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광주 5.18 민주화묘지 방문...“당을 책임진 사람으로서 진실한 사죄”
통합당, 민주당 지지율 역전에 좌클릭 정책 릴레이 발표...중도표 공략
차재원, 통합당 호남 방문 “일종의 중도층을 겨냥한 ‘미들킥’”

19일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광주 5.18 민주화묘지를 방문하여 사죄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 19일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광주 5.18 민주화묘지를 방문하여 사죄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강영훈 기자] 김종인 지도체제가 출범 두 달을 넘어서 순항하고 있다. 총선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미래통합당을 수습하여 철옹성 같던 여당의 지지율을 끌어내리고 역전에 성공했다. 

이제는 보수의 험지였던 ‘호남공략’을 통해 여권의 뿌리마저 흔들고 있다. 통합당의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이를 굳히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그리고 정치전문가들의 의견도 별반다르지 않았다. 차재원 부산카톨릭대학교 교수는 통합당 지도부의 호남방문을 두고 “중간층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강하다”고 분석했다. 

통합당 지도부 호남 방문...“사죄한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9일 광주를 방문하여 5.18 민주화묘지를 찾았다. 김 위원장은 “광주에서 비극적 사건이 일어났음에도 그것을 부정하고 5월 정신을 훼손하는 일부 사람들의 어긋난 발언과 행동에 저희 당이 엄중한 회초리를 들지 못했다”고 언급하며 “그동안 잘못된 언행에 당을 책임진 사람으로서 진실한 사죄를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역사적 화해는 가해자의 통렬한 반성과 고백을 통해 이상적으로 완성될 수 있습니다만, 권력자의 진심 어린 성찰을 마냥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제가 대표해서 이렇게 무릎을 꿇는다”며 사죄 표현을 했다.

취임 이후 첫 광주를 방문한 김 위원장의 파격적인 행보는 지난 6월 1일 공식 일정을 시작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당시 통합당은 총선 참패의 후유증과 황교안 전 대표마저 참패에 책임지고 사임하여 어수선한 상태였다. 김 위원장은 그러한 통합당을 빠르게 수습하고 쇄신에 착수했다.

김 위원장은 기존의 틀을 깨기 위해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의제를 보수정당으로 가져왔다. 보수 정당에서 외면했던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빈곤 문제 등을 적극적으로 거론했다.

갑작스러운 당의 좌클릭에 홍준표 통합당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등 야권 인사들의 반발도 거셌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민주당과 정의당보다도 먼저 ‘진보’ 이슈를 선점하며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그 대표적인 예가 “기본소득제”이다.

진보 정권조차 쉽게 추진하지 못했을 만큼 국민적인 찬반 논의가 치열한 주제를 선점하면서 복지 정책의 중심을 보수정당으로 가져왔다. 거기에 덧붙여서 ‘전일 보육제’까지 단계별 맞춤 정책으로 민심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통합당 오른 지지율에 좌클릭 행보로 지지율 굳히기 가속화 
통합당“36.3%”, 민주당“34.8%” 역전한 정당 지지율 공고화 위한 ‘호남 공략’
통합당 정강‧정책 혁신안 ‘기본소득 도입과 국회의원 4선 연임금지’

통합당은 지지율 굳히기 위해서 좌클릭 정책을 가속화하는 분위기다. 통합당은 7. 20 정강정책 수정안을 발표하면서 기존 보수정당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2·28 대구 민주운동, 3·8 대전 민주의거, 3·15 의거, 4·19 혁명, 부마항쟁, 5·18 민주화 운동, 6·10 항쟁을 모두 언급하며, 3.1 독립운동 정신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정통성을 명시했다. 

통합당은 지난 13일 한발 더 나아간 정강‧정책의 내용을 공개했다. “모두의 내일을 위한 약속”이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모두에게 열린 기회의 나라 △미래변화를 선도하는 경제혁신 △약자와의 동행, 경제민주화 구현 △일하는 모두가 존중 받는 사회 △국민과 함께 하는 정치 개혁 △모두를 위한 사법 개혁 △깨끗한 지구, 지속가능한 대한민국 △내 삶이 자유로운 나라 △남녀 모두가 행복한 남녀 평등 사회 △우리의 내일을 열어가는 외교안보로 되어있다.

기존 통합당의 정강정책은 △법치를 바탕으로 한 공정한 사회 구현 △ 삶의 질 선진화 △북핵 위협 억지와 안보 우선 복합 외교 △교육 패러다임 전환을 통한 교육백년대계 확립 △민간주도, 미래기술주도 경제발전이다.

현재 미래통합당의 정강‧정책은 구체적인 부분이 부족하고 방향만 제시한 것에 그쳤다면 이번 개정안은 ‘모두’, ‘국민’, ‘남녀’, ‘우리’ 등 사람에 초점을 맞추고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친근한 내용으로 거리감을 확 좁혔다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8.13 정강‧정책 발표에서 화두로 떠오른 것은 ‘기본소득 도입’과 ‘국회의원 4선 연임금지’ 등이다. 

김 위원장은 이러한 정책적인 쇄신과 더불어 민생 다독이기에도 나섰다. 전국적인 수해 피해로 민심이 요동치자 호남지역 수해 복구 현장 자원봉사를 통해 적극적인 ‘호남공략’에 나섰다. 기존 보수정당이 호남으로의 외연 확장에 소극적이었던 것을 뛰어넘는 적극적인 행보를 선보였다.

이러한 행보에 힘입어 통합당의 지지율은 반등했고 지난 17일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에서 통합당“36.3%”, 민주당“34.8%”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는 최순실 국정농단 촛불시위가 시작됐던 2016년 10월 이후 약 4년 만이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는 8월 2주차(10~14일) 정당지지도 조사결과 미래통합당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에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 10~14일까지 닷새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15명을 대상으로 무선 전화면접(10%),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방식으로 실시했다. 응답률은 5.4%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이다.]

김 위원장은 이러한 지지율 역전에 고무되어 ‘호남공략’에 적극 나선 모양새다. 19일 취임 후 광주를 처음 방문, 5.18 민주화 묘지를 방문해 무릎 꿇고 사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은 이번 통합당의 호남 방문이 향후 호남에 대해 정책적으로도 챙기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기자 질의에 “그간 호남에 부족했던 우리 당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오늘이 작은 시작이자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라며 “정책에도 전향적으로 임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김만흠 “호남방문, 종합적으로는 지지율 상승”
차재원 “호남을 위하는 것, 수도권 민심 영향 끼친다”

한편 이런 통합당의 파격적인 행보에 대해 전문가들은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김만흠 한국 정치아카데미 원장은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호남방문이 종합적으로는 지지율이 상승한다고 볼 수 있고 호남 출신들에게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영남지방 소홀에 대한 우려도 만약에 있다고 하더라도 미미한 수준일 것”이라고 밝혔다.

차재원 부산카톨릭대 교수는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호남 방문에 대해 “통합당이 외연 상으로는 호남을 껴안는다고 하지만 그런 행위를 통해서 기존 극우 추종적인 모습과는 달리, 중간층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강하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합리적 사과를 통해 5.18 하면 총칼로 탈취하는 행위에 대한 선을 긋고, 보수를 지향하지만 보수라는 것이 잘못된 과거와의 합치가 아니고, 일종의 중도층을 겨냥한 ‘미들킥’이라고 말했다” 

덧붙여서 “호남에 가서 호남을 위하는 것은 수도권 민심에 영향을 끼친다”며 “수도권에 호남출신들이 많이 사는데, 이들에게 바뀌고 있다, 다음번에는 민주당에 불만이 많은데 통합당이 대안이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주는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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