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이란 이름의 ‘무한경쟁’ 조장 말라, 공정 논하려면 부모 학력·자산격차부터 논하라”
“청년세대, 서로를 향하는 칼끝 거두고 무한 경쟁사회 구조 깨는 방안 모색해야”

3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청년유니온 회원들이 ‘인천국제공항 정규직화 논란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3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청년유니온 회원들이 ‘인천국제공항 정규직화 논란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정찬 기자] 청년유니온 등 58개 청년단체들은 31일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비난하는 주장에 “사회적 지위의 신기루를 미끼로 ‘공정’이라는 이름의 ‘무한경쟁’을 조장하는 행위를 멈춰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청년유니온,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민달팽이유니온, 청년참여연대 등 58개 단체는 이날 오후 광화문 광장서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인국공 정규직 노조가 공개 경쟁채용이 아닌 정규직 전환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데 대해 “신분제를 그리는 펜은 부러뜨려야 한다.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공고히 하자는 말이며, 시험을 통한 신분제를 하자는 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공정을 논할 것이라면 부모세대의 학력과 자산격차가 미래를 결정하는 사회에서 출발선이 다른 것 자체부터 공정을 논하라. 불평등한 사회, 연대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사회에서 채용절차의 공정함만으로는 아무런 변화도 만들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첫 직장이 평생 노동시장에서의 지위를 결정하고, 중심부 노동시장에 진입한 10%만이 고용안정성, 임금, 복리후생, 사회적 명망까지 모든 면에서 우월한 지위를 누리는 것이 현실”이라며 “누구를 위한 공정한 기회인가. 무한 경쟁, 승자독식 취업경쟁시장으로 우리사회에 남는 것이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특히 이들은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을 향해서도 “무책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완전한 정규직 전환’이라는 비현실적인 목표에 목매달아 온 노동운동 일각도 결코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며 “중심부 노동시장에 있는 노동자의 적극적인 양보와 사회연대 없이는 격차 해소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또 인국공 노조를 향해서도 “인국공 정규직 노조는 취업준비생의 고통을 말하려면, 일자리 나누기와 사회연대를 말해야 한다. 이미 ‘꿈의 직장’에 들어간 이들이 부리는 텃세가 아니라, 파격적인 격차 해소를 이야기해야 한다”며 “더 이상 사다리를 오르는 경쟁의 룰이라는 껍데기로 논쟁해서는 안 된다”고 질책했다.

아울러 “오늘 우리는 더 이상 공정으로 청년팔이를 하는 사회를 방치할 수 없음을 밝힌다. 불평등한 사회에서 격차해소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청년을 포함한 우리사회의 구성원들과 함께 적극적으로 연대하며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나갈 것”이라는 결의를 나타냈다.

이어 기성세대를 향해 “더 이상 과거의 이념들로 사회 갈등의 해소가 불가능함을 인정해야 한다”고 역설했고 청년세대에게는 “서로를 향하고 있는 칼끝을 거두고, 이 무한경쟁사회의 구조를 깨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조금은 더딜지라도 누구 한명이 살아남을 수밖에 없는 사회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내일을 기대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한 고민을 시작할 것”을 요청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