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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후폭풍 ③]’성(性) 쇼크‘에 분노하는 2030 여성들

민주당 탈당 ’인증샷‘ 등 공분하는 2030여성
여성계, 일제히 비판 성명 내고 기자회견도
이해찬 사과에도 가라앉지 않는 공분
공지영‧서지현 침묵 비판에 ’공황장애’ 해명

자타공인 ‘페미니스트’로 여성 인권 증진에 앞장서 온 사회운동가였던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비서 성추행 의혹’에 휩싸이자 박 전 시장의 핵심 지지층이었던 2030세대 여성 유권자들과 여성계가 크게 충격에 휩싸인 채 일정 부분 지지가 흔들리고 있다. 이에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사과에 나섰다. 한편 친여성 행보를 해 왔던 서지현 검사 등이 박 시장 관련 의혹에 대한 언급을 회피하면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朴 지지했던 2030 여성들, 크게 충격받고 朴에 분노 표출

배종찬 “앞으로는 20대 여성도 與 비판세력에 편입될 것”

박 전 시장은 자신이 최초로 사회적 주목을 받게 된 사건인 ‘서울대 우조교 성희롱 사건’ 승소 판결 이후에도, 서울시 젠더 특보 임명, 여성권익담당관 설치 등 자타공인 확실한 ‘페미니스트’ 행보를 걸어 온 정치인이었다. 이와 같은 이유로 2030세대 여성들의 큰 지지를 받았기에 그 지지자들의 충격은 더욱 크다.

실제로 박 전 시장의 핵심 지지층인 2030세대 여성들은 크게 동요하고 있다. 평소 박 시장 및 여권 지지 성향이 강한 여성 전용 인터넷 커뮤니티의 경우, 박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두고 “이게 나라냐”, “그냥 성범죄자네, 서울시장으로 기억되지 않길”, “역겹다”, “쓰레기 같은 짓 해놓고 죽어서 도피했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박 시장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다시는 민주당을 찍지 않겠다”며 민주당을 탈당했다는 ‘인증샷’을 남기는 여성 누리꾼들도 있었다.

박 전 시장에게 두 번이나 투표했다는 20대 직장인 여성 A씨는 14일 ‘폴리뉴스’와의 문자 연락에서 “정말 성추행 때문에 죽은 것이 맞나. 내가 아는 박원순 시장님은 그럴 분이 아니다. 다른 음모가 있는 게 아닌가”라며 차마 박 시장의 성추행 혐의점을 믿지 못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현재 취업 준비 중인 20대 여성 B씨는 “너무 실망했다. 아직 여당에 대한 지지를 거둘 정도는 아니지만 정치에 관심 가진 이후로 가장 화가 나는 순간”이라고 이 사태에 대한 심경을 토로했다. 미래통합당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30대 여성 C씨는 “민주당에게 너무 실망했기에 당분간 어느 쪽도 지지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2030세대 여성들의 분노는 중앙 정치권에서도 감지되는 수준이다. 통합당의 지도부 인사로 볼 수 있는 정원석 통합당 비대위원은 14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박 전 시장의 의혹에 대해 2030세대 남성들이 적당한 냉소를 보내는 것에 비해, 2030세대 여성들은 이번 사건을 ‘자신의 일’로 여기고 진심으로 분노하는 경우가 많음을 정치인의 입장에서도 감지하고 있다”며 “친여 성향의 여성들이 크게 분노하는 것을 많이 겪었다”고 밝혔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소장은 20대 여성들이 정부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는 현상을 두고 14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집권 3년차까지 현 정부에 대한 우호세력을 형성하고 있던 20대 여성들이 이제는 일부가 현 정부의 비판 세력으로 편입되고 있다는 것으로 여론조사의 새로운 지평이 열릴 것”이라며 “과거 20대의 경우 남성과 여성을 분리해 분석했는데 이제는 여성 또한 비판세력의 범주에 포섭 가능하다. 이유는 이번 박 전 시장 사건과 같은 ‘미투’ 이슈와 1인 가구가 많은 20대 여성 특성상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도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이러한 여론이 지표상으로 드러나진 않았지만 앞으로는 지표에도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다.

