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지지율...4.15 총선 이후 처음으로 40%대로 떨어져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구상 위기 
지지부진한 원구성 협상, 윤미향 사태, 여당 VS 윤석열도 지지율 영향 

[폴리뉴스 권규홍 기자] 21대 총선에서 180석(현 176석)이라는 어마어마한 성적을 거두며 공룡여당으로 출범한 더불어민주당이 21대 국회가 출범했지만 정작 국회 상임위원장 문제로 미래통합당과의 갈등을 유발하며 당초 목표인 '협치 국회' ‘일하는 국회’ 출범이 지연되고 있다.

거기에 북한이 대북전단을 문제 삼아 개성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하며 남북관계에 위기가 찾아왔고, 코로나19 사태에서 K-방역으로 성공적인 방역을 자부했던 정부는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다시 집단감염자가 발생하며 방역이 느슨해진 것이 아니냐는 비판 속에 경제 위기까지 직면했다. 

이에 대응하고자 정부여당은 3차 추경을 준비했지만 원구성 협상을 빌미로 야당의 비협조가 이어져 추경 논의조차 못하고 있으며,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역시 40%대로 떨어져 국내외적으로 문재인 정부가 위기에 직면했다는 평가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로 떨어졌다. <출처=알앤써치>
▲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로 떨어졌다. <출처=알앤써치>


文 지지율...총선 이후 40%대로 떨어져

24일 여론조사전문기관 ‘알앤써치’는 6월 4주차(22~23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4.15 총선 이후 처음으로 40%대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데일리안의 의뢰로 실시한 이 조사결과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전주(53.9%) 대비 4.8%p 하락한 49.1%로 나타났는데 총선 직전인 3월 넷째 주에 실시한 조사에서 50%대에 진입(51.0%)한 이래 14주 만에 50%선 아래로 떨어졌다.

부정평가는 전주 41.4%에서 3.3%p 오른 44.7%를 기록했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의 격차는 전주 12.5%p에서 4.4%p로 좁혀졌는데 이는 북한이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폭파로 인한 남북관계 악화와 국회 상임위를 두고 여야가 갈등을 일으키며 국회 공전 상황이 장기간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으로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평화프로세스 정책이 위기를 맞은 것 역시 문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폭파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사진=연합뉴스>
▲ 폭파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사진=연합뉴스>


위기에 직면한 한반도평화프로세스

정부여당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남북관계 악화가 꼽힌다. 지난 4일 사실상 북한의 2인자로 불리는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담화를 통해 탈북단체들이 보낸 대북전단을 문제 삼으며 “남조선 당국이 응분의 조처를 세우지 못한다면 금강산 관광 폐지에 이어 개성공업지구의 완전 철거가 될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폐쇄가 될지, 있으나 마나 한 북남 군사합의 파기가 될지 단단히 각오는 해둬야 할 것이다”고 강력하게 경고했다.

김 제1부부장의 이 같은 담화 이후 북한 통일전선부 도 담화를 통해 “첫 순서로 할 일도 없이 개성공업지구에 틀고 앉아있는 남북연락공동사무소부터 결단코 철페할것이다”고 밝혔고 이후 남북간 핫라인을 포함한 연락 채널을 모두 폐기한 뒤 16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폭파를 전격 감행했다.

이날 폭파의 여진은 상당해서 휴전선 인근 마을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졌으며 인근 마을에서는 폭파 당시 생긴 거대한 연기가 목격됐다. 군당국은 감시 장비를 통해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폭파를 감지했고 북한은 폭파 후 2시간 뒤 폭파 사실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이에 청와대는 북한 당국에 유감을 표시함과 더불어 문제로 지적됐던 대북전단살포의 대대적인 단속에 들어갔다. 통일부는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이후에도 북한에 대북전단을 보내겠다고 선언한 자유북한운동연합과 같은 단체들에 대한 강력대응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경기도는 휴전선 인근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준비하고 있던 단체들의 시설을 찾아 단속에 나섰고,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들 단체들에 대한 시설물 압수와 동시에 “행정력과 공권력을 동원해 대북전단 살포 단체들에 대한 자금 출처 및 사용 내용 수사 의뢰할 것”이라며 사법 처리를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 때문인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북한은 개성과 금강산의 군사 배치, 군사분계선 확성기 설치, 대남전단 살포 등을 예고했지만 23일 김 위원장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에서 대남군사행동을 보류하면서 숨 고르기에 들어가 향후 청와대 외교안보라인의 적절한 상황관리가 정부여당의 지지율 추이의 변동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지지부진한 원구성 협상...갈길 먼 3차 추경
 

이처럼 남북관계 악화와 더불어 장기화 된 코로나 사태가 경제난까지 이어 지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이 크게 상승하고 있다. 코로나 대응 3차 추경을 추진 중인 정부 여당은 속이 타고 있다. 

