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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슈] 금태섭 징계 논란 일파만파...정치권 “헌법 위배” 비판

국회법·헌법, 국회의원 자유로운 투표 보장
2005년 열린우리당, 강제 당론 도입...2012년 文은 ‘지양하겠다’
여야 모두 비판 쏟아내...“민주주의 부정”

[폴리뉴스 이지혜 기자]더불어민주당이 지난해 국회 본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기권표를 던진 금태섭 전 의원을 징계하기로 결정하면서 후폭풍이 퍼지고 있다. 당내외에서도 해당 징계를 두고 국회의원의 자유로운 투표를 보장한 헌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민주당 윤리심판원은 지난달 5일 금 전 위원의 징계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회의를 열고 ‘경고’처분을 결정했다. 이는 28일 금 전 위원에게 통보됐고, 금 전 위원측은 징계결과에 불복해 재심을 청구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 전 의원의 징계에 대해 “말이 징계지, 당원권 정지 등이 아닌 이상 내용상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강제 당론을 안 지켰는데 아무것도 안하면 의미가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민주당 당규 제 7호 14조에는 ‘당의 강령이나 당론에 위반하는 경우’ 당원 또는 당직자에 대해 징계할 수 있도록 명시돼 있다.

그러나 국회법 제 114조 2에서는 ‘의원은 국민의 대표자로서 소속 정당의 의사에 기속되지 아니하고 양심에 따라 투표한다’고 규정했으며, 헌법 제 46조에는 ‘국회의원은 국가의 이익을 우선해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금 전 의원이 소신에 따라 투표한 것을 징계하는 것은 헌법에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의원은 개개인이 모두 하나의 헌법기관으로, 당론을 이유로 그 자율성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2일 기자간담회에서 금 전 의원이 ‘강제 당론’을 어겼으니 경고 처분을 받는 것은 적정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민주당이 강제 당론을 도입한 것은 2005년 열린우리당 시절이다. 이를 통해 의총에서 4분의 3 이상이 동의한 당론을 어길 경우 경고, 당권 정지, 출당 등의 징계가 가능해졌다. 

앞서 2003년 노무현 정부 당시 이라크 파병 동의안에 대해 ‘찬성’이 새천년민주당의 당론으로 정해졌지만 일부가 반대했다. 이후 여당이 된 열린우리당에서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기본법’ 표결 당시 ‘찬성’을 당론으로 정했지만, 실제 표결에서 상당수가 이탈하기도 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당내 분열이 커지자 ‘강제 당론’이 도입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결정이 국회의원을 ‘거수기’로 전락시킨다는 비판도 나왔다. 2005년 당시 초선의원이던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강제적 당론이 소신과 다르면 결코 따르지 않겠다”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2년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당시 안철수 후보와 ‘새정치공동선언’을 발표하면서 강제당론을 지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야 모두 “국회법·헌법과 상충”

금 전 의원의 징계를 두고 여야 모두에서 비판 발언이 쏟아지고 있다. 

김해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당론에 따르지 않은 국회의원의 직무상 투표행위를 당론에 위반하는 경우에 포함시켜 징계할 경우, 헌법 및 국회법의 규정과 충돌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며 금 전 의원의 징계사실을 비판했다.

이어 “이번 금 전 의원의 징계와 관련한 부분은 금 전 의원 개인의 문제에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정당 민주주의 하에서 국회의원의 직무상 양심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라는 대단히 중요한 헌법상의 문제”라며 “당 윤리심판원에서는 금 전 의원의 재심 청구에 대한 결정을 함에 있어서 헌법적 차원의 깊은 숙의를 해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3일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에 출연, “강제당론과 권고당론은 당헌당규에 규정돼 있는 조항은 아니다”라며 “당론과 소신이 부딪힐 때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문제가 68명 초선의 뇌리 속에 바글바글 끓고 있을 것이다. 이를 의원총회에서 한 번 이야기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2일에도 같은 방송에 출연해 “당이 제대로 가고 있는게 맞느냐는 생각이 들 정도”라며 “금 전 의원이 재심을 청구하는게 맞다”고 말한 바 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도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본회의장에서 국회의원이 자기 소신으로 판단한 걸 가지고 징계를 한다는 걸 본 적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야당에서도 반발이 나왔다. 윤영석 미래통합당 의원은 4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 금 전 의원의 징계에 “국회의원의 표결에 대해 징계를 했다는 것을 듣고 같은 국회의원 입장에서 솔직히 수치심 또 모욕감을 느꼈다”며 “국회의원의 표결 행위는 헌법 기관으로서 당연히 양심에 따라 투표하는 것인데, 그것이 헌법과 법률에도 규정돼 있다. 어떻게 정당이 이것을 징계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하태경 통합당 의원도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의 징계는 국회의원의 자유튜표를 보장한 ‘국회법’ 위반이자 민주주의 부정”이라고 맹비난 했다.

