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 사퇴'로 내년 4월 7일 보선 비용 150억~300억원 추산...
추경 확보할 수 있나? 시민 혈세 이렇게 낭비해도 되나? 불만 여론에 난감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22일 부산 경찰청에서 소환 조사를 마친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 제공=연합뉴스>
▲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22일 부산 경찰청에서 소환 조사를 마친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 제공=연합뉴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성추행 사건으로 사퇴하면서 2021년 4월 7일 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됐다. 하지만 부산시장 보선에 150~300억원이라는 막대한 선거비용이 투입될 전망이다.

2022년 6월 치러질 제8회 전국동시 지방선거를 1년여 앞두고 실시되는 보궐선거여서 임기 1년짜리 새 시장을 뽑는데 '이렇게 시민혈세를 쏟아부어도 되느냐'는 불만 여론이 인다. 

2021년 4월 7일 실시될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150억~300억원 정도 선거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사퇴 등의 사유로 시도지사·광역 단체장 등의 자리가 비게 되면 매년 4월 첫 번째 수요일에 보궐선거가 열린다.
  
공직선거법상(277조 선거관리경비) 대통령과 국회의원 선거 비용은 국가가 부담하지만, 지방선거는 자치단체가 비용을 부담하게 돼 부산시가 선거비용을 마련해야 한다.

부산시 관계자는 "오 시장의 성추행 사퇴가 없었다면 보궐선거에 거액의 선거비용이 들지 않을 텐데... 시민 입장에서 보면 한마디로 헛돈을 쓰는 거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규정에 따라 보궐선거 관리를 위해 선거관리위원회가 집행할 예산을 오는 11월 7일까지 선관위에 선납해야 한다.

선관위가 집행하는 선거비용은 선거일 6개월 전까지 선관위에 납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이를 위해 오는 7월에 3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선거비용을 확보해야 한다. 

부산시는 2018년 6월 치러진 제7회 전국동시 지방선거에서 선관위 집행분 131억원과 자체 집행분 등 총 196억원의 선거비용을 썼다. 이는 사전투표소와 본 투표소·개표소 설치·운영 등에 들어간 예산이다.
실제 지난 4월 15일 치러진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사전투표소 205개소, 본 투표소 912개소, 개표소 16개소를 설치하고 투·개표소 운영에 1만4100여명의 인력을 동원했다.  
  
부산시는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도 단체장·의원 등을 뽑은 2018년 6월 제7회 동시 지방선거 때와 비슷한 규모의 투·개표소 운영과 인력을 동원해야 할 것으로 예상한다. 여기에다 물가·인건비 상승을 고려하면 최소한 150억원 이상 들 것이라 보지만, 실제 부산시 선관위는 지난 7회 지방선거 당시 부산시에서 131억원, 16개 구·군에서 164억원, 교육청에서 100억원 등 총 395억원의 선거관리비용을 지원받아 집행했다.

또한 오 전 시장이 당선되면서 100% 보전받은 선거비용 11억3800만원을 반환받을 방법도 없다. 공직선거법 263~265조 규정에 따라 선출직 공직자가 공직선거법을 위반해 당선 무효가 될 경우 보전받은 선거비용을 반환해야 한다고 돼 있기 때문이다. 이는 성추행범죄는 선거범죄가 아니어서 오 전 시장은 보전받은 선거비용을 반환할 의무가 없다는 뜻이다.

법무법인 공증까지 받은 채로 세상에 공개된 '기이한 성추행 사건'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는 발빠른 사과와 이인영 전 원내대표의 "피해자와 부산시민,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며 고개를 숙였고, 민주당 윤리심판원은 지난달 27일 오 전 시장의 제명을 의결했지만, 부산지역 정가에서는 '그렇게 끝내도 되는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물론 미래통합당은 민주당 당헌 96조 2항에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 선거를 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를 추천하지 않는다는 당규를 내세워 민주당이 보궐선거에 후보를 공천하지 말아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서도 무공천 뒤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무소속 부산시장 후보로 출마시키자는 눈치 빠른 계산도 등장했다.

지역 정치권의 한 인사는 "오 전 시장은 2004년에 부산시장에 첫 도전을 해서 3전 4기로 2018년에 최초의 민주계 인사로 시장이 된 인물이다"며 개인적으로 만감이 교차한다면서 "하지만 코로나팬데믹으로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시민의 혈세를 낭비하지 않기를 바라지만... 시민에 대한 공복의식이 너무 부족하다. 시정의 대대적인 혁신과 부산의 미래를 새로운 차원에서 모색해야 하지 않을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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