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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계

과감한 투자로 ‘삼성 반도체 왕국’ 건설한 이건희 회장 별세

이건희, 강력한 리더십으로 반도체와 모바일, 가전 세계 1위 이끌어

 

삼성전자를 세계 최고의 반도체 기업으로 키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5일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향년 78세로 별세했다.

이건희 회장은 내수 소비재 기업으로 시작한 삼성을 세계적인 IT기업을 탈바꿈 시켰다. 특히 세계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반도체, 모바일, 가전’ 사업 포트폴리오로 IT 제조기업에서  최고의 위치를 구축하고 있다. 

처음엔 실패한 이건희의 반도체 도전
삼성은 1960년대까지 설탕과 밀가루, 면방직이 주요 사업이었다. 1970년대 국내에서 자동차와 건설, 조선과 같은 중공업 산업이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르자 삼성도 변화가 필요해졌다. 이에 1969년 삼성전자를 설립하고, 1970년 흑백 TV 생산, 1974년 세탁기와 냉장고 생산에 나서며 전자 산업을 본격화했다.

1974년 12월 6일에는 이건희 회장의 독단으로 파산 직전인 한국반도체의 지분 50%를 인수했다. 당시 이병철 회장과 비서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개인 돈으로 지분인수에 나섰다. 3년 뒤인 1977년 나머지 지분 50%를 인수하고, 1978년 3월 2일에 회사 이름을 ‘삼성반도체’로 바꿨다.

당시 이건희는 “무엇보다도 반도체라는 이름에 끌렸다”며 삼성과 한국이 더 성장하려면 부가가치가 높은 첨단 하이테크 산업에 진출해야 한다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이건희의 첫 도전은 실패였다. 이건희가 반대를 무릅쓰고 인수한 한국반도체는 기술 장벽을 극복하지 못하고 계속 적자를 이어갔다. 이병철 회장이 삼성전자 김광호 이사를 투입한 뒤에야 흑자로 전환됐다. 

 

1993년 세계 최초 64M D램 개발
삼성이 세계 반도체 시장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시기는 1983년 12월 ‘64K D램’을 출시하면서다. 1983년 2월 “삼성도 미국과 일본처럼 초고밀도집적회로(VLSI)에 투자하겠다”고 이병철 회장이 선언한 뒤 나온 결과다. 당시 현장에서 D램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주도하며 키운 건 이건희 회장이다.   

삼성은 1993년에 세계 최초로 64M D램을 개발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주도권을 확보하며, 세계를 놀라게 만들었다.

이후 삼성은 D램 부문에서 28년 연속, 낸드플래시 부문에서는 17년 연속,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는 13년 연속 1위를 차지를 하고 있다.

삼성이 이렇게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1위에 올라설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건희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이 주요했다는 평가다.

1990년대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앞서가던 일본의 NEC와 도시바, 후지쯔 같은 기업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투자를 주저하고 있었다. 이때 삼성은 이건희 회장은 결단력으로 경쟁 기업보다 4-5배에 달하는 설비투자를 과감하게 진행했다. 그 결과 삼성이 1위 자리를 차지했을 뿐 아니라 갈수록 격차를 벌이며 선두를 독주할 수 있었다.

1993년 6월 경기도 기흥에 세계에서 처음으로 8인치 웨이퍼 기반의 D램 양산라인을 구축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8인치는 당시 주류인 6인치보다 생산성이 1.8배 높지만 공정이 복잡해 수율이 낮다는 단점이 있었다. 미국과 일본 기업들이 선뜻 나서지 못하던 상황에서 이 회장은 과감하게 8인치 웨이퍼 월 2만장으로 16M D램을 300만개 양산하는 라인을 만들었다. 

이 같은 이 회장의 결단이 성공하면서 삼성전자는 1994년부터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 조 단위 영업이익을 냈다.


강력한 리더십으로 삼성을 세계 1위로 끌어 올려
이건희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은 TV와 휴대전화 부문에서도 발휘됐다.

이 회장은 TV 시장이 브라운관에서 대형평면으로 바뀔 것으로 내다보고, 대형 액정패널(LCD) 투자를 단행했다. 또 화질을 좌우하는 칩 개발에 반도체 기술자 수백 명을 투입했다. 그 결과 삼성은 2006년 보르도 TV를 시작으로 소니가 차지하던 세계 TV 1위 자리에 올라, 13년 연속 세계 TV시장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삼성은 1990년대 초 휴대전화 산업에 진출했다. 하지만 당시 휴대전화 세계 최고 기업인 모토로라와 노키아에 비해 통화 품질이 뒤떨어지는 등 많은 점에서 부족함을 드러냈다. 

이에 이건희 회장은 1995년 3월 구미 사업장에서 ‘애니콜 화형식’이라는 충격요법을 실시했다. 2000명이 넘는 임직원이 지켜보는 상황에서 불량 휴대전화와 팩시밀리 등 15만 대를 불태운 사건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11.8%에 달하던 삼성 휴대전화 불량률은 2%대로 떨어졌다. 그리고 2011년부터 삼성은 스마트폰 판매 대수에서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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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응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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