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들, 본인의 보수성향을 과소추정”
“유권자들, 정치적 중도이면서 경제적 진보”
“40대가 가장 진보적…文 지지율과 연관”
“정치적 극단성, 의외로 낮고 대다수는 중도”

<사진=연합뉴스>
▲ <사진=연합뉴스>

4‧15 총선에서 민주당을 더 많이 선택하긴 했지만 통합당에도 상당수 투표한 20대 연령층의 경우, 투표 성향 뿐 아니라 내재적 정치 성향마저 3040대에 비해 보수적이라고 설명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6월 2일 KDI를 통해 발표된 논문인 '한국의 여론양극화 양상과 기제에 관한 연구'는 이 같은 결과를 밝히면서 “보통 자기가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의 정치성향이 설문을 통해 도출된 보수정치성향에 비해 더 보수적으로 나타나는 데 비해, 20대의 경우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의 정치성향이 설문으로 도출된 내재적 보수정치성향보다 덜 보수적으로 나타난다”며 “이는 20대의 경우 다른 세대에 비하여 본인이 가진 내심의 보수 성향을 과소추정한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를 놓고 김웅 통합당 의원은 3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정권의 정책의 최대 피해자들이 20대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으며, 익명의 통합당 관계자는 “당당하게 자신을 보수로 정의하기에는 통합당의 내외적 쇄신이 부족하기에 청년들이 본인의 성향을 제대로 드러내지를 못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스스로 생각하는(자기보고) 정치성향’과 설문을 통해 도출된 정치성향을 구분 짓는 점이 포인트이다. 보통 자기보고 정치성향에 비해 실제 도출된 정치성향이 20대 연령층을 제외하곤 더 진보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보고 정치성향에 비해 실제 정치성향이 덜 극단적으로도 보고됐다.

유권자의 평균적인 성향을 보여주는 연구의 기초통계량의 경우, 정치 혹은 신념적 가치를 묻는 질문으로 도출된 보수적 정치성향(5.16)이 경제적 가치로 도출된 정치성향(3.92)보다는 중도(5점)에 가깝다. 유권자들이 정치적, 신념적으로는 중도의 가치를 선호하지만, 경제적 사안에서는 유권자들이 평균적으로 진보적인 정책들을 선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이를 두고 3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보수정당이 선거 때 진보적인 아젠다인 ‘경제민주화’ 등을 2012년 대선에서 들고 나온 것이나, 최근 김종인 비대위가 약자와의 동행 등을 강조하는 것은, 국민들의 이러한 성향을 고려한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에 따르면, 통념대로 연령대별로 정치성향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보수적 정치성향의 경우 연령에 따라 U자 모양의 분포를 보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위연령인 40대가 가장 진보적이고 20대와 60대 이상이 보수적이라는 뜻이다. 특기할 만한 점은, 20대의 정치성향이 304050세대보다 더 보수적인 것으로 드러났다는 점이다. 이는 최근 나타나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세대별 지지율과 어느 정도 맥락을 같이한다고 해석된다.

3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연령별 긍/부정률은 18~29세(이하 '20대') 50%/37%, 30대 55%/34%, 40대 64%/31%, 50대 49%/42%, 60대+ 39%/48%로 나타났다. 20대가 3040대보다 직무수행 긍정률이 낮으며, 50대와는 불과 1%p 차이에 불과하다. 40대의 직무수행 지지율이 가장 높다. 연구결과를 뒷받침한다고 볼 수 있다.

연구는 또한 “우선 여성이 대체적으로 남성에 비해 진보 성향을 보인다”면서 “부유한 사람들은 정치이념과 경제적 가치를 분리해 평가하는 경향성도 드러나는데, 이유는 정치신념적 가치로 도출된 보수 성향에 있어, 자산이 커질수록 진보 성향이 커지지만, 경제 가치로 도출된 보수정치성향에 있어서는 자산이 많은 사람일수록 보수 성향을 지닌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라고 정리했다. 장 소장 역시 “부유한 사람들일수록 정치이념과 경제적 가치를 분리해 평가하는 경향성이 확실히 나타난다”며 “그게 강남 좌파 혹은 리버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연구는 이어 자신이 생각하는 자신의 성향이 생각보다는 중도적일 가능성이 높다고도 지적했다. “나이가 많을수록, 월소득이 높을수록, 그리고 (복권에 대한) 위험을 즐길수록 본인의 정치성향이 더 뚜렷하다고 생각한다”며 “경제적 가치로부터 도출된 성향과 관련해서는 남성일수록, 자산이 많을수록, 경쟁과 위험을 즐길수록 본인이 생각하는 경제적 정치성향이 더 뚜렷하다고 생각한다. 즉 자기보고된 이념성향에 입각한 정책입안은 제대로 된 선호를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했다.

연구는 마지막으로 “실제 선호와 자기보고 선호 간의 차이 혹은 괴리는 중요한 문제다. 자기보고 정치성향에 입각하여 정책을 펼치게 되면, 실제 정치 선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을 시사하기 때문”이라며 “비슷한 이유로, 소득을 과대 혹은 과소추정하는 경우 역시 실제 경제정책에 대해 잘못된 선호를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한 괴리의 방향 및 크기는 인구통계학적 변수로 어느 정도 설명이 가능하므로, 특정 집단의 답변을 해석함에 있어 이러한 편향 현상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할 것”이라며 “성향을 측정함에 있어, 단순히 하나의 질문으로 정치성향을 측정하기보다는 다양한 사안에 대해 여러 가지 방법으로 성향을 측정하는 것이 이러한 편향을 줄이고 실제 성향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고 정리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6월 30일~7월 2일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집전화 RDD 15% 포함)한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방식으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3.1%포인트(95% 신뢰수준)이며 응답률은 11%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