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김경수 차기 대권주자 급부상...한방 필요한 이낙연, 혁신위 카드 내밀어
이낙연 “혁신위...스마트 정당·책임정당·유능한 정당 탈바꿈, 100년 정당으로 만들어 갈 것”
이재명 20%, 이낙연 17%...지지율 회복·강력한 한방 필요한 이낙연
최인호 “혁신위, 당 혁신을 위한 것...이낙연 대선과 관계 없어”

이낙연 대표가 100년 정당을 만들겠다며 혁신위를 발족했다.<사진=연합뉴스>
▲ 이낙연 대표가 100년 정당을 만들겠다며 혁신위를 발족했다.<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권규홍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20 더혁신위원회’(혁신위)를 발족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을 100년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을 스마트 정당·책임정당·유능한 정당으로 탈바꿈하고 내년 서울·부산 시장 선거를 비롯해 차기 대선을 위한 밑그림 작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최근 이 대표의 지지율을 넘어서며 대권 가도를 강력하게 견제하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반격할 카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어 향후 혁신위의 활동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오는 11월6일 법원 선고 여부에 따라 김경수 경남지사가 차기 대권의 다크호스가 될 가능성도 충분해 한방전략이 시급한 시점이다.

이낙연 “당의 현대화·효율화·스마트화 필요...민주당이 대한민국과 세계 선도해야”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는 혁신위의 공식적인 구성을 알렸다. 이 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우리당은 끊임없는 혁신으로 한국정당의 발전을 이끌어온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지고 있다”며 “2015년 문재인 대표님 당시의 혁신위는 계파 갈등으로 찢겨진 당을 인적쇄신과 공천혁명 등을 통해 환골탈태시켰고, 2018년 이해찬 대표님 때의 혁신위는 시스템 정당, 플랫폼 정당을 구축해 선거 승리를 이끌었고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전당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우리당은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가칭 '2020 더혁신위원회'를 비상설특위로 구성하고 그 위원장은 김종민 최고위원이 맡으시기로 했다”며 “우리당은 지난 2017년 대통령 선거, 2018년 지방선거, 올해 4월 총선거에서 연거푸 이기면서 외형이 커졌고 국민의 기대도 그 만큼 커졌기에 4차 산업혁명에 걸맞은 스마트 정당, 필요한 일은 반드시 수행하는 책임정당, 모든 일에 성과를 내는 유능한 정당으로 거듭나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혁신위는 미래에 대한 무한 책임을 가지고 민주당을 스스로 혁신하며 진화하는 미래정당, 스마트정당, 100년 정당으로 만들어 가리라 기대한다”며 “그러자면 당원의 역량, 일체감,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그것을 동력화하도록 당이 현대화, 효율화, 스마트화 하고 그런 노력을 통해 민주당이 대한민국을 선도하고 대한민국이 세계를 선도하도록 위원회가 토대를 놓아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대표의 혁신위 발족은 윤리위로 당 기강이 어느 정도 잡혔다고 판단한 이 대표가 본격적으로 대선을 준비하기 위한 디딤돌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 9월 이 대표는 당 윤리위를 발족하며 부동산 투기의혹이 제기된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 의원을 제명시키고, 이스타항공 사태에 책임이 있는 이상직 의원을 자진 탈당 시키며 당 기강을 어느정도 잡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10월 국정감사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내년 서울·부산 재보궐 선거가 정계의 가장 큰 이슈로 부각되고, 재보궐에 이어 대선이 기다리고 있기에 혁신위를 조기에 발족시켜 차기 대선가도에서 유리한 고지를 잡겠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파기환송심 무죄 이재명...정치적 족쇄 풀리며 대권가도 날개

이낙연 넘은 이재명....강력한 한방 필요해진 이낙연

16일 대법원의 무죄 취지 판결에 이어 파기환송심에서도 무죄를 받은 이 지사는 이로써 그간 자신의 발목을 잡았던 정치적 족쇄가 완전히 풀리며 차기 대권가도에 더욱 확고한 날개를 달게 됐다. 이에 따라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내놓은 민주당 혁신위가 이 지사의 대권가도에 맞설 이 대표의 강력한 카드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 대표의 이 같은 행보는 심상치 않은 최근의 지지율에서 유추 해볼 수 있다. 16일 한국갤럽은 ‘10월 정례 차기 정치지도자 선호도 조사결과’를 발표했는데 이 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개월 연속 오차범위 내 격차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3~15일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재명 지사는 20%의 지지율을 얻어 17%를 기록한이낙연 대표를 3포인트 차로 앞섰다. 이어 대권 주자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4%), 윤석열 검찰총장(3%), 홍준표 무소속 의원(2%), 원희룡 제주도지사(1%) 순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지난달까지 이낙연 지사가 이재명 지사를 10%포인트 이상 앞섰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이재명 31% 대 이낙연 36%’로 양자 격차가 줄었다. 대선 후보는 당내 경선을 통해 선출한다는 점에서 당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 이번 조사는 지난 13~15일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집전화 RDD 15% 포함)한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3.1%포인트(95% 신뢰수준)이며 응답률은 18%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연합뉴스>
▲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혁신위 온라인 플랫폼 강화 전략...친문 표심 잡기 포석?

