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2박 3일 일정...서훈, 강경화, 이도훈 릴레이 회담
北 “미국과 대화 생각 없어...명명백백한 우리의 입장”
민주 “비건 방한...북한과의 대화 모멘텀 살리는 계기가 되어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 부상 <사진=연합뉴스>
▲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 부상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권규홍 기자] 미국의 북핵 협상 수석대표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한국을 방문해 남북 경색 국면에서 북핵 해법을 논의한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북한은 담화를 통해 ‘미국과 마주 앉을 생각이 없다’며 비건 부장관의 방한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7일 외교부에 따르면 비건 부장관은 2박 3일의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비건 부장관은 알렉스 웡 국무부대북특별부대표 등을 비롯해 대북문제를 담당하는 국무부관료들과 함께 미 군용기를 타고 오후 오산 공군기지를 통해 입국한다. 

최근 북한의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로 인해 한반도 정세가 악화된 시점이어서 정부는 비건 부장관과의 논의를 통해 북한과의 대화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추측된다. 

비건 부장관은 8일 강경화 외교부장관 예방을 시작으로, 조세영 외교부 1차관과 ‘제8차 한미 외교차관 전략대화’를 가지고 한미 관계 발전과 함께 주요 현안들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어 비건 부장관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진행하고 서훈 신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도 만날 것으로 전망된다. 비건 부장관은 이들과의 만남을 통해 현재 경색국면에 빠진 남북 관계를 진단하고 북미정상회담의 가능성을 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교섭본부장과의 협의 이후 비건 부장관은 약식 브리핑을 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를 통해 북한과의 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메시지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때를 모르는 잠꼬대 같은 소리...남북관계만 어려워 질 뿐”

비건 부장관의 이 같은 방한을 두고 북한은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앞서 북한은 지난 4일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를 통해 “미국과는 마주 앉을 필요가 없다”며 협상 재개를 일축한 데 이어 이날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의 담화를 통해 미국과의 대화를 거부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권 국장이 담화를 통해 “다시 한번 명백히 하는데 우리는 미국 사람들과 마주 앉을 생각이 없다”며 “때 아닌 때에 '조미(북미)수뇌회담설'과 관련하여 얼마 전 우리 외무성 제1부상은 담화를 통하여 명백한 입장을 발표하였다. 사실 언어도 다르지 않기에 별로 뜯어 보지 않아도 쉽게 알아들을 수 있게 명명백백하게 전한 우리의 입장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 부상의 담화에서는 때도 모르고 또다시 조미수뇌회담 중재 의사를 밝힌 오지랖이 넓은 사람에(문재인 대통령)대하여서도 언급하였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귀가 어두워서인지 아니면 제 좋은 소리를 하는 데만 습관 되여서인지 지금도 남쪽 동네에서는 조미수뇌회담을 중재하기 위한 자기들의 노력에는 변함이 없다는 헷뜬 소리들이 계속 울려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제 코도 못 씻고 남의 코부터 씻어줄 걱정을 하고 있으니 참으로 가관이다”며 “이처럼 자꾸만 불쑥불쑥 때를 모르고 잠꼬대 같은 소리만 하고 있으니 북남관계만 더더욱 망칠 뿐이다”고 정부가 추진하는 남북 대화노력을 폄하했다.

김태년 “美 과감한 접근법...北 전향적 태도 필요”

북한의 이 같은 반응에 대해 여당은 북한의 협조를 요청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를 통해 “북미대화가 장기 교착 상태에 빠졌다. 남북관계가 악화되며 한반도의 평화 체제 구축이 헛되이 된 것 같아 안타깝다. 하지만 오랜시간 쌓아올린 남북 화해협력을 끝낼 수 없다”며 “비건 부장관의 방한이 북한과의 대화 모멘텀을 살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한반도 프로세스 가동에 창의적 해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속히 북미 협상이 재개되길 원한다 그에 앞서 남북간의 대화가 재개되길 원한다.연일 북한은 ‘대담한 접근법이 필요하다’며 미국을 압박하고 있다”며 “이에 미국은 과감한 접근이 필요하고 북한 역시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미국과 마주 앉을 필요가 없다’는 북한의 태도는 한반도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된다. 북한도 볼턴 회고록을 통해 미국 보수 강경파와 일본 아베 정부의 방해로 하노이 회담의 결렬을 알았을 것이다”며 “북미 대화 모멘텀을 살리기 위해 북한도 대화 노력에 협력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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