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 거치던 미 주요 기술주 지난 이틀간 다시 상승세
글로벌 금융업계에선 ‘랠리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의견 우세
모건스탠리 “나스닥100 고점에서 20% 넘게 떨어질 수 있다”

 

미국 뉴욕 나스닥 전광판<사진=연합뉴스> 
▲ 미국 뉴욕 나스닥 전광판<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은주 기자] 지난 22일 뉴욕증시는 기술주들이 상승을 주도하면서 마감했다. 나스닥100지수이틀 연속 올랐다. 부동산과 금융‧산업 주식들의 지속 하락이 이어지는 가운데, 기술주들이 뉴욕 증시의 재상승세를 이끄는 형국이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업계에서는 기술주 상승세가 지속되기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기술주들의 가치가 과대 평가됐다고 진단하면서, 1990년대 버블붕괴시점과 비교해봐도 주요 기술기업들이 고평가됐다는 의견이다. 

지난 22일 모건스탠리는 나스닥100지수가 9월초 고점에서 20%넘게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도 지난 20일 1990년대 닷컴 버블 시기와 견주면서, “두 시대의 경제적 차이점이 불안감을 더욱 자극한다”고 말했다. 1990년대 닷컴 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했던 시기보다 현 국면이 실물 경기 측면에서 더욱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모건스탠리는 최근에 연이어 이어지는 미 기술주들의 하락에 대해 “지난 수개월의 역사적 랠리 기간 동안 부풀어 올랐던 심리들을 아직 일소하지 못했기에 더 깊은 하락이 기다리고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모건스탠리는 나스닥100의 경우 200일 이평선으로 떨어질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는데, 이는 지난 22일 종가에서 12%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뜻이다. 모건스탠리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헤지펀드들이 기술주와 성장주에 대한 롱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는 점”이라며 “이런 확신은 심리가 나빠지기 시작하면 위험이 한층 부각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도 기술주들이 거품상태라고 진단했다. 22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S&P 금융업종과 에너지업종지수의 시총비중을 합한 값이 이달 기술업종지수에 비해 17% 포인트 낮은 상태로 쪼그라들었다면서, 기술주 거품이 붕괴되기 직전인 2000년 3월 기록에 가깝게 다가갔다고 강조했다.

물론 이는 기술 중심 기업들이 높은 부가가치를 만들면서 코로나 이후 세계의 성장을 주도할 수 있는 잠재력에 대한 평가라는 의견도 있다. 미래 가능성에 기반한 고평가이므로 버블이 아니라는 의견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닷컴버블 시기와 견주면서, 현 국면이 당시와 비교해서도 기술기업들이 만들어내는 실물경기에 대한 긍정적 파급력이 크지 않다고 보면서 낙관론을 경계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1990년대 강력한 노동생산성과 지속적으로 기업이익이 상승하고, 기술기업들이 인프라 투자에 나섰던 상황과 견줘서 현 국면을 진단했다. 이코노미스트지에 따르면 최근 2010년대 이후 기술기업들은 새로운 제조기술과 성능 등을 증진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줄고 있는데다, 기업이익은 1990년대 보다는 높은 수준이나 2010년 10.4%에서 2019년 9.0%로 하락했다고 봤다. 또 노동생산성 상승도 2010년대 단 0.1%에 기업 이익을 압박하지 않고 임금 인상이 이뤄지기 어렵다고 봤다. 즉 현 국면이 ‘버블’이 터졌던 1990년대 보다 실물 경기 잠재력이 높지 않다고 보면서 기술주들이 잠재력에 대한 고평가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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