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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日 ‘포스트 아베’ 스가 시대 개막...한일관계 개선될까

스가 “아베 총리 정책 계승하는 것이 사명”
스가 장관, 비세습정치인...자수성가 성공신화 만들어
한일관계 개선 부정적...“아베 정권 외교정책 계승할 것”
신율 “스가,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운신의 폭 결정될 것”

 

[폴리뉴스 권규홍 기자] 지난달 24일 일본 역대 최장수 총리를 지냈던 아베 신조(安倍 晋三) 총리가 건강상의 이유로 총리직을 내려놓자 차기 총리가 누가 될지를 두고 일본 전역이 들끓었다.

차기 총리 자리를 두고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기시다 후미오 정조회장,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 출사표를 던졌고 14일 도쿄도의 호텔에서 열린 자민당 총재 선거 결과 스가 장관이 압도적인 표 차로 당선됐다.

스가 장관은 당선 뒤 인사말을 통해 “7년 8개월 동안 일본의 리더로서 전력을 다해준 아베 총리에 감사를 보낸다”며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아베 총리가 추진해온 정책을 계승해 가는 것이 저의 사명이다”고 아베 총리에게 감사를 돌렸다.

스가 장관이 총리에 취임하게 되면 지난 2012년 12월 26일 취임한 뒤 일본 최장수 총리로 집권했던 아베 총리 이후 7년 8개월여 만에 총리가 바뀌는 것으로 일본 국민을 비롯해 전 세계가 스가 장관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아베 내각 시절 과거사 문제를 비롯해 일본 정부와 큰 갈등을 빚으며 최악의 관계를 달렸던 문재인 정부도 스가 장관의 당선을 계기로 한일 관계 개선에 물꼬를 틀 수 있을지 기대를 걸고 있다.

압도적 지지 속에 싱겁게 끝난 선거

그간 관방장관으로서 아베 정권의 충실한 2인자를 수행했던 스가 장관은 아베 정권의 각종 의혹이 불거질 때마다 단호한 태도로 맞서며 정권의 호위무사를 자처했고 이를 통해 아베 총리의 큰 신임을 얻은 바 있다.

이같은 행보를 통해 스가 장관은 자민당 내 각 파벌의 높은 지지를 받아 일찌감치 대세론을 형성했고, 이날 투표에서도 스가 장관의 압도적 득표에도 큰 이견이 없었다는 평가다.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스가 장관은 국회의원 표(394개)와 광역지자체 대표 표(141개) 등 총 535표 중 377표(70.46%)라는 높은 득표를 얻었다. 반면 기시다 정조회장은 89표(16.7%) 이시바 전 간사장은 68표(12.7%)로 쓸쓸히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스가 장관은 오는 16일 소집되는 일본 국회 임시회에서 선거를 통해 정식으로 총리로 선출되는데 현재 자민당이 의회 다수를 차지하고 있기에 사실상 차기 총리가 된 것이나 다름이 없다.


스가 요시히데는 누구?

스가 장관의 선출은 일본 정치사에서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데 세습 정치가 일반적인 일본 정계에서 비세습으로 총리까지 오른 자수성가형 인물이기 때문에 정계를 비롯해 일본 사회의 관심을 많이 받고 있다.

스가 장관은 1948년 일본 아키타현의 딸기 농가의 장남으로 태어나 시골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도쿄로 상경해 친구들보다 늦은 나이에 호세이 대학 법학부에 진학해 정치학과를 졸업한다.

졸업 후 정계에 투신한 같은 대학의 선배로부터 정계 입문을 권유받았고 1975년 오코노기 히코사부로 중의원의 비서로 정계에 입문했다. 오코노기 의원 밑에서 정치 수업을 받은 스가 장관은 이후 요코하마시 니시구 시의원에 당선됐고 당시 다카히데 히데노부 요코하마 시장의 큰 신임을 받아 ‘요코하마의 그림자 시장’으로 불리며 지역 정가에서 유명세를 떨쳤다. 이를 바탕으로 스가 장관은 96년에는 중의원에 당선되어 중앙 정치 무대로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스가 장관은 2005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내각 당시 총무부대신으로 임명되었고 이후 국토교통성 정무관, 경제산업성 정무관, 총무성 부대신 등 내각의 요직을 맡으며 엘리트 코스를 밟아오다가 아베 정권이 출범한 2012년 12월부터 관방장관을 맡으며 정권의 2인자가 되었다. 스가 장관은 아베 총리가 퇴임할 때까지 총리를 가까이서 보좌 해 오며 차기 총리를 노렸고 결국 총리 직까지 오르는 데 성공했다.

 

꽉 막힌 한일관계 풀릴 수 있을까?

스가 장관이 되어 한일관계가 풀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지만 전망은 어두운 것이 현실이다.

스가 장관은 이미 선거전부터 당선 후 포부를 묻는 말에 “당선 후에 아베 정권을 계승하겠다”고 거듭 밝힌 바 있고 당선 소감 역시 “아베 정권이 추진해온 정책을 연장하겠다”고 강조했다.

뼛속까지 아베 정부의 2인자를 자처했던 스가 장관은 내각의 비서실장 겸 정부의 대변인 역할을 해오면서 강제징용, 위안부 문제 등 한일 역사 문제에서 강경한 입장을 대변해 우리나라와 수많은 갈등을 빚어 왔다.

스가 장관은 지난 2018년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이 내려지자 “이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에 위배되는 것이다”며 “한국 정부가 국제법을 위반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을 고수해 왔고 “강제징용 문제 해결의 주체는 한국 정부다”라고 강조해 왔다.

스가 장관은 요미우리신문과의 최근 인터뷰에서도 강제징용 문제를 두고 “한일 관계에선 국제법 위반에 철저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고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한일 청구권협정이 일한 관계의 기본이다“는 입장을 확고히 했다.


이에 따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수출 규제, 강제징용 판결을 통해 극한 대립을 이어왔던 한일 관계는 스가 장관이 총리가 되어도 쉽게 풀리지 않을 전망이다.

신율 “스가, 무계파 정치인 한계...아베 계파의 뜻대로 정치할 것”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한일관계 전망을 두고 “중요한 것은 외교 분야에 있어서는 아베 정부를 계승하겠다고 밝혔기에 크게 변할 것은 없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신 교수는 “스가 신임 총리는 오는 11월에 열리는 미국 대선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다. 결국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미일관계의 변화가 올 것이다”며 “스가 장관은 본인이 아베 정부를 계승하겠다고 하지만 뜻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다. 미일관계가 어떻게 풀릴지 모르기에 한·미·일 관계도 어떻게 변할지 전망이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떻게든 변화는 있을 수밖에 없다. 오바마 정부는 한일이 마찰을 빚을때 개입을 했지만 트럼프 정부는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며 “결국 오바마의 2인자였던 바이든이 된다면 오바마 때처럼 할 수 있지만, 트럼프가 재선된다면 지금 이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외교무대에서 스가 총리의 운신 폭이 결정된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스가 장관이 비록 아베 정권의 2인자이긴 했지만 1인자가 되면 본인의 정치를 할수도 있지 않나?’라는 의견에 “일본 같은 경우는 철저한 계파정치이기에 스가 장관처럼 무계파인 인사는 어떻게 권력을 잡고도 마음대로 정치를 할 수가 없다”며 “계파가 없기에 역설적으로 현재 어부지리로 총리가 되는데 장점으로 작용했지만, 실질적으로 거기 까지다. 무계파라는 것은 자신의 정치를 펴는데는 걸림돌이 되기에 결국 최대 계파인 아베 계파의 뜻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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