한진중공업에 복직 투쟁을 해왔던 이야기를 담담히 풀어냈다.

“제 삶이 왜 이렇게 힘든 길을, 여러 사람들이 걱정하는 길을 가게 됐을까. 그 시작이 한진중공업 입사였다. 그게 21살 때였다.”

김 위원은 1981년 한진중공업에 용접기능공으로 들어갔다. 생산직이어서 관리직과 차별을 당하며 열악한 환경에 놓였다고 술회했다. 그러다 노동자의 권리를 인식하게 됐고, 노동조합을 통해 불합리한 상황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한진중공업 노조 대의원에 당선된 후, 집행부에 근무조건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선전물을 배포했다는 이유로 부산 경찰국 대공분실에서 조사를 받았다. 3회에 걸쳐 고문과 회유를 당했다. 

김 위원은 “어느 날 나오래서 나가니까 생전 처음보는 사람들이 시커먼 보자기로 확 덮어 씌우더니 자가용에 싣고 어딘가로 갔다”며 “보자기를 벗겨서 보니 방 전체가 다 빨갰다”고 말했다. 김 위원이 “여기가 뭐하는 데냐”고 묻자 “‘너 같은 빨갱이 잡는 데’라는 답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그리고 한진중공업은 경찰 조사를 받았다는 이유로 김 위원을 해고했다. 이후 김 위원은 해고무효 확인소송을 진행했으나 패소했다. 2009년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는 부당한 공권력 탄압에 따른 해고를 인정하고 복직을 권고했고, 지난해 9월 복직을 재권고했다. 그러나 사측은 여전히 거부하고 있다. 김 위원은 2011년 한진중공업 구조조정 반대 타워크레인 고공농성을 309일간 이어갔고, ‘희망버스 운동’ 등에 나섰다.

이번 토론회를 공동주최한 김상희 국회부의장은 "여야 막론하고 의원들의 결의안을 채택했는데도 계속 배임이어서 안 된다고 하는 말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는 상황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면서 "기존 제도와 시스템으로 더 이상 풀 수 없는 막힌 곳을 뚫어내는 것이 정치로, 입법을 통해 그 길을 뚫어보겠다"고 말했다.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소장은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기에 벌어진 공권력에 의한 노동탄압에 대해서 바로잡으려는 의지를 정부가 보여줘야 한다”며 “배상의 책임을 지고 있는 회사가 배임이라는 편리한 법 논리에 숨는 것은 부정의하다”고 강조했다.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2월 가칭 ‘김진숙법’이라는 명칭으로 한국산업은행법 개정안과 민주화 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두 개 법안을 발의했다”며 “이 법을 통해 공적자금을 지원받는 기업에서 사회적 가치에 반하는 대량해고가 이뤄지지 않고 복직권고를 받은 노동자가 다시 일자리를 되찾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상희 부의장과 김영배·민형배·박주민·박홍근·양이원영·이수진·이탄희·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참여했고 시민사회단체 ‘김진숙 복직과 명예회복을 위한 사회원로모임’, ‘노동시민종교인 연석회의’ 등이 함께했다.

김유경 기자

과학ㆍITㆍ환경ㆍ노동 등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와 환경노동위원회 정책 이슈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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