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회 경찰의날 기념식 참석, “국가수사본부 출범 예정, 경찰의 오랜 숙원 이뤄져”
“대공수사권 경찰로 이관되면 국가안보분야에서도 경찰 어깨 무거워져, 최선 다하라”
“‘민주·인권·민생 경찰’의 길 흔들림 없이 걸을 수 있도록 정부가 동행” 처우개선 약속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충남 아산시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제75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충남 아산시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제75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정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경찰 수사부서를 총괄 지휘·감독하는 국가수사본부 신설과 관련해 “수사경찰을 행정경찰과 분리해 수사역량과 정치적 중립성을 더 강화하면서 ‘책임 수사’와 ‘민주적 통제’를 조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충남 아산 소재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제75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이제 국가수사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게 될 ‘국가수사본부’의 출범을 예정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가수사본부 설치는 경찰의 1차 수사권을 인정하는 개정 형사소송법․검찰청법의 내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수사권 개혁 후속조치로 시행되는 사안이다.

그러면서 “개혁입법으로 경찰의 오랜 숙원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당당한 책임경찰’로서 공정성과 전문성에 기반한 책임수사 체계를 확립해주기 바란다. 곧 출범할 국가수사본부의 완결성을 높인다면 국민들은 경찰의 수사역량을 더욱 신뢰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경찰개혁 추진에 대해 “‘존중과 사랑받는 경찰’로 거듭나기 위해 우리 경찰은 올 한해, 스스로를 개혁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며 “강도 높은 자기혁신이 경찰에 대한 국민 신뢰를 높여주고 있다. 경찰은 그동안 330개 개혁 과제를 추진했고, 인권보장 규정을 마련해 인권 친화적 수사를 제도화했다. 수사권 조정을 통해 경찰 수사의 독립성과 책임성을 높일 발판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또 문 대통령은 “국회에서 협력해 준다면, 자치경찰제도 머지않아 실시될 것”이라며 “자치분권 확대의 요구에 부응하고, 지역주민의 생활치안을 강화하는 길이지만, 75년을 이어온 경찰조직 운영체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과 현장 경찰관들에게 생소하게 느껴지고, 실제 운영에서 혼란이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혼란을 최소화하고 변화와 도약으로 이어지도록 적극적인 수용과 철저한 준비를 당부한다”고 자치경찰제 도입에 따른 일선의 혼선을 줄일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대공수사권이 경찰로 이관되면 국가안보 분야에서도 경찰의 어깨가 무거워진다. 안보 수사역량을 키우고 대테러 치안역량을 강화해 국민의 안전과 안보를 지키는데도 한 치의 빈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경찰 처우 개선과 관련해 “정부는 결코 경찰의 노고를 잊지 않고, 합당한 처우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높은 위험과 넓은 책임에 걸맞은 사명감과 자부심으로 ‘민주·인권·민생 경찰’의 길을 흔들림 없이 걸을 수 있도록 정부가 동행하겠다”며 경찰증원과 근속승진제도 개선 등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또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군부독재의 유혈 진압 명령을 거부한 고(故)이준규 목포경찰서장이 올해의 경찰영웅 현양으로 선정된 것과 관련해 “이준규 총경은 보안사령부에 끌려가 90일 동안 구금과 모진 고문을 받고, ‘무능한 직무유기 경찰관’이라는 오명을 덮어쓴 채 파면당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0년이 흘렀다. 진실과 정의는 세월도 파묻지 못하는 법이다. 마침내 오늘, 고 이준규 총경은 2020년 경찰영웅으로 우리 곁에 돌아왔다”며 “고 이준규 총경의 경찰영웅 현양은, 다시는 어두운 역사를 반복하지 않고 민주경찰, 따뜻한 인권경찰, 믿음직한 민생경찰의 길을 흔들림 없이 걷겠다는 경찰의 약속”이라고 말했다.

기념식이 열린 경찰인재개발원은 1945년 경찰관 교습소로 출범하여 경찰의 직무교육을 관장하는 기관으로, 기념식을 치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중국 우한 교민 국내 철수 당시 임시생활시설로 제공돼 경찰의 봉사와 헌신을 상징하는 장소라는 점을 고려하여 기념식 장소로 선정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기념식에 김창룡 경찰청장과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박정훈 경찰위원회 위원장, 강영규 경우회장 등과 동반 입장해 순직한 고 이종우 경감, ‘올해의 경찰 영웅’으로 현양된 고 이준규 총경, 순직한 고 유재국 경위의 유가족을 비롯해 교통사고 처리 중 공상을 입은 김진영 순경 등과 자리에 함께해 이들을 위로했다.

‘우리는 대한민국 경찰입니다’를 주제로 열린 이번 기념식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순직 경찰관 유가족 등 초청 내빈과 경찰관계자 등 1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소규모로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오프닝 영상 △ 국민의례 △ 경찰청장 인사말 △홍보영상물 상영 △올해의 경찰영웅 현양 △유공자 포상 △대통령 기념사 △경찰 수사 소개 영상물 상영 △경찰특공대 퍼포먼스 △경찰가 제창 △폐식 순으로 진행됐다.

오프닝 영상과 국민의례는 대한민국의 최서남단 가거도, 최남단 마라도, 최동단 독도를 지키는 현장경찰관과 지역 주민이 함께했다. 애국가 제창은 대한민국 최남단 마라도에서 근무하는 현장경찰관과 지역 주민들이 함께했고, 묵념시에는, 독도경비대 이도윤 경장이 경찰기념공원 추모비에 걸린 문정희 시인의 ‘조국의 가슴에 그 이름을 새기노라’를 낭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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