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CH 물리학과 이길호 교수. <사진제공=포스텍>
▲ POSTECH 물리학과 이길호 교수. <사진제공=포스텍>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총장 김무환) 물리학과 이길호 교수팀은 미국 레이시언 BBN 테크놀로지,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홍콩과기대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고차원 위상부도체의 존재를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네이처의 자매지 ‘네이처 머터리얼스(Nature Materials)’ 6일자를 통해 발표된 이 연구성과는 더욱 고차원적인 새로운 개념의 양자컴퓨터를 만들 수 있는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위상부도체는 위상수학이 적용되며 2007년 처음 생긴 개념으로, ‘위상학적 꼬임’에 의해 부도체지만 가장자리에서는 전기가 통하는 물질이다. 통상적인 위상부도체보다 꼬임이 더 많이 일어나는 고차원 위상부도체(higher-order topological insulator, HOTI)는 이론적 예측만 많고, 실제로 확실하게 관측된 사례는 거의 없었다.

연구팀은 이 관측에 초전도체 연구의 핵심이기도 한 조셉슨 접합을 활용했다. 조셉슨 접합은 두 초전도체 사이에 비(非) 초전도물질을 사이에 끼워 넣어도, 전압 없이도 두 초전도체 사이에 전류가 흐르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고차원 위상부도체에는 1차원의 경첩(hinge)상태가 나타나는 것으로 예측되었는데, 이런 경첩 상태는 금속성 몸통 때문에 제대로 관측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연구팀은 조셉슨 접합을 만들어 외부 자기장에 의해 어떻게 전류가 흐르는지를 관측하는 기발한 방법을 선택했다.

고차원 위상부도체로 예상되던 텅스텐 디텔루라이드(WTe2) 에 초전도 조셉슨 접합을 형성해 관측한 결과 이론적 예측과 부합하는 경첩 상태를 확인했다.

이 연구성과는 기존의 위상부도체 개념을 고차원으로 일반화시키는 개념으로, 이론으로만 존재 여부를 생각할 수 있었던 물질이 실제로도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한 결과다. 또, 초전도와 위상물질의 접합에 관한 연구로서, 위상초전도 현상 연구의 기반이기도 하다.

특히, 이 연구는 위상양자컴퓨터라는 새로운 개념의 양자 컴퓨터로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중요한 연구결과로 평가되고 있다. 지금까지 연구되어 왔던 일반 양자컴퓨터의 경우 치명적인 약점으로 ‘결 어긋남’이라는 현상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는 외부잡음 때문에 양자정보를 잃어버려 컴퓨터가 오류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위상양자컴퓨터의 경우는 양자정보가 위상학적 보호를 받기 때문에 외부잡음에도 오류가 나지 않아 실용화 가능성이 더 높은 차세대 양자컴퓨터 개념으로 주목을 모으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과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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