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북부경찰서, 주민 신고에 두번이나 현장 지나쳐
폭주족들 순찰차 나타나자 편의점에 숨어 따돌리기도
경찰, 항의 전화에 20여분 만에 세번째 출동 후 검문

포항북부서 경찰관들이 영일대해수욕장 인근 우현동의 아파트 주민 신고가 접수된 뒤 두번이나 현장을 지나친 뒤 항의를 받자 최초 신고 20여분만에 순찰차에서 내려 폭주족 청소년들에 대한 검문을 하고 있다. <폴리뉴스 사진>
▲ 포항북부서 경찰관들이 영일대해수욕장 인근 우현동의 아파트 주민 신고가 접수된 뒤 두번이나 현장을 지나친 뒤 항의를 받자 최초 신고 20여분만에 순찰차에서 내려 폭주족 청소년들에 대한 검문을 하고 있다. <폴리뉴스 사진>

경찰이 심야 시간대 주택가에 몰려든 오토바이 폭주족 청소년들에 대한 신고를 받고도 늑장 출동해 주변만 맴돌다 항의를 받고 난 뒤 20여분만에야 검문을 해 주민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4일 밤 포항 우현지구의 한 아파트 단지 주민 L씨(53)는 아내와 함께 주변 산책을 마치고 집앞 편의점에 들렀다가 출입구 앞에 10여명의 청소년들이 모인 현장을 목격했다. 

L씨는 이들이 주변에 세워둔 오토바이의 모습에 한눈에 보기에도 폭주족임을 판단하고 주변 상인에게 확인하기 위해 묻자 "인근 동양탕 근처와 아파트 앞에 거의 매일밤 몰려 드는 불량청소년들로 인해 영업에 피해가 많을 뿐만 아니라 가게 고객들과 시비가 붙을까봐 항상 불안하다"는 대답을 들었다. 

서둘러 귀가하던 L씨가 계단을 올라 아파트 마당에서 내려다 본 모습은 더욱 어이가 없었다. 

청소년들은 편의점 앞에서 요란스럽게 얘기를 나누다가 아예 도로로 내려가 편도 한 방향을 차지한 채 외설적인 춤을 추고 고함을 지르는 등 더욱 소란의 수위를 높여갔다. 또 선배인 듯한 또 다른 폭주족이 나타나자 깎듯이 고개를 숙이고 뭔가 지시를 받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보다 못한 L씨는 결국 10시 16분 포항북부경찰서 112상황실에 경찰 출동을 요청하는 신고전화를 했지만 10여분을 넘겨 나타난 순찰차는 이들의 주변을 아무렇지도 않은 듯 지나쳐 사라졌다. 몇 분뒤 순찰차가 다시 나타나자 이들은 황급히 편의점 안으로 몸을 옮겨 여유롭게 경찰을 따돌렸다.

이 같은 현장을 고스란히 지켜보던 L씨가 112에 항의를 하자 결국 최초 신고 후 19분이나 지난 오후 10시 35분, 현장에 세번째 도착한 경찰관 2명은 차에서 내려 이들을 검문했다.

신고자 L씨는 “해마다 특히 여름철만 되면 포항영일대해수욕장 주변 주민들은 폭주족들의 소음과 질주 횡포에 잠자리를 설치는 등 큰 피해를 입어왔다”면서 “경찰이 아직도 빈터가 많은 우현동 등 폭주족들의 집결지 순찰은 물론 주민 신고에도 무책임하게 대응하는 현장을 직접 목격하니 민생치안 구호가 참 씁쓸하게 들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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