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유가족의 마음 인지 못한 저의 수양부족...비판 아프게 받아들여”
장제원 “이낙연, 머리만 있고 가슴은 없는 정치의 전형... 등골 오싹”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이천 물류창고 화재 사고자들의 빈소에 조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이천 물류창고 화재 사고자들의 빈소에 조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권규홍 기자] 이낙연 전 국무총리(더불어민주당, 서울 종로구 당선인)가 최근 경기도 이천 물류창고 화재 사고자들의 빈소를 찾아 발언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자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사과 했다.

6일 이 전 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 간담회에 참석한 뒤 최근 이 같은 논란이 일어난 것에 대해 “유가족의 슬픔과 분노를 아프도록 이해한다. 그러한 유가족 마음에 제 아픈 생각이 다다를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것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것은 저의 수양부족이다”라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유가족과 당국의 협의가 유가족의 뜻을 최대한 반영하면서 빨리 마무리되기를 바란다”며 “이번 같은 불행이 반복되지 않도록 법과제도를 개선하는데 저도 민주당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 전 총리는 최근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이 자신에게 ‘등골이 오싹했다’고 비판한 것을 두고 “장 의원을 비롯한 여러분의 저에 대한 비판은 아프게 받아들인다. 좋은 충고를 해주신데 대해 감사하다”고 답했다.

이 전 총리는 지난 5일 이천 물류창고 화재 희생자들의 빈소를 찾았다. 조문을 하던 도중 이 전 총리는 한 유가족이 “이번 기회에 법을 바꿔야 한다. 의원님이시지 않냐”고 하자 “여러분의 안타까운 말씀은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제가 지금 총리직을 떠났고 현직에 있지 않아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게 아니다”며 “책임이 있는 사람이 아님에도 자기가 뭔가를 하겠다고 하는 건 맞지 않는다. 21대 국회의원 임기는 5월 30일에 시작된다. 지금은 국회의원이 아니고 한 조문객으로 왔다”고 답했다.

그러자 흥분한 유가족들이 “고위공직자 분들이 오기만 하고 똑같은 의견만 말한다. 대안을 갖고 오지 않는다”고 항의했고, 이 전 총리는 “유가족 심정은 이해한다. 정부에 충분히 뜻을 잘 전달하겠다”고 형식적으로 답해 유가족에게 사려 깊지 못한 언행이었다는 정치계의 비판을 받았다.

이 전 총리의 이 같은 대응이 알려지자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은 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총리를 비판했다.

장 의원은 “이것이 문재인 정권의 직전 총리이자, 4선 국회의원, 전직 전남도지사, 21대 국회의원 당선자, 차기대통령 선호도 1위이신 분이 가족을 잃고 울부짖는 유가족과 나눈 대화라니 등골이 오싹하다”며 “머리만 있고 가슴은 없는 정치의 전형을 본다. 이성만 있고 눈물은 없는 정치의 진수를 본다. 과거 세월호 장례식장, 4·3 희생자 추념식에서의 눈물은 총리였기 때문에 흘린 눈물이었나”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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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정우식 민생당 대변인 역시 논평을 통해 “한마디로 정리하면 이낙연 당선자의 알맹이 없는 조문으로 유가족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준 것이다”며 “이 당선자가 유가족들에게 대응한 처사는 적절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마치 국무총리 재직 시절 야당 의원과의 대정부 질의에서 촌철살인의 논리적 답변을 한 것으로 느껴진다”며 “그동안 희생자 유가족을 위로한다고 여야 유력 인사들이 유가족들을 희망고문 했는지 여실히 드러났다. 조문이 정치인들의 이미지 제고 수단으로 의심받기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6일 유상진 정의당 대변인 역시 성명을 통해 “어제 이 전 총리가 이천 물류창고 화재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 조문을 왔다가 회피하는 발언으로 뭇매를 맞았다”며 “정치권의 불신이 좌초한 결과다. 기업살인법이라 불리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국회에서 발의되었음에도 이를 국회와 정부가 방치해 왔고 산업재해 참사가 매번 일어날 때마다 정치인들은 말로만 약속을 하고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 이 전 총리는 억울해 할 것이 아니다. 유족들의 아픔과 억울하게 죽은 노동자들을 위해 21대 국회에서 여당으로서 반드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통과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다짐하고 약속하기를 바란다”고 잇달아 비판했다.

한편 이날 이 전 총리가 사과의 뜻을 밝히자 장 의원은 다시 페이스북을 통해 “제 고언에 감사를 표한 이 전 총리님의 모습에 대인의 풍모를 느낀다”며 “정치인의 무게감에 따라 국민들의 기대치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많은 국민들은 이 전 총리께서 이루 말할 수 없는 슬픔에 빠져 통곡하고 있는 유족들의 마음을 진심으로 헤아리는 따뜻한 모습을 기대했을 것이다. 21대 국회에서 뵙겠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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