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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유창선 칼럼] 한동훈의 세번째 좌천과 추미애

한동훈, 죄 없어도 좌천당하는 이유

 

한동훈 검사장이 유배지에서 다시 다른 유배지로 좌천되었다고 한다. 법무부는 최근 한 검사장을 법무연수원 진천 본원으로 출근하라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검사장은 지난 1월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에서 물러난 뒤, 부산 고검, 법무연수원 용인 분원을 거쳐 세 번째로 출근지를 옮기게 됐다.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 좌천이다. 이번 인사는 한 검사장이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하겠다고 한데 대한 보복으로 해석된다.

한 검사장은 어쩌다가 이렇게 계속 유배지를 옮겨 다녀야 하는 기구한 처지가 되었을까.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으로 분류되었다는 것 말고는 다른 이유를 찾을 수가 없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진작부터 채널A 이동재 기자와 한 검사장의 공모를 단정하다시피 하며 “문제는 검언유착”이라고 규정해왔다. 추 장관은 이성윤 지검장의 서울중앙지검에 전권을 부여하기 위해 윤석열 검찰총장을 배제하는 수사지휘권까지 발동하고 한동훈 검사장을 좌천시키며 감찰하기로 결정했다. 수사지휘서를 통해 "공모를 뒷받침하는 여러 증거들이 제시된 상황”이라고 했지만, 막상 아무런 증거도 드러난 것이 없다. 매일같이 SNS를 통해 자신의 주장을 쏟아내던 추 장관은 한동훈 압수수색에서의 폭행 시비와 무리한 수사에 대해 서울중앙지검 측을 향한 여론이 불리하게 돌아가니까, 그때부터 이 사건에 대해 입을 닫아버렸다. 자신에게 유리한 것 같으면 발언하고, 사태가 불리해지는 것 같으면 침묵하는, ‘선택적 발언’과 ‘선택적 침묵’의 모습을 보여 왔다. 그런 추 장관은 이제 와서 수사가 지지부진한 이유를 한 검사장의 비협조 탓으로 돌리는 책임 떠넘기기의 모습까지 보였다.

설혹 한 검사장을 의심했다고 한들, 수사를 했는데도 아무런 증거가 없으면 원래의 자리에 돌려놓는 것이 인사권자의 책임이며 도리이다. 세상에다 대고 ‘검언유착’이라고 소리쳤던 추 장관이 이제와서 거두어들이는 모습을 어떻게든 보이지 않으려 하는 것은 자기의 체면 때문이다. 자신의 체면을 위해 무고한 한 인간의 삶을 핍박하고 욕보이는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태도이다.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럴 때 자신의 섣부른 예단을 사과하고 자신이 욕보인 사람을 원상 복귀시키는 것이 정치인 이전에 인간으로서의 바른 태도다. 그러나 장관의 정치적 입신과 체면을 위해, 무고한 한 인간은 반드시 죄인이 되어야만 한다. 1970년대에나 있을 법한 스토리이다.

추미애 장관을 지켜보노라면 자기 자신과 가족들에 대해서는 한없는 나르시시즘에 빠져있는 반면, 자기 눈 밖에 난 사람들에게는 대단히 가혹하고 잔인한 태도를 보이곤 한다. 그러한 자기 분열적 모습을 원치 않게 지켜보아야 하는 것은, 정상적인 심성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무척 힘든 일이다. 마치 박근혜 대통령 시절에 유승민 같이 한번 눈 밖에 난 사람들에 대해 그토록 집요하고 가혹하게 응징을 했던 광경들과  본질이 다르지 않다.

다시 세 번째 유배지로 가게 된 한동훈 검사장은 "이해하기 어렵지만, 가서 근무하겠다"고 말한다. 온갖 수모를 당하면서도 견뎌내며 끝까지 검사직을 지키려는 그의 태도가 그를 치졸하게 유배시킨 권력자의 모습보다 몇 십 배, 몇 백배 훌륭해 보인다.

국가가 제도와 합리적 룰이 아니라 이렇게 권력을 가진 개인의 사적인 감정과 집착에 의해 운영될 때 ‘이것이 나라인가’라는 질문은 다시 나올 수밖에 없다. 이 사람들이 그 시절 그런 박근혜를 그토록 비난하던 그 사람들이 맞는가. 다시 이런 광경들을 지켜보며 살아야 하다니 기가 막힐 따름이다.

※ 외부 필자의 기고는 <폴리뉴스>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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