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고발자 “제보자 흠집 내기에 나선 것”
김대월 학예실장 “할머니 침대에서 떨어졌는데 병원 안 보내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시설인 '나눔의 집'의 후원금 운용 문제를 놓고 논란이 이어지며 법인 측이 내부 고발자를 업무에서 배제하려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등 내부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25일 오전 경기도 광주시 나눔의 집에 돌아가신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흉상이 세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시설인 '나눔의 집'의 후원금 운용 문제를 놓고 논란이 이어지며 법인 측이 내부 고발자를 업무에서 배제하려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등 내부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25일 오전 경기도 광주시 나눔의 집에 돌아가신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흉상이 세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송희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시설인 ‘나눔의 집’의 후원금 운용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내부 고발한 직원과 하지 않은 직원 간 갈등이 격화돼 급기야 밤사이 경찰까지 출동하는 일이 빚어졌다. 

25일 경찰과 나눔의 집 관계자 등의 말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15분께 내부고발 직원 일부와 고발에 참여하지 않은 조리사, 요양보호사 간 언쟁이 발생했다. 

나눔의 집 측 법률대리인인 양태정 변호사는 내부 고발자 일부가 자신들의 입장과 반대되는 인터뷰를 한 조리사와 요양보호사에게 24일 공개 사과를 요구하며 무릎을 꿇리고 협박했다고 밝혔다. 

사건의 전말은 조리사가 내부고발 직원에게 반말 등을 했고, 이에 대한 사과 요구 과정에 결국 조리사는 무릎을 꿇었고, 조리사가 사건 발생 3시간 만에 나눔의 집을 빠져나와 밤 9시 40분쯤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나눔의 집 운영진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24일 밤 내부 고발자들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간병하는 조리사(50대 후반)와 요양보호사(60대 후반)를 불러, 자신들에게 반말한 적이 있다는 이유를 들어 30분간 폭언과 협박을 했다”면서 “극도의 공포를 느낀 조리사는 무릎 꿇고 사과했고 요양보호사도 용서를 구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당시 갈등이 격화되는 모습을 위안부 할머니는 물론 할머니의 가족도 현장에서 상황을 지켜본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 고발자로 알려진 김대월 나눔의 집 학예실장은 25일 언론 인터뷰에서 “할머니가 침대에서 떨어졌는데 병원을 못 가게 한다든지, 낙상사고의 원인이 된 침대 교체를 거부한다든지, 할머니 짐을 그냥 밖에다 빼놔서 비를 맞게 한다”고 증언했다. 

김 학예실장 등 나눔의 집 직원 7명은 2019년 3월부터 내부에서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왔다. 후원금 문제 외에도 내부 비위가 상당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인 내부감사도 받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문제없음’이었다. 이들은 지자체가 나눔의집 운영에 대해 문제를 지적할 기회가 여러 번 있었음에도 사실상 방관해왔다고 판단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서도 오히려 조리사가 CCTV를 의식해 먼저 무릎을 꿇은 것으로 보이고, 나눔의 집 측에서도 곧바로 보도자료를 내는 등 ‘제보자 흠집 내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반면 나눔의 집 측에서 내부 고발자들이 할머니들을 감금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매일 운동과 나들이를 함께 할 뿐 아니라 모든 공간에는 어떤 직원이든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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