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가치 하락과 부동산 가격 변화로 시세 결정”
“윤미향 부친에 센터 관리 맡기고 7580만원 지급”
통합당, 연일 맹폭...민주당은 ‘신중’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인권재단 사람에서 기부금 관련 논란에 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인권재단 사람에서 기부금 관련 논란에 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지혜 기자]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16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한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이하 힐링 센터)’ 관련 의혹에 해명하고 사과했다.

최근 정의연의 힐링센터에 할머니들이 거주하지 않았으며, 센터를 펜션처럼 활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초 7억 5000만원에 매입한 쉼터를 절반 가격인 4억 2000만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헐값 매각’ 의혹도 받았다. 또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당선인의 아버지가 쉼터 관리를 맡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을 받기도 했다.

경기도 안성시에 위치해 있는 힐링센터는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이 건립했다. 현대중공업이 2012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10억원을 지정기부했고, 이 중 7억 5000만원으로 토지와 건물을 매입했다. 인테리어 비용으로 추가 1억원 가량이 들었다. 

정의연은 16일 입장문을 통해 “수요시위 참가, 증언활동 등 할머니들의 활동이 지속되고 있어 사실상 안성에 상시 거주가 어려웠다”며 “기타 사업 또한 사무처 인력으로 진행하기 어려워 목적에 따른 운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해 모금회와 협의를 통해 사업중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16년 이후부터 매각이 본격적으로 추진되어 현재 반납절차가 이루어지고 있다”며 “주변 부동산 가격 하락 등의 요인으로 매각이 이루어지지 않던 중, 2020년 4월 23일에서야 매매를 위한 계약체결이 이루어지고 이를 모금회에 유선으로 보고했다”고 덧붙였다.

정의연 측은 “힐링센터 건물(신축) 매입은 당시 형성된 시세대로 구입했다”며 “오랫동안 주변 부동산업소 등에 건물을 내놓았으나 매매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시간이 흐르면서 건물가치의 하락과 주변 부동산 가격의 변화로 현재의 시세로 결정됐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점, 결과적으로 기부금에 손실이 발생하게 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다만 힐링센터가 외부기관의 수련회 시설처럼 이용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힐링센터는 할머니들의 쉼과 치유라는 주목적 이외에, 일본군‘위안부’의 문제를 알리고 인권과 평화가치 확산을 위한 미래세대의 교육과 활동지원의 공간이기도 했다”고 해명했다.

정의연이 밝힌 힐링센터의 장기 활용방안에는 “중고생을 포함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일본군‘위안부’문제까지 아우르는 평화 관련 단기 워크숍을 개발하고 힐링센터에서 진행할 수 있도록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윤 당선인의 아버지가 힐링센터 관리인을 맡았다는 비판에는 “친인척을 관리인으로 지정한 점은 사려 깊지 못했다고 생각하며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정의연은 “힐링센터에는 사람이 상주하지 않아 관리 소홀의 우려가 있었다”며 “건물의 일상적 관리를 위해 교회 사택 관리사 경험이 있던 윤미향 전 정대협대표의 부친께 건물관리 요청을 드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미향 전 대표의 부친은 부득이 근무하던 식품공장을 그만두고 힐링센터 뒷마당 한 켠에 마련된 작은 컨테이너 공간에 머물며 수원에 있는 본인의 집을 오가며 최근까지 성실하게 건물관리를 맡아주셨다”며 “주・야간 경비와 건물관리, 청소는 물론 시설수리, 정원관리 등을 모두 도맡아 주셨다”고 말했다.

정의연에 따르면 윤 당선인 부친은 이에 관리비와 인건비 명목으로 2014년 1월부터 2018년 6월까지 기본급과 수당을 합해 월 120만원을 받았고, 이후 사업운영이 저조해지기 시작한 2018년 7월부터 2020년 4월까지 관리비 명목으로 월 50만원을 받았다. 이를 모두 합치면 총 7580만원이다. 

통합당, 연일 의혹 맹폭

미래통합당은 윤 당선인과 정의연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황규환 통합당 부대변인은 16일 구두 논평에서 “할머니들을 위해 써달라는 기부금으로 산 쉼터를 '평화와 치유'란 그럴듯한 이름만 걸어두고는 펜션으로 운영했다”며 “까도 까도 계속되는 의혹이 조국을 생각나게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곽상도 통합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토부 실거래 조회 자료를 올리며 “누구에게 쉼터를 헐값에 팔았는지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고 헐값 매각 의혹을 조준했다.

곽 의원은 17일에도 페이스북에 “정대협·정의연을 이용한 윤미향 당선자의 개인 비리에 대해 엄정한 수사가 답”이라며 “정대협·정의연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 도와준다며 후원금을 거두고 정부 보조금도 받았다. 그러고서 정작 할머니들은 쥐꼬리만큼 도와주고, 뒤에서 잇속을 챙겨간 인간들이다. 응분의 대가를 치뤄야 한다”고 비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사실관계 확인이 먼저’라며 지나친 정치 공세를 경계하고 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의연 기부금 관련 논란은 사실관계를 확인하면 된다. 행정안전부에서도 기부금 출납부를 제출받아 확인하기로 했다”며 “기부금 논란으로 지난 30년간 역사와 정의를 바로세우기 위해 헌신해온 정의연의 활동이 부정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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