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도 "이게 미국이냐?"라는 '시민의 질문' 앞에 서게 될 지도 모른다.

제목:바다와 푸른섬/ 작가:윤수미 / 크기:90.9*65.1 /재료:혼합재료<br></div>
작품해설: 파란바다가 그러워지는 여름이 왔습니다.파도와 섬들을 거친 마티에르를 넣어자연의 느낌으로 표현했습니다.<br>
 
▲ 제목:바다와 푸른섬/ 작가:윤수미 / 크기:90.9*65.1 /재료:혼합재료
작품해설: 파란바다가 그러워지는 여름이 왔습니다.파도와 섬들을 거친 마티에르를 넣어자연의 느낌으로 표현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충일(5월 25일)을 맞아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참배했다. 그날 오후엔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 있는 맥헨리 요새에서 기념식을 거행했다.

맥헨리 요새는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인 1812년 미국군이 영국군에 맞서 싸운 전투를 기념하는 역사 성지이다.

이날 트럼프 미 대통령은 전몰장병들을 추모하면서 "우리는 바이러스를 정복할 것이고 미국은 이 위기에서 새롭고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COVID19 PANDEMIC을 맞아 헌신적으로 임무를 수행한 장병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하지만 미국이 5월말 현재, COVID19 확진자가 160만명이 넘고, 누적 사망자가 10만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트럼프는 현충일이 낀 연휴 사흘 동안, 연이틀 골프를 즐기면서 국내 정적들을 향해 비난과 조롱을, 국외 정적(?)을 향해서는 공갈과 협박에 치중하는 듯한 모습이다.

CNN은 트럼프 미 대통령이 연휴 내내 100여건의 글을 트윗하거나 리트윗했다면서 정적들을 비롯해 그의 눈밖에 난 대상들을 향해 비난과 조롱을 불을 뿜듯 쏟아내면서도 현충일의 취지에 맞는 전몰장병에 대한 추모의 글은 한 두 건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이를 한국식으로 표현하자면 '전염병과 기근으로 백성이 고통 중인데 임금이 주색잡기에 빠졌다니... 천벌을 받아 마땅하다' 쯤으로 될 것이다.

트럼프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조 바이든 부통령('졸린 조'는 트럼프가 조 바이든을 조롱하며 부르는 별명이다)', 자신에 대한 탄핵을 주도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민주당 주요 인사들, 특히 자신이 초대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했던 제프 세션스 전 장관, 그리고 자신에게 비판적인 기사를 내보낸 언론을 '가짜, 그리고 완전히 부패한 뉴스들'이라며 비난하는 트윗을 올리거나 다른 이들의 트윗을 리트윗했다.

심지어 코비드19팬데믹 공동대응을 위한 국제적 협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에서 "미국이 WHO에 1년에 4억5천만 달러를 내는데 중국은 4천만 달러밖에 내지 않는다"면서 세계보건기구(WHO)를 중국의 꼭두각시라고 조롱하고 모든 관계를 끊겠다고 압박했다.

또 코비드19팬데믹 책임이 중국에 있다면서 시진핑 국가주석을 '또라이' '멍청이'라고까지 험담하며 자신과 행정부가 훌륭하게 대처했다면서 자화자찬했고, 자신을 괴롭힌 러시아 스캔들이 조작된 것이라는 단골 트윗도 빼놓지 않았다.

이에 뉴욕타임스, CNN 등 미국의 주요 언론들이 "미국 시민들이 코로나19 전염병으로 싸우다 10만명 넘게 죽어가고 있는", "전쟁같은 상황에서 한 국가의 대통령이란 자가 골프와 트위터로 주말을 즐기고 있다는 게 말이 되느냐...", "이게 나라냐~"는 투의 비판을 이어갔다.

그러나 트럼프는 사흘간의 연휴 이틀 동안 자신 소유의 골프장(버지니아주 스털링의 골프장 ‘트럼프 내셔널’)에서 골프를 즐겼다는 비판에 "거의 석 달 만에 처음으로 한 골프였다"며 적극 반박하고 있다.

"내 땅에서 내가 노는데 무슨 상관이람?"

