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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선 칼럼] 미래통합당이 민경욱을 대하는 태도

모호한 태도 버리고 제명이라도 시켜야 할 일

 

아주 오래 전 MBC뉴스데스크 생방송 도중에 한 남자가 스튜디오에 난입해서 대형 방송사고를 낸 일이 있었다. 그때 침입자는 마이크에 대고 "내 귀에 도청장치가 있다"고 말했다. 그 황당했던 장면이 떠오르는 것은 미래통합당 민경욱 의원 때문이다. 그만큼 황당무계한 얘기가 민 의원의 입을 통해 계속 나오고 있다.

민 의원은 지난4.15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후보로 인천 연수을에 출마해 낙선한 뒤 연일 부정선거 주장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여야 후보 관계없이 관내 사전투표와 관외 사전투표 비율이 동일하게 나타난 현상은 전국 여러 곳에서 발견되고 있다"며 부정선거 주장을 내놓기 시작했다. 그는 4.15 총선이 "QR코드를 사용한 불법선거였다"며 "QR코드에 담긴 500만명의 성명, 주민번호, 주소, 전화번호, 이메일, 등록기준지, 전과, 병역, 학력, 납세, 교육경력, 재산 등을 사용한 의혹도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민 의원은 이달 11일에는 '세상이 뒤집어질 증거'를 공개하겠다며 "서울 서초을 선거 투표지가 놀랍게도 경기 분당을에서 발견됐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투표 관리관의 날인 없이, 기표가 되지 않은 채 무더기로 발견된 비례대표 투표용지가 있다”며 자신이 입수했다는 사전투표용 투표지들을 공개했다. 이어 지난 19일에는 “선관위 내부사정에 정통한 컴퓨터 전문가의 제보로 총선에 사용된 투표지 분류기에 통신장비와 QR 코드를 읽을 수 있는 스펙트럼 센서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냈다”고 주장했다. 투표지 분류기가 선관위 메인 서버와 통신했다고도 했다. 이 과정에서 투표 결과가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21일에는 "경기도의 한 우체국 인근에서 기표를 마친 투표용지가 파쇄된 채 발견됐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또 다른 ‘전산조작 의혹’도 있다고 주장했다. 민 의원에 따르면, "부정선거를 획책한 프로그래머는 자기만 아는 표식을 무수한 숫자들의 조합에 흩뿌려 놓았다. 그걸 알아냈다"고 했다. 이어 "프로그래머가 자기만 알아볼 수 있게 배열한 숫자의 배열을 찾아내 2진법으로 푼 뒤 앞에 0을 붙여서 문자로 변환시켰더니 'FOLLOW THE PARTY(그 당을 따르라)'라는 구호가 나왔다"고 했다. 더 기발한 것은 중국 공산당의 구호가 '영원히 당과 함께 가자'라며, "중국과 내통해 희대의 선거부정을 저지른 문재인은 즉각 물러나라"고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급기야 중국이 부정선거에 개입했다는 황당무계한 주장까지 한 것이다.

민 의원의 잇따른 부정선거 주장에 대해 중앙선관위는 일일이 반박 설명을 하거나 민 의원에게 탈취된 투표용지의 입수 경위를 밝힐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결국 민 의원은 선관위원들을 공직선거법 위반,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고, 선관위는 민 의원이 제시한 투표용지가 '구리시에서 유출된 투표용지와 같다'며 검찰에 고발하여 맞고발 대결이 벌어지는 상황이 되었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전개되고 있는데도 미래통합당은 아직까지 공식적인 입장 한번 내놓지 않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유튜버에 영혼을 위탁한 정치인”(이준석 최고위원), “환상을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김세연 의원)는 등의 비판이 나오곤 했지만, 당 차원에서는 지극히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부정선거 주장에 가세했다가는 여론의 역풍을 맞는다는 것을 뻔히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부정선거가 아니라고 선을 그어주고 싶지는 않은 어정쩡한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은 민 의원에 대한 자제 촉구가 아닌, 선관위에 대한 불신을 표하는 입장을 내놓아 결과적으로 교묘하게 민 의원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조수진 미래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민경욱 의원이 흔든 비례투표 용지 6장이 선거관리위원회의 신뢰도를 강타했다"면서 "4·15 부정선거 의혹과 관련한 논란이 끊이질 않는다, 선관위는 사력을 다해 투표용지 분실 사건의 미스터리를 풀어내야 한다”고 선관위를 압박하는 적반하장의 입장을 밝혔다. 미래통합당은 미래한국당의 이런 입장과 생각을 같이 하는지 밝혀야 한다.

21대 총선에서 참패한 미래통합당은 비대위를 출범시켜 당의 혁신과 재건에 나서겟다고 한다. 그런데 자기 당 의원에 의해 발신되고 있는 부정선거 주장에 대해서는 모호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통합당이 진심으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한다면, 구름잡는 혁신 얘기를 하기 이전에 민 의원의 황당한 주장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하는 일부터 해야 할 일이다. 그의 자제를 요구하고, 그에 불응하면 제명이라도 하여 당의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자신들이 상식을 가진 정당임을 알리는데 그만한 카드도 없을 것이다. 만약 통합당이 민 의원을 제명이라도 한다면 계속 하락하는 당 지지율이 2% 정도는 오를 것이다. 그것이 지금 민경욱발 부정선거 주장을 대하는 민심이다.

 

※ 외부 필자의 기고는 <폴리뉴스>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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