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연미정 배수로로 한강 건너 월북
국방장관 “무한책임, 국민께도 송구”
여·야, 군 경계 시스템 문제 지적

군 당국은 최근 월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김모(24)씨가 강화도 배수도를 이용해 북으로 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사진은 김씨의 가방이 발견된 것으로 추정되는 인천 강화군 강화읍 월곳리의 배수로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 군 당국은 최근 월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김모(24)씨가 강화도 배수도를 이용해 북으로 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사진은 김씨의 가방이 발견된 것으로 추정되는 인천 강화군 강화읍 월곳리의 배수로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오수진 기자] 최근 강화도 배수도를 이용해 탈북 3년 만에 재월북 한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이탈주민(이하 탈북민) 김모(24)씨의 당일 행적이 확인됐다. 28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에서는 탈북민 김씨의 재월북을 두고 군(軍)의 경계 실패에 대한 질타와 후속 조처 마련 촉구가 이어졌다.

지난 27일 SBS 보도에 따르면 김씨는 인천 강화도 월곳리 정자 연미정 인근 배수로를 통해 헤엄쳐 북으로 간 것으로 군과 경찰은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미정은 인천시 유형문화재 제24호다. 

군과 경찰 조사를 종합하면 김씨는 지난 18일 오전 2시 20분쯤 택시를 타고 월곳리에 내린 뒤 만조 시간에 맞춰 철책 밑 배수로를 통해 탈출하고, 한강 물길을 따라 북으로 건너간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해 박한기 합동참모의장은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해당 배수로에는 장애물이 있고 한강하구로 가는 쪽에도 윤형 철조망이 쳐져 있다”며 “오래 되고 많이 노후화 한 것이 식별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키 163cm 몸무게 54kg의 외소한 체형으로 장애물을 극복하고 나갈 수 있는 정도인 것으로 보고 있다”며 “장애물 훼손이 아니라 벌리고 나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진상조사를 철저히 하고 명명백백하게 밝혀 사실이라면 군 기강, 작전 기강 차원에서 신상필벌하고 전·후방 각지 경계태세 시스템을 보강해야 된다"고 말했다.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김포·강화로 이어지는 한강하구에서 귀순도 하는 데 반복이 된다”며 “이렇게 횟수가 잦아지는 것은 분명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강대식 미래통합당 의원은 “국민이 헤엄쳐 월북 했는데도 우리 군은 북한 방송 보도 후 이 사실을 인지했다고 한다”며 “허술한 군사대비태세에 적군의 간첩이 우리 국토에 침투해서 첩보 활동 등 마음껏 활보하다가 탈출하지 않았다고 누가 확신할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이채익 미래통합당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허황한 북한의 평화공세를 계속 따라가면서 국방 문제에는 굉장히 허점을 많이 노출시켰다”며 지휘 책임을 추궁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국방과 관련된 모든 책임의 끝은 국방부 장관에게 있다”며 “무한책임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국민들께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북으로 재월북한 것으로 지목되고 있는 탈북자 김씨는 지난 6월부터 성폭행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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