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먹이기도 하고 눈물을 닦기도 한 김정은, 대단한 쇼맨십...북한은 극장국가”
“‘사랑하는 남녘동포’ 표현, 내년에 남쪽과 손잡아야 할 필요 있다고 생각하는 것”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사진=폴리뉴스DB]
▲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사진=폴리뉴스DB]

[폴리뉴스 정찬 기자]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12일 북한이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한 의도에 대해 “미국에게 ICBM 같은 것이 불편해서 없애고 싶으면 대신 반대급부를 많이 내놔라. 값을 쳐 달라는 이야기”라고 분석했다.

정 부의장은 이날 오전 TBS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2017년 11월 29일 미국 워싱턴과 뉴욕을 때리고도 남는 13,000km ICBM 시험발사에 성공했는데, 이번에는 거리도 거리지만 다탄두일 가능성이 많다. 이는 (우리를) 함부로 건드리지 말라, 그리고 앞으로의 북핵 협상(에 대비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공개된 ICBM의 길이가 길어졌고 둘레가 굵어졌다. 핵탄두를 여러 개 넣을 수 있는 다탄두 미사일일 가능성이 있다”며 “또 미국에 위협적인 것은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인데 그걸 다 선보였다. 그 이야기는 ‘건드리면 내가 이 우람한 알통으로 한 대 갈길 수 있다. 그러니까 건드리지 마라’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정 부의장은 또 보수언론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추진에 북한이 전략 핵무기로 답한 것으로 해석한데 대해 “핵무기는 대미용이다. 종전선언은 우리가 빨리 상황을 바꿔 나가야 될 필요가 있기 때문에 그걸 하자고 미국에게 촉구하고 북한에게도 협조하라는 메시지를 보냈다”며 “ICBM과 종전선언을 연관시키는 것은 진짜 너무 엉뚱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열병식 연설에 대해 “자정을 넘기자마자 김 위원장이 나타났다. 그러니까 북한은 극장 국가다”며 “수령의 무오류 원칙이 있는데 김정은 시대에 들어 인민과 최고 수령이 동고동락하는 모양을 만들어 북한인민들의 체제에 대한 지지 내지는 동질성 강화를 노리는 것 같다. 울먹이기도 하고 눈물을 닦기도 했다. 대단한 쇼맨십”으로 바라봤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사랑하는 남녘 동포”라는 표현을 사용한데 대해 “과거 이런 표현은 없었다. 저 말 속에 내년 이후 남북관계를 고려한 일종의 복선이 있다고 생각했다”며 “내년에 경제발전 계획을 공개적으로 추진해 나갈 텐데 그때 미국으로부터의 지원을 받기는 어렵고, 불가불 남쪽과 손을 잡아야 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이어 “보건위기를 극복한 뒤에 남과 북이 두 손을 맞잡을 것을 기대한다는 표현을 썼다. 아마도 내년 전당대회 이후 2021년부터 남북관계는 지금까지와는 달리 좀 부드러워지지 않겠는가”라며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전의 남북관계로 회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점쳤다.

이같은 김 위원장의 연설 배경에 대해 “북한에서도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수 있는 가능성을 높게 보는 것 같다”며 “새 정부가 들어서면 미국이라는 나라가 크기 때문에 대북 정책을 하고 그것을 공식적으로 추진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6개월 이상, 1년 가까이도 기다려야 된다”고 미 대선 이후를 얘기했다.

이어 “그렇게 되니까. 놀 수는 없지 않나. 지금부터 남쪽에 메시지를 보내서 북미 관계가 좋아질 때까지 남북 관계라도 한 발 앞서 나가는 식으로 좀 추진해 나가야겠다는 것”이라며 “보건위기를 극복하고 나면 도리 없이 우리가 당신들과 협조를 할 필요가 있으니까 미리 준비해 달라는 이야기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식 연설로 했다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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