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다리가 유난히 저리거나 부종이 쉽게 발생하고, 이따금 다리에서 통증을 느낀다면 하지정맥류를 의심해보는 것이 좋다. 누구나 쉽게 지나칠 수 있는 다리저림, 다리부종, 다리통증 등은 하지정맥류 초기증상이기 때문이다.

하지정맥류는 다리에 있는 정맥 속 판막이 손상돼 피가 정상적으로 순환하지 못하고 역류하는 질환이다. 대체로 하지정맥류라고 하면 혈관이 피부 겉으로 울퉁불퉁 돌출된 증상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이 또한 하지정맥류의 증상 중 하나지만 실제로는 겉으로 증상이 드러나지 않고 질환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허벅지나 종아리 통증 이외에도 발바닥이나 발뒤꿈치 등에서 발생하는 통증 역시 하지정맥류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 다리부종, 무게감, 저림 등 하지정맥류 증상은 낮보다 밤에 더 심해지기 때문에 이에 대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정맥류는 진행성질환의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 지속적으로 증상이 악화되어 혈전이나 궤양, 심부정맥혈전증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하지정맥류의 진단은 혈관 초음파를 이용해 이뤄지며 정밀 진단 이후에는 개개인의 증상에 적합한 맞춤형 치료가 진행된다. 하지정맥류 초기의 경우 혈관경화요법과 하지정맥류 전용 압박스타킹 착용 등의 보존요법과 같은 비교적 간단한 시술만으로도 증상의 호전이 가능하다.

혈관경화요법은 정맥 내에 혈관 경화제를 주사해 혈관을 서서히 체내로 흡수시키는 방법이다. 약물 주입 후에는 의료용 압박스타킹 착용으로 약 3주간 압박 상태 유지가 필요하다. 다만 하지정맥류가 일정 수준 이상 진행된 상태라면 수술 치료가 불가피하다.

수술 치료의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정맥 내 레이저수술이 있다. 정맥 내 레이저수술은 광섬유를 문제 혈관에 삽입해 레이저를 쏘아 원인정맥을 폐쇄하는 방법이다. 정맥 혈관 내에 머리카락 굵기보다 조금 더 굵은 광섬유를 넣어 레이저를 쏘아주면 혈관 내막이 손상을 입어 정맥 굵기가 줄어드는데 이후 시일이 지나면서 완전히 폐쇄되어 혈액의 역류를 막을 수 있다.

이 밖에도 기존 수술의 단점을 보완한 베나실, 클라리베인도 있다. 베나실은 문제혈관에 생체접착제를 주입해 혈관을 폐쇄하며, 클라리베인은 정맥 내벽에 물리적 자극을 유발한 뒤 역류가 발생한 문제 혈관에 STS(sodium tetradecyl sulfate)를 주입하는 방법이다. 이 수술법들은 기존의 레이저와 고주파수술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열 손상 가능성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정맥류 발병에는 유전이나 노화 같이 불가항력적인 요인도 있지만 최근들어 오랫동안 앉아있거나 꽉 끼는 하의를 착용하는 등 생활습관에 의한 발병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따라서 평소 다리 정맥에 무리를 주는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하지정맥류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글: 센트럴흉부외과의원 김승진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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