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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현장] 9일 공수처법 데드라인, 전운 감도는 국회...여야 고성으로 아수라장

민주당 합의 따로 강행 처리 따로
국민의힘 긴급의총, 철야농성 돌입
공수처 조정위→전체회의 수순 밟을 예정
문 대통령, 공수처 의지 강경 "결실 맺는 마지막 단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둘러싼 여야간 대치로 국회에 전운이 감돈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의 공수처법 개정안이 야당의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법안이라며 반발했다. 민주당도 강행 의지를 꺾지 않고 있어 7일 오전 여야간 '통 큰 정치력'을 발휘해 달라며 양당을 중재했던 박병석 국회의장의 뜻도 의미 없는 일이 돼 버렸다. 공수처를 놓고 여야가 법사위 소위 회의장에 난입하거나 고성을 주고 받으며 대치하는 모습은 지난 패스트트랙 충돌 당시의 '동물국회'를 연상케 했다.

이날 오전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박병석 국회의장의 주재로 회동을 진행했다. 이 회동에서 양당 원내대표는 공수처장 후보 추천을 두고 "밀도 있는 협의에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한시간여만에 국민의힘은 협상파기를 선언했다. 기타 쟁점 법안 중 5.18 특별법안 등을 민주당이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에서 단독 처리하면서다.

공수처 놓고 안건조정위 시간끌기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국회법 57조2(안건조정위원회) 5항에 따라 법사위 각 교섭단체 간사들에게 공수처법 안건조정위원회 구성을 위한 조정위원을 추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오전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이 공수처법 개정안을 안건조정위에 회부한 데 따른 것이다. 

결국 공수처법 개정안은 오는 8일 오전 9시 안건조정위원회를 거치게 됐지만, 형식적인 논의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국회법에 따르면 안건조정위는 여야간 이견이 큰 쟁점 법안에 대해 최장 90일간의 숙려 기간을 두는 제도로, 조정위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으로 조정 안건을 의결할 수 있고, 처리된 안건은 바로 전체회의로 넘어간다. 

애초 국민의힘은 법안심사1소위가 민주당과 국민의힘으로만 구성된 것에 따라 안건조정위를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예상대로라면 소위 위원만으로 조정위를 구성했을 시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3대 3 동률로 공수처법 의결을 지연시킬 수 있다. 하지만 민주당이 안건조정위 신청을 전체회의로 올려 야당 몫 3명 중 국민의힘에 2명, 열린민주당에 1명(최강욱 의원)으로 배분하면서 야당의 생각대로는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법사위 간사 백혜련 의원은 "공수처법은 (야당이) 안건조정위를 신청해 의결하지 못했다"면서도 "안건조정위를 먼저 구성하고 의결한 뒤 전체회의에서 처리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민주주의 파괴 막겠다" 원내투쟁 나서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당 의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긴급의원총회를 소집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원내대표간 회동에서 추가 협상을 약속해놓고 얼마지나지 않아 공수처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여당이 강행하려는 공수처법 개정안은 야당의 비토권을 사실상 무력화 하는 내용으로 본회의에서 의결된다면, 여당 단독으로 공수처장 추천이 가능해진다.

앞서 법사위 법안심사1소위가 열리자 국민의힘 의원과 보좌진 등 200여명은 법사위 회의실 앞에 모여 규탄대회를 열었다. '공수처법 철회하라' '입법 독재 민주당을 각성하라' '날치기 중단하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민주당을 압박했다. 민주당의 법안 처리 강행에 주 원내대표가 소위원회에 난입하는 일도 벌어졌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소위원회에 입장하는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고성을 쏟아냈으나 물리적 충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긴급의원총회를 소집한 주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민주당이 독재 본색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법사위에서 합의도 되지 않은 시간을 공지하고, 더구나 그 시간에 원내대표들이 공수처장 후보를 더 물색하고 일방처리하지 않겠다고 약속해놓고 바로 법사위에서는 5.18 관련법과 공수처법을 일방 통과시키려 상정하고 통과시키는 폭거를 자행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국민들이 민주당에 많은 의석을 준 것은 제대로 법을 만들고 정치하라는 것"이라며 "자기들 멋대로 자기들 부정과 비리를 캐는 검찰을 무력화하기 위한 공수처를 함부로 만들고 처장을 자기 사람들 갖다 놓으라고 한 것은 아닐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무엇이 그렇게 겁이 나서 이렇게 화급하게 공수처장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인가"라며 "온갖 불법과 위협으로 윤석열 검찰총장을 쫓아내려고 하는 것도 모자라서 이제는 완전히 게슈타포 공수처를 만들려고 한다"라고도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또 "대통령 지지율이 왜 내려가는가. 민주당 지지율 왜 내려가는가. 그런데도 느끼는 것이 없는가?"라며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라고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공수법을 일방처리하고 나면 이 정권은 바로 폭망의 길로 들어설 것이고, 국민들이 용서치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원총회가 끝난 직후 주 원내대표는 브리핑에서 "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민주당의 절차의 부당성과 법의 부당성을 국민에게 알리고 저희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해서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원내대표 합의를 저쪽에서 배신을 한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필리버스터 강행하지만, 실효성은 없을 듯 

국민의힘은 오는 9일까지 원내 투쟁에 돌입할 전망이다. 무제한 토론을 의미하는 필리버스터와 국회 로텐더홀에서 철야 농성을 하는 등 여당의 입법 독주를 막겠다는 의지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8시부터 철야농성을 시작한다.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실효성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국회의원 재적 5분의 3 이상(180석) 동의로 필리버스터 역시 중단 의결이 가능해서다. 

국민의힘의 철야농성과 필리버스터 카드에 민주당은 이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했다. 홍정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필리버스터를 결의해 민주당에서는 개혁 입법 처리를 위한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에 입각해 많은 우여곡절 겪으면서 권력기관 개혁에 매진했다"며 "어떤 두려움도 무릅쓰고 그 과제를 다음 정부로 미루지 않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그 노력에 결실을 맺는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다"며 "정기국회에서 제도적 개혁을 완성할 기회를 드디어 얻었다. 한국 민주주의의 새장이 열리는 역사적 시간"이라고 했다. 이어 "국정원과 검찰, 경찰 등 권력기관의 권력을 분산하고 국민의 기관으로 거듭나도록 개혁 입법이 통과되고 공수처가 출범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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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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