통합당 소속인 원희룡 제주지사는 같은 날 “국회법에는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자로서 소속정당의 의사에 귀속되지 아니하고 양심에 따라 투표한다고 되어 있다”며 “금 전 의원에 대한 징계는 양심에 대한 징계다. 국민에 대한 징계다. 민주당은 잘못된 결정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금 전 의원에 대한 민주당의 징계조치가 헌법에 반한다는 주장이 있다”며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당론을 위배한 국회의원에 대한 당의 징계가 의원직을 박탈하는 수준이 아니라면 문제없다는 판결을 한 바 있다”고 밝혔다.

진 의원이 밝힌 2003년 10월 헌법재판소의 결정문에는 국회의원이 당론을 어겨 제재를 받는 경우, 국회의원 신분을 상실하게 할 수는 없으나 ‘정당으로부터의 제명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당내 “아쉽다” VS “당론 지켜야” 갑론을박 

김두관 의원도 4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 금 전 의원의 징계에 대해 “선출직 공직자는 선거라는 걸 통해서 가장 큰 심판을 받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이중 징계”라며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홍익표 의원은 같은 날 같은 방송에서 “기본적으로 국회의원의 활동에 대해서 징계 문제까지 가는 것은 저도 그렇게 썩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당의 당론이나 지침을 어겼을 때는 징계할 수 있다는 권한이 있기 때문에, 아마 그런 측면에서 윤리심판원이 해석을 했고 징계한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아쉽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 총선에서 금 전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강서갑 출마를 선언했다가 안산을로 옮긴 김남국 의원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기적이고, ‘표리부동’한 자신의 모습도 함께 돌아보셨으면 좋겠다”며 “내 주장만 소신이고, 내 주장만 옳고, 내 주장만 소중하며, 내 주장만 가치 있다는 생각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같은 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국회의원 개인의 여러 가지 생각이나 의견을 충분하게 토론을 거쳐서 결정된 것이기 때문에, 강제당론이 지켜지지 않은 점에 대한 징계는 적정했다”며 “(당론과) 계속 충돌하는 일이 잦다면 개인의 소신과 정당이 맞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분이 있다면 무소속으로 활동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최민희 전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에 “정당으로서 민주당은 검찰개혁 완성과 공수처 설치를 정책 대안으로 제시하고 국민께 표를 구한다”며 “토론결과 공수처가 강제적 당론으로 결정되면 개인 의견은 접어두고 당론을 따르는 것이 당인의 자세”라고 징계를 두둔했다.

그는 “강제적 당론을 어기면 징계 받아야 한다”며 “금태섭 전의원이 징계받은 것은 의견이 달라서가 아니다. 토론 결과 결정된 당론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박범계 의원은 페이스북에 “소신이라는 이름으로 20년의 DNA가 되어버린 민주당의 공수처를 지속적으로 반대하고, 논리를 갖추어 세를 만들면서 검찰주의적 대안을 공개적으로 수도 없이 제시했던 금의원의 행위에 대해서는 평가가 있어야 한다”며 “윤리심판원이 가장 낮은 단계의 경고라는 징계를 한 것도 이러한 평가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다만 박 의원은 “금 의원이 재심청구를 했다 하니 이 징계도 민주당답게 거두어 주시길 바란다. 평가가 이미 있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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