이 대표가 100년 정당을 표방하며 혁신위를 내놓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혁신위를 통해 향후 대권가도에서 친문(친문재인)계의 표심을 잡기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존재한다.

더불어민주당의 당원은 약 200만명으로 당비를 납부하는 권리 당원은 80만명이고, 이 중 절반인 40만명 가량이 인터넷으로 가입한 온라인 당원이다.

온라인 당원은 대부분 친문으로 분류되는데 지난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당시 문재인 대표가 외부인사들을 대거 영입하며 총선을 준비하자 친노·친문 성향의 시민들이 문 대표에게 힘을 실어 주자며 대거 온라인으로 입당한 바 있다.

이들의 대거 입당은 지난 2015년 8월 국회에서는 인터넷 입당을 가능케 한 정당법이 개정된 것이 촉매제가 됐다. 온라인 당원은 기존의 당원과 권리당원 자격이 동일하지만 매달 1,000원이라는 비교적 저렴한 당비가 큰 역할을 했다. 민주당은 온라인 당원의 힘으로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당선시킨 이후 민주당이 치른 모든 선거를 승리로 이끄는데 막강히 활약했고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도 친문의 최고위원 당선에 큰 역할을 했다.

이 때문에 이 대표는 혁신위를 통해 온라인 당원들의 의사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어 당론과 당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친문들의 지지를 더욱 끌어올리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혁신위의 이 같은 전략은 친문의 결집이라는 큰 효과를 낳을지는 모르지만 당론과 다른 소신을 가진 의원들에 대한 친문당원들의 대대적인 반감이 걸림돌로 작용한다.

지난해 공수처 표결당시 반대표를 던진 금태섭 의원같은 소수파들은 당시 친문당원들에게 소위 좌표가 찍혀 문자폭탄, 18원 정치자금지원과 같은 공격을 당한 바 있어 당내 다양한 목소리 내기에 걸림돌이 된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아울러 대선을 앞두고 외연확장도 필요한 당의 입장에서도 혁신위의 온라인 플랫폼 확장은 우려된다. 이미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내년 서울·부산선거와 향후 대선을 위해 소위 ‘좌클릭’행보를 이어가며 중도층 포섭에 대대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같은 중도층 인사들의 영입 기류도 보이고 있다.

때문에 온라인 플랫폼 확장으로 친문 당원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면 민주당으로서는 이들의 목소리에 눈치를 보며 외연 확장이 더욱더 어려워 질수 있다는 당내 목소리도 존재한다.

청와대에서 만난 김경수 경남지사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연합뉴스>
▲ 청와대에서 만난 김경수 경남지사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연합뉴스>

 

 민주 “혁신위, 당의 현대화·역량강화·유능한 정당 만들기가 목표...대권과는 무관”

대표적인 PK 친문으로 불리는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이날 폴리뉴스의 통화에서 ‘혁신위가 대권가도를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질문에 “혁신위는 중장기적인 당의 플랜이다. 당을 현대화하고 역량을 강화하고 유능한 정당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며 “대체 이 대표의 대선과 관계가 없다. 왜 그런지 이야기들이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 수석대변인은 이재명 지사의 지지율이 최근 심상치 않은데 이것과 연관이 있지않겠느냐는 질문에 “전혀 관계없다고 말씀 드리고 싶다. 더구나 앞으로 혁신위는 김종민 의원이 단장을 맡았기 때문에 자세한 이야기들은 그쪽에서 이야기가 나올 것이다”며 “대표님과는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혁신위는 중장기적인 과제를 정리하고 실천하고 도출하는게 목적이지. 이 대표님의 대권하고 연결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현재 민주당원은 2백만이 넘는다. 그렇기에 정부여당으로서 책임을 강화하고 당원들이 당 의사결정에 어떻게 참여를 잘 이룰 것 인지 구조적인 문제도 해결하고 여당으로 성과를 내는 유능한 정당이 되기 위한, 앞으로도 정부를 잘 리드할 수 있는 실력있는 정당 만들기가 목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대표의 정무실장을 맡고 있는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지난 1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혁신위가 ‘대선 판 깔기’가 아니냐는 해석에 “지나친 확대해석"이라고 선을 그은바 있다.

김 의원은 “민주당이 180석 가까운 거대 여당이 됐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끌어가는 새로운 정당으로 거듭날 필요가 있다”며 “그 과정에서 혁신위 출범의 절박함이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후위기나 젠더 감수성과 같은 새로운 윤리 문제를 당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야만 국민의 지지에 보답할 수 있는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다”며 “내년에 중요한 선거 준비도 필요한 만큼 올해 서둘러서 설계도를 그려놔야 새로운 집을 고칠 때 당황하지 않고 국민 눈높이에 새로운 리모델링을 할 수 있다는 취지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김상곤 혁신위와의 비교에 “김상곤 혁신위는 계파청산이나 당에 시스템을 정착하는 등 '칼질하는 혁신'이었다”며 “지금은 설계도를 그리는 건축사의 역할이다. 지금 백년정당 꿈을 설계도로 완성해야 다음 당 대표가 이를 바탕으로 항해를 시작할 것이다. 한마디로 '백년정당위원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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