제목:가을..기다림/ 작가:현라라 / 크기:61.0×61.0(cm) /재료:mixing on canvas<br></div>
작품설명: 4계절 시리즈 중 가을을 표현한 작품. 전작들과 같은 모티브로 계절을 연상시킬수있는 색상을 썼으며 무언가를 기다리고 아쉬워하는듯한 2마리의 동물(여우)의 실루엣을통해 잠시 스쳐가는계절의 여운을 표현해보고자 했다.
▲ 제목:가을..기다림/ 작가:현라라 / 크기:61.0×61.0(cm) /재료:mixing on canvas
작품설명: 4계절 시리즈 중 가을을 표현한 작품. 전작들과 같은 모티브로 계절을 연상시킬수있는 색상을 썼으며 무언가를 기다리고 아쉬워하는듯한 2마리의 동물(여우)의 실루엣을통해 잠시 스쳐가는계절의 여운을 표현해보고자 했다.

 

"드라이브샷은 호쾌했고 아이언샷은 정확했다"

지난해 11월 7일 대한민국 강원도 홍천의 한 골프장에서 발생한 '골프 사건' 때 나온 이야기다. 전두환(전 한국 대통령)이 골프를 치러 간 장면이 언론에 공개되자 '알츠하이머에 걸리면 저렇게 되냐?'며 전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골프사건이다. 전두환이 알츠하이머 진단을 이유로 고 조비오 신부 명예훼손 관련 재판에 출석하지 않은데 대한 세간의 조롱이기도 했다.

이날 골프 라운딩 중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가 5·18 민주항쟁 관련해 "발포 명령을 내리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전두환은 "내가 이 사람아 발포 명령을 내릴 위치에 있지도 않았는데 군에서 명령권도 없는 사람이 (어떻게) 명령을 해?"라고 되물었다. 이어 전두환이 미납한 1020억 원 가량의 추징금을 왜 내지 않고 있느냐는 임한솔 부대표의 질문에 "자네가 돈을 좀 내주라"고 대답해 시민의 공분을 샀다.

전두환의 차남 전재용은 그해 같은 달 형 전재국과 누나 전효선, 외삼촌 이창석 등과 함께 한 법조계 인사를 만난 자리에서 "아버님은 지난번 압수수색 당한 일도 기억하지 못하신다. 금방 잊어버린다"고 말한 바 있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골프는 그저 하나의 스포츠일 뿐이다. 문제는 골프가 '무엇과 결합하느냐'이다. 

동방의 조그만 나라, 대한민국에서는 골프에 '알츠하이머'라는 질병이 덧붙었다. 88세 노인, 건망증, 알츠하이머 등은 인간의 생물학적 한계에 대한 은유다.

한국에서의 '골프'는 단순 스포츠, 게임용어가 아니라 사회학 불평등, 계급, 사회적 범죄와 같은 범주에 위치해 있다. 골프와 알츠하이머라는 두 용어가 대한민국에서 만나면 '범죄'와 '용서'의 담론이 형성된다. 하여 '전두환의 골프'은 시민으로부터 '국가폭력'을 기억나게 하고, '용서받지 못할 자'로 이어지며, '이게 나라냐~'라는 촛불혁명을 부르는 주문이기도 했다.

제목:mom / 작가:이지송 / 크기:72.7*72.7 /재료:혼합재료<br></div>
말의형태를 단순화하여 젖먹는새끼말에 모성을 입혔습니다.
▲ 제목:mom / 작가:이지송 / 크기:72.7*72.7 /재료:혼합재료
말의형태를 단순화하여 젖먹는새끼말에 모성을 입혔습니다.


 

신자유주의의 끝지점에서 만난 '극단적 개인주의'

미국에서의 골프는 트럼프와 만나서 "내 땅에서 내가 노는데 무슨 상관이람?"이라는 소음을 낸다.

미국의 '골프'란 그야말로 스포츠가 주는 약간의 땀과 재미와 근육의 이완과 약간의 소음에 불과하다. 문제는 미국의 '트럼프'와 결합했을 때다. 트럼프란 신자유주의의 끝지점에서 내는 파열음과 같은 상징언어다.

자본주의 발전단계의 종말지점에 신자유주의가 위치해 있다는 것은 사회경제학자들이라면 거의 대부분 인정한다. 신자유주의의 특징을 대표하는 키워드는 '극단의 개인주의'다.