민주당은 180석 파워로 ‘일하는 국회’를 내세우며 코로나 경제 위기에 대응해 3차 추경을 준비했지만 원구성 협상에 최대 쟁점인 법사위원장을 포함한 6개 상임위원장을 민주당이 단독처리하자 이에 불만을 가진 미래통합당이 의사일정을 전면 거부해 3차 추경 논의 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원내대표직 사임을 밝히며 지방 사찰에 칩거하고 여당과의 협상을 전면 거부해 여당 지도부의 애를 태우고 있다. 아예 주 원내대표는 “여당이 상임위원장 18개를 전부 가져가라”며 여당이 제안한 11대 7 요구를 전면 거부하고 나섰다.
 
이에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사찰에 칩거한 주 원내대표를 찾아가 국회 복귀를 촉구했고 주 원내대표는 25일 국회 복귀를 선언했지만 “윤미향 의원 관련 의혹과 문재인 정부 3년간의 대북 정책에 대한 국정조사가 필요하다”며 오히려 투쟁의 고삐를 더욱 죄는 모양새다.

협상의 키를 쥐고 있는 박병석 국회의장은 24일 “개원이 늦어지는 데 대해 몹시 송구스럽다”고 밝히며 “우리 정치가 갈등과 분열이 아니라 화해와 일치를 위해 한마음으로 노력해 나갈 것을 약속한다”며 여야간 협상을 거듭 강조했다. 

윤미향 사태, 여당 VS 윤석열 갈등도 민심 영향 촉각

아울러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둘러싼 정의기억연대(정의연), 나눔의 집 회계부정 사태와 여당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 또한 지지율 곡선에 영향을 주고 있다.

윤 의원은 21대 국회가 시작하기 전인 지난달 29일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그간의 의혹에 대해 장문의 입장문을 통해 의혹들을 해명에 나섰지만, 의혹은 갈수록 눈덩이처럼 커져만 갔다.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검찰은 정의연 사무실 압수수색과 정의연의 회계담당 직원,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에 들어갔고 윤미향 의원 소환 조사를 남겨 놓고 있다. 정부여당은 윤 의원 처리 문제는 언급하지 않은 채 시민단체들의 회계 투명성 장치를 만들겠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악화되는 여론을 막지는 못했다.

검찰로 공이 넘어간 수사에 여당은 상황 악화를 우려해 관련 발언을 자제하고 나섰지만 기부금 사용과 관련한 비영리단체의 투명성 문제까지 불거지며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또한 여당과 윤석열 총장간의 갈등도 계속 되고 있다. 여당은 7월 출범하는 공수처(고위공직자수사처)를 앞두고 한만호 비망록으로 한명숙 전 총리 사건 재수사 주장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협박하려던 것이 알려진 채널A 이동재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과의 검언 유착관계 등 검찰을 압박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는 자칫 윤석열 강제사퇴 압박, 검찰 찍어 누르기, 사법부 길들이기로 비춰질 가능성이 큰 사안이다. 이에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22일 비공개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이란 이름을 언급하지 말라”며 당에 자중할 것을 당부 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사진=연합뉴스>
▲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사진=연합뉴스>


지지율 하락...차재원 “현 상황 잘 지켜보고 적절한 상황관리와 대처가 중요”

이처럼 집권 4년차 들어 지지율 하락 위기를 맞은 문재인 정부에 대해 차재원 부산가톨릭대학교 교수는 25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돌파구라기보다는 현 상황을 잘 지켜보고 적절한 상황관리와 대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차 교수는 코로나19 사태에 대해서는 “당장의 뾰족한 방법은 없고 당장 중요한 것은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제위기로 이를 타개하기 위한 3차 추경이 필요하고, 윤미향 사태는 여당에서 검찰 조사를 지켜보자는 쪽으로 넘어 갔기에 여권 입장에서는 윤미향 이야기는 더 이상 하는 것이 손해라고 보는 거 같다”고 말했다.

또한 “여야간 원구성 협상이 지지부진해 지면서 국회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점도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생각한다”며 “그리고 남북관계도 문제인데 가장 큰 것은 북한 경제가 어려워 지면서 미국의 북한제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사정으로 북한에 신경을 못 쓰고 있기 때문에 11월 미국대선이 가장 중요하다. 북한이 대남군사행동을 보류해 정부도 한숨을 돌리긴 했지만 대북전단살포 부분과 관련해 북한의 자극을 줄 수 있는 요소들을 잘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차 교수는 “여당의 윤석열 총장 누르기 부분 역시 자칫 여당의 오만과 독선으로 보일수 있기 때문에 이해찬 대표가 자제하라는 메시지도 나왔다. 하지만 추미애 장관은 자신의 정치적 자존심이 걸려 있기에 법무부의 검찰 때리기는 멈출거 같지는 않다”며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이 싸우는 모습도 바람직하지 않기에 문 대통령이 최근 두 기관이 잘 협력하라는 메시지를 냈는데 이는 윤 총장에게 하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추 장관에게 보내는 청와대의 메시지 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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