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현 산업은행 부행장, “재실사 서면 요청은 인수 진정성 없이 거래 종결 지연 의도··· 수용할 수 없어”
“매각 무산 시 아시아나 정상화될 수 있도록 채권단 주도의 경영 관리 방안 마련 중”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금호와 산은, 하등 잘못한 것 없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3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문제와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3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문제와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강필수 기자] 산업은행은 3일 HDC현대산업개발이 제기한 아시아나항공 재실사 요구를 일축하고 인수 무산 시 책임이 현산에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대현 산업은행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이날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12주간의 재실사를 서면으로 요청한 것은 인수 진정성은 없으면서 단지 거래 종결을 지연하고자 하는 의도가 아닌지 판단하고 있다”며 “수용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현산이 지난달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아시아나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과 채권단에 요구한 12주간 재실사를 일축했다.

최 부행장은 현산의 요구에 대해 “금호산업에 따르면 현산이 인수·합병(M&A) 과정 동안 7주간 충분한 실사와 6개월 인수 활동에도 통상적인 M&A 절차를 넘어서는 과도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수많은 M&A를 경험했지만 당사자 면담 자체가 조건인 경우는 처음”이라며 “현산이 계속 기본적인 대면 협상에도 응하지 않고 인수 진정성에 대한 진전된 행위를 보이지 않는다면 인수 무산이 현재로선 불가피하다”고 인수 무산 가능성을 언급했다.

또한 “인수가 전제된다면 인수 후 영업 환경 분석 및 재무구조 분석을 위한 제한적인 범위에서 논의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같은 날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금호와 산은 측은 하등 잘못한 것이 없다”며 “계약이 무산될 위험과 관련해선 현산 측이 제공한 원인 때문이 아닌가 한다”고 전했다.

그는 “7주 동안 엄밀한 실사를 한 상황에서 상황 변화가 있다면 있는 것만 점검만 하면 되는데 자꾸 (현산이) 재실사를 요구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산은은 지난달 러시아를 마지막으로 해외 기업결합신고가 끝난만큼 거래 종결을 위한 선행 요건이 충족됐으며, 이달 12일부터는 금호산업이 계약 해제권을 갖는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최 부행장은 “오는 11일까지 시정조치를 요구하고 12일에 계약 해지 통지가 가능하다”며 “실제 통지 실행 여부는 현산의 최종 의사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또한 아시아나 매각 무산에 대비한 대처 방안도 준비 중이라고 소개했다.

최 부행장은 “매각이 무산될 때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시장 안정 도모 및 유동성 지원, 영구채의 주식 전환을 통한 채권단 주도의 경영 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경영 안정화 후 자회사 처리, 분리 매각 등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적극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전했다.

매각이 무산될 경우 새 인수 주체에 대해서는 “대형 사모투자펀드(PEF)는 투자 적격성 여부에 대한 정부 측의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며 “다른 대기업 그룹도 저희가 다 열어놓고 진행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부행장은 매각 무산시 발생할 계약금 관련 소송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계약금 반환 소송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채권단 입장에선 재매각이나 정상화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가급적 계약 해제에 따른 방안을 모색하고, 계약금 소송으로 다투는 것이 아시아나의 미래를 위해서 낫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져본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이 회장은 “계약금 반환 소송은 없을 것”이라며 “현산에서 계약금 반환 소송은 제기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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