미국과 유럽을 이해하려면 '개인'을 읽어야 한다. 그들에게 공명정대, 멸사봉공이란 말은 없다. 아무리 대통령이라도 "내 땅에서 내가 골프를 치는데? 왜?"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국 모든 주(州)가 코비드19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국가 비상사태 선언(올해 3월 13일)으로 사업장 폐쇄·주민 이동 금지령이 내려질 때, 미국시민들은 수퍼로 달려가 '총'부터 샀고, 총은 마켓마다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왜? '국가'가 '개인'을 지켜주지 못하는 사회시스템이기 때문이다. 개인과 집단이 극도로 치우친 사회가 미국이라는 국가시스템을 형성하고 있다. 이와같은 신자유주의의 '극단적 개인주의'가 확장되면 미국식 '백인우월주의'로 번져갈 것이고, 좀더 확산된 형태가 지금의 '미국먼저주의'라는 국제관계다.

그 증거는 허다하지만 가장 최근, (한국식 표현으로) 백성이 죽어가는데도 '경제 재가동'에 돌입하고, '죽어도 일하다가 죽자'는 이상한 깃발이 흔들리는 가운데, 미국 미네소타주의 백인 경찰에 의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살해' 사건이 발생했다.

흑인 조지 플로이드는 지난 25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수갑이 채워진 채 경관의 무릎에 눌렸고, "숨 쉴 수가 없어요" "살려주세요" 호흡 곤란을 호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수 분간 상황이 지속되면서 결국 목숨을 잃었다.

이 장면이 즉각 SNS를 타고 전 세계로 퍼져나갔고, 백인 경찰의 가혹행위를 항의하는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유혈 폭동으로 비화하고 있다. 미 당국이 백인 경찰관(데릭 쇼빈44)을 3급 살인 혐의로 기소하며  민심 수습에 나섰지만, 시위대의 분노를 막는 데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미국 현지시간 29일 밤 벌어진 시위는, 30일 새벽까지 이어졌는데 CNN은 미네소타주는 물론 워싱턴DC와 캘리포니아 등 22개 주 30개 이상의 도시에서 시위가 벌어졌고, 워싱턴포스트는 '최소 20개 도시에서 파괴와 체포가 발생했다'다고 집계했다.

사건이 발생한 미니애폴리스는 28일 야간 통행금지령이 내려져, 이날 50명 이상의 시위대가 체포됐다.
미네소타주는 700명의 주 방위군을 투입했지만, 시위 확산을 우려해 2,500명으로 주 방위군 투입을 늘릴 것이라는 보고다.

미네소타 외 지역에서도 경찰과 시위대 간 충돌이 잇따랐다.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는 최소 7,500명이 거리로 나왔고, 워싱턴DC에서는 백악관 밖에서 시위가 벌어져 시위대가 바리케이드를 무너뜨리는 등 비밀경호국과 충돌했다.

트럼프는 시위가 갈수록 격화되자 일부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 자택 대피령을 내렸고 군 투입 방침도 예고했다. 또 트윗을 통해 29일 밤 미니애폴리스에서 폭력을 행사한 흑인 시위대를 향해 '폭도', '약탈자'라고 비난하며, 이 폭도들의 80%는 주 외부에서 왔다고 비난했다. (이런 발언은 1980년 5월 대한민국 광주민주항쟁 때 계엄군이 북한간첩들이 시위대에 가담했다고 선전선동할 때의 장면을 방불케한다)

전염병으로 죽거나 말거나, 폭동이 일어나든 말든 트럼프는 골프게임을 계속할 것이고, 대선 대비 현장 모금 활동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 29일(현지시간) 보도에 의하면 다음 달 11일 댈러스의 한 개인 저택에서 약 25명이 모이는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란다. 이 행사 참가비는 부부당 58만600달러(한국돈 약 7억1천만원)이다. 13일에는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소재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열리는 행사에도 참석한다. 이 행사에도 25명 안팎의 사람들이 초청됐으며, 공짜 점심이란 없다. 참가비는 1인당 25만 달러(약 3억원)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는 7월 4일을 전후해 플로리다에서 3차 행사도 검토 중이다. 이 모든 행사는 트럼프 재선 캠페인의 모금조직 연합체인 '트럼프 빅토리'(Trump Victory)가 주선하고 있다.

미국의 한 언론에서는 "트럼프 골프장 복귀는 미국의 경제 재가동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지만, 기자가 보기엔 그렇게 쉽지 않을 듯싶다. '신자유주의의 끝물'이 '극단의 개인'과 만나면 '출구없는 폭력'으로 갈 것이므로....

조만간 트럼프도 "이게 나라냐?", "이게 미국이냐?"라는 '시민의 질문' 앞에 서게 될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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