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큰 고비가 남아있다. 가능한 모든 노력을 기울여 달라”, 유 본부장과 통화 예정

[폴리뉴스 정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후보 2인에 진입해 최종 결선라운드에 진출한 데 대해 “다자무역체제 발전과 자유무역질서 확대를 위해서라도 정부는 총력을 기울여 지원해야 할 것”이라며 청와대 참모진에게 지시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강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오전에 열린 참모들과의 회의에서 유 본부장이 지난 9월 24일 1라운드 통과에 이어 최종 결선 라운드에 진출했다는 보도에 “제일 큰 고비가 남아있다. 여기까지 온 이상 가능한 모든 노력을 기울여 달라”면서 이같이 당부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이 이날 중 유 본부장의 선전을 격려하는 통화를 할 계획이라고 했다. 해외에서 귀국한 유 본부장은 지금 자가격리 중에 있다.

강 대변인은 “사실 대통령 말대로 여기까지 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유 본부장이 출마를 선언한 것이 지난 6월 24일이었다. 당시만 해도 전망이 불투명했다”며 “하지만 유 본부장은 물론 정부는 판세를 낙관하지도 않고, 비관적으로 판단하지도 않고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본부장은 세 차례의 유럽 방문과 미국 방문을 통해 현지에서 지지기반을 확보하고, 유일한 현직 장관급 후보라는 강점을 살려 화상 등을 통해 각국 장관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해 왔다”며 “유 본부장은 미국과 중국,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분열을 극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면서 본인을 다리를 놓는 후보로 내세웠다고 한다. 이런 점이 주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결선 진출의 배경을 설명했다.

또 강 대변인은 정부의 노력에 대해 “WTO에 우리나라가 후보를 내기로 한 배경에는 문 대통령의 결심이 있었다. 입후보 얘기를 청와대 내부 회의에서 처음으로 제안을 했고, 유 본부장이 출마를 결심하고 공식 출마선언을 한 이후에는 지원과 독려를 아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1라운드(9월 24일) 통과 전인 9월 19일 회의에서 김상조 정책실장이 ‘전략적 움직임을 가속화할 필요가 있다. 대통령께서 친서를 보내 주요국의 의사결정 전에 조속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그러자 대통령은 ‘친서뿐이 아니라 필요한 나라와는 통화도 하겠다. 전방위적 지원을 아끼지 말라’고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지시했다”는 사례를 들었다.

그러면서 “이후 문 대통령은 서른다섯 개의 나라에 친서를 보냈고, 독일 메르켈 총리, 러시아 푸틴 대통령 등 다섯 개국 정상과 통화를 했다”며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자유무역질서 속에서 성장해 왔고, 다자무역체제의 발전이 WTO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면서 유 본부장이야말로 WTO의 기능을 보다 강화하고 회복력과 대응력을 갖춘 기구로 만들기 위한 적임자임을 역설했다”고 했다.

강 대변인은 이어 “메르켈 총리와 정상 통화를 한 지 며칠 뒤 EU가 유 후보자와 나이지리아 후보를 밀기로 했다는 외신 보도도 있었다”며 “대통령뿐 아니라 박병석 국회의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최고위급 지원 외교에 나섰고, 결국 유 본부장이 최후의 2인으로 진입하는 결과가 나왔다”고 정부의 노력을 강조했다.

다만 강 대변인은 “대통령 말대로 제일 큰 고비가 남아있기 때문에 아직 판세를 낙관하거나 결과를 예단 또는 속단하는 것은 금물”이라며 “정부는 ‘진인사(盡人事)’하고 ‘대천명(待天命)’한다는 자세로 해야 할 일을 하면서 겸허히 결과를 기다리고자 한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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