오마이뉴스의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 필요성에 대해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64.4%였고 ‘조사가 불필요하다’는 응답은’ 29.1%로 집계됐다. ‘잘 모름’은 6.5%였다. 특히 20대의 경우 성별 차이 없이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70%대로 많았다. 20대 여성의 분노가 여론조사 상으로도 나타난 셈이다. 

여성계, 기자회견 열고 잇단 비판 성명 발표

민주, 이해찬 대표 사과했으나 여론 싸늘

생전 박 시장의 가장 큰 우군 중 하나였던 여성계도 큰 충격에 휩싸여 흔들리고 있다. 여성단체인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의전화는 피해자의 목소리를 알리는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이라는 이름의 기자회견을 13일 공동으로 주최했다.

기자회견에서 그들은 박 시장이 신체 접촉 뿐 아니라 텔레그램을 이용해 지속적으로 음란문자와 속옷사진을 보내며 성적 괴롭힘을 자행했다고 주장하며 의혹의 내용을 알리고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또한 ‘서울시는 피해자가 성추행 피해를 입은 직장‘이라며 “규정에 의해 서울시는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도록 제대로 된 조사단을 구성해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여성민우회 또한 10일 “피해자의 용기에 연대하며 그가 바꿔내고자 하였던 사회를 향해 함께하겠다”는 성명을 내놓았으며, 한국여성단체연합 또한 10일 “여성들의 용기 있는 증언이 성평등한 세상을 향한 변화와 성찰을 만들어왔다. 피해자에게 쏟아지는 비난과 왜곡, 2차 가해를 멈추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정부여당의 핵심 지지층이자 조직인 여성 유권자 및 여성계가 동요하는 모습을 보이자 여권에서는 여론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하에 뒤늦게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해찬 대표는 1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고위전략회의에서 “(박원순 시장 성추행)피해를 호소하는 여성의 아픔에 위로를 표한다”며 “이런 상황에 이르게 된 것에 사과드린다”고 했다고 강훈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이는 허윤정 민주당 대변인을 비롯한 다른 민주당 인사들의 ’실언‘에 가까운 발언으로 인한 여론의 악화 때문이다. 허 대변인의 경우 지난 10일 성추행 의혹에 대해 “다른 쪽에선 보도되고 있진 않지만 전혀 다른 얘기도 나오고 있다”고 말해 크게 논란이 됐다. 다른 민주당 인사들 또한 박 시장을 두고 “자신에게 엄격한 분” 등으로 묘사하면서 대중의 공분을 샀다.

이에 민주당 당원 게시판에서도 반발이 빗발쳤다.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민주당의 한 당원은 “이제 민주당에 정신 차리라고 말하기도 지친다”고 했으며 다른 당원의 글에서는 “2030 여성들 눈치 안 보던 분들 아니시냐. 어차피 내 표는 떠났는데 이제 와서 (사과하고) 뒷북이냐”는 비난 또한 나왔다.

공지영‧서지현 침묵…2030 여성 정서와 4050 여성 정서 다르다

한편 평소 여성 인권 관련 목소리를 내왔던 소설가 공지영씨는 이번 사태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 중이다. 공 씨는 11일 자신의 sns에 글을 통해 “아직은 눈물이 다 안 나와요, 라고 쓰려니 눈물이 나네”라며 “바보 박원순”이라고 애도의 뜻을 전하며 박 시장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서는 일언반구의 언급도 없었다.

미투 운동의 선구자였던 서지현 검사 또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마디도 할 수 없는 페이스북은 떠나 있겠다”고 밝히면서 박 시장 관련 의혹에 대한 의견 표명을 회피했다. 이에 ’정치 검사‘, ’서지혐오스럽네요‘, ’예전 미투의 진정성마저 의심되는 행보‘ 등의 비판이 일었다.

공 씨와 서 검사의 발언 등을 두고,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2030세대 여성과 공 씨와 서 검사가 속한 4050세대 여성의 여론이 다소 다르게 반응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40대 여성이 주축인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박 시장에 대한 옹호 여론이 상당수지만, 2030대가 주축인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아주 반응이 싸늘하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14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2030대 여성과 4050대 여성은 정치적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일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정책의 수혜를 입는 것은 청년층보다는 주로 중장년층 여성”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4일 전국 만18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무선(80%)·유선(20%)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했다. 응답률은 6.1%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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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민 기자

정치부 이경민 기자입니다. 급박한 여의도 현장을 생생하게 전하려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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