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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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미래통합당 위원장은 ‘당내에는 차기 대권주자가 없다’며 제2의 마크롱 찾기에 나섰다.  경제 문제에 해박한 지식을 가진 지도자로 프랑스의 마크롱(만 39세에 대통령 당선)처럼 차기 대권주자가 출현하면 좋겠다고 이야기한 것이다. 

1977년생인 마크롱의 정치경력은 사회당 정부에서 2014~2016년 경제·산업·디지털 장관을 지낸 것이 전부다. 의원 등 선출직 경력도 없다. 그는 장관직에서 물러나 사회당을 탈당했다. 마크롱은 프랑스어로 ‘전진’이라는 뜻의 앙마르슈 정당을 창당해 독자적인 목소리를  냈다.

그는 파리 명문 앙리 4세 고등학교와 국립행정학교(ENA)를 졸업했다. 졸업 후 재무부 금융 조사관으로 잠시 일하다가 대형 투자은행인 로스차일드로 이직해 투자 은행가로 일하는 등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거쳤다.

마크롱은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에 발탁돼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을 지냈고 장관시절에는 친기업 정책을 통해 기업 규제를 풀고 노동 시간과 해고 규정을 완화하는 이른바 ‘마크롱 법’을 주도했다. 마크롱은 경제적 자유주의와 친 유럽연합(EU) 정책을 주장하고 있다. 프랑스 국민의 2/3가 유럽연합 탈퇴를 반대하는 정서에 호소한 점이 2017년 5월 프랑스 대선에서 마크롱의 승리 요인으로 꼽힌다. 

그런데 최근 김 위원장은 초선 의원들과 오찬 자리에서 “당의 차기 대선 주자로 누구를 생각하느냐”는 당 소속 의원들 질문에 뜬금없이 “백종원씨 같은 분은 어떠냐. 이렇게 모두가 좋아하는 대중 친화적인 사람이 나와야 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럼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누구인가. 더본코리아는 ‘새마을 식당’ ‘한신포차’ ‘빽다방’ 등 더본코리아의 브랜드로 운영되는 외식업 매장은 전국에 1천 곳이 넘는다. 백 대표는 충남 예산고등학교와 예산여자고등학교를 거느린 예덕학원의 이사장이며 동국대학교 객원교수로도 일하고 있다. 
1966년 9월4일 충청남도 예산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했다. 외식 프랜차이즈업계의 ‘미다스의 손’ ‘밥 재벌’ ‘장사의 신’으로 불린다. 대학생 때 아르바이트했던 호프집을 한달 만에 아예 인수해버리면서 일찌감치 사업가적 수완을 발휘해 주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대학교 3학년 때는 가게를 세 개나 운영하면서 15억원을 벌기도 했다. 할아버지는 백창현 예덕학원(예산고·예화여고) 설립자고 아버지는 백승탁 전 충남교육감이다. 부인은 유명 여배우 소유진씨다. 비즈니스 마인드는 타고난 사업가이지만 정치를 잘 할 지는 미지수다. 마크롱은 장관도 했고 대통령 직속 경제수석비서관도 거쳤다. 백 대표는 김 위원장의 차기 대선주자 언급에 “꿈도 꿔본 적 없다”고 일축했다. 

김 위원장은 보수 혁신과 경쟁력 있는 대권주자를 만들기 위해 통합당 비대위원장으로 왔다. 그런 그가 ‘개구리 울 듯’ 갑작스럽게 ‘백종원’카드를 커낸 것은 뜬금없음을 떠나 당내 ‘제2의마크롱’을 꿈을 꾸는 젊은 정치인들에게 싦망감을 안겨준다는 점에서 발언의 심각성이 있다. 

일례로 민주당의 경우 양정철 전 민주정책연구원장은 ‘조국 대통령 만들기’위해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과 동급대우를 하면서 ‘조국 대망론’에 불을 지폈다. 양 전 원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시민문화제에선 “유시민, 조국 두 분이 (기존 대선 후보군에) 같이 가세해서 열심히 경쟁하면 국민이 보기에 다음 대선이 얼마나 안심이 되겠냐”며 직접 거명해 일약에 조국 전 장관을 유시민 이사장과 같은 대권 반열에 올려놓았다. 

지금 김 위원장이 할 일이다. 그런데 ‘꿈도 꿔 본적이 없다’는 백 대표를 띄워 정치적으로 무슨 이득을 볼려고 한 것일까. 차라리 “마크롱을 본받아라”는 것은 말이 된다. 세간의 의혹처럼 혹시 본인이 직접 대권에 나서기 위해 만만한 백 대표를 띄운 것인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만약 김 위원장이 통합당내 원희룡, 남경필, 박진, 김영우, 조해진, 홍정욱, 김세연, 김웅 등 누구 한명을 ‘콕’집어 얘기했다면 ‘김종인 대망론’이라는 의심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뒤늦게  김종인 위원장측은 “백씨를 특별히 대선 후보로 염두에 둔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정치 구력에 맞지도 않는 가벼움이 느껴진다. 당장 당내 ‘제2의 마크롱’을 꿈꾸는 젊은 정치인들의 자존감 상실은 또 어찌할 것인가. 

 

※ 외부 필자의 기고는 <폴리뉴스>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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