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내 면역체계의 교란과 스트레스, 각종 독소로 인해 피부에 만성적 염증을 보이는 질환이 있다. 그 중 지루성피부염은 인체 내 다양한 부위에서 발병하며, 피지선 활동이 많은 두피와 안면 등에서 호발하는 질환으로서 잦은 재발과 치료의 어려움으로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으로 분류된다. 여성보다는 남성에게 더 흔하게 발병하며 지성 피부와도 관련이 있으나, 건성 피부를 가진 사람에게도 나타날 가능성이 없진 않다.

지루성 피부염이 주로 생기는 피지선이 많은 부위는 두피, T-zone, 눈썹, 배꼽, 등이다. 지루성 피부염의 서양 의학적인 원인에 대해 여러 가설이 제시되고 있으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진 바 없다. 다만 병명에서 알 수 있듯 여러 가지 자극요인에 의해 피지가 과다하게 분비되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고운결 한의원에서 실시한 ’지루성피부염 환자에 관한 140례의 임상 특성 연구‘ 논문 자료에 따르면, 환자의 주된 연령층은 20-30대로 나타났다. 이들의 지루성 피부염은 유전적 요인에 의한 발현보다 환경, 식습관 등의 후천적 요인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고, 계절적 영향에 따른 질환 발현은 ‘계절에 별 상관 없이 발현한다’는 환자의 비율이 48.6%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 다음이 겨울(33.6%), 여름(29.3%), 환절기(25.7%) 순이다. 또, 이 조사에서 지루성피부염은 가족력과도 별 관계가 없으며, 발병 부위는 얼굴이 87.9%, 두피가 36.4%로 얼굴 부위에 나타나는 환자의 비율이 2배 이상 높았고, 결론적으로 지루성피부염은 계절이나 유전적 요인보다는 후천적 요인과 습관에 의해 젊은 층에 많이 나타나는 고질적 피부질환이다.

환자마다 체질적 특성이 다르고, 질환과 관련된 생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병하므로 진단과 체질 감별, 복진, 설진, 맥진을 통해 원인을 정확하게 밝혀내는 것부터가 지루성 피부염 치료의 올바른 시작이다.

환자의 임상 사례를 통해 다음과 같이 지루성 피부염 환자의 증상과 특징, 생활 중 악화 요인은 다음과 같다.

■지루성 피부염의 가장 가벼운 증상은 비듬, 각질, 마른버짐이다. 피부가 건조해지면서 반면 기름지고 끈끈한 느낌과 함께 비늘처럼 살이 벗겨지고 가렵다면 지루성 피부염이 이미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지루성 피부염은 전신으로 올 수도 있으나 흔히 한 부위에 국한되어 제한적으로 발생한다. 얼굴에서는 흔히 미간, 코와 입술 사이의 주름 부위, 콧방울의 붉은 병변과 노란 인설이 나타난다. 눈꺼풀, 눈 밑, 눈썹 부위가 붉어지고 충혈이 잘 된다. 지루성 피부염의 병변 중 귓바퀴, 귀 뒤에 각질이 발생하는 것이 매우 특징적이다. 지루성 피부염 환자의 얼굴은 흡사 술을 마신 것처럼 울긋불긋한 홍조를 띠며, 이렇게 얼굴과 두피 증상 없이 다른 부위에만 증상이 있다면 다른 피부질환일 가능성도 있다.

■ 흔히 지루성피부염과 혼동되는 여드름은 면포(여드름 씨)가 있지만, 지루성 피부염은 농만 존재할 뿐 씨는 발견되지 않는다. 따라서 짜기 위해서 염증에 손을 대는 것은 좋지 않다. 지루성피부염에 흔히 안면홍조, 한포진 등이 동반된다.

■ 지루성피부염은 안면홍조. 얼굴 아토피. 안면 다한증처럼 사회생활에서 불필요한 관심과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정신적으로 힘든 질환이다. 특히 얼굴 부위는 일상의 사소한 습관이나 기후 변화 및 화장품의 사용, 열 자극 등에 매우 예민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한 예민함과 스트레스가 반대로 질환의 악화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에, 치료 과정 중 피부에 자극 없이 관리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 피부조직은 28일 주기로 표피의 각질층이 사라지고 진피에서 새로운 피부 세포가 끊임없이 재생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지루성피부염 치료는 궁극적으로 피부 세포가 건강하게 재생되는 구조를 정상화하는 것이다. 많은 환자가 화장품이나 붉은 기운, 각질을 없애는 시술 등을 통해 증상만 가리려다 악화되는 경우가 많은데, 오히려 화장이나 시술은 피부를 더 민감하게 하는 자극요인이니 유의해야 한다. 또, 단순히 피지 조절제를 복용하여 피지를 억제하는 방법으로는 유수분 밸런스만 악화될 뿐 만성적 염증에서 벗어날 수 없다. 특히 레이저 치료를 많이 받았던 환자들의 경우 피부가 아주 얇아져 있고 민감하여 더 많은 치료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다.

■ 가장 큰 악화요인은 주로 음주, 정신적 스트레스 상황이나 육체적으로 매우 피로한 상황으로서, 자기 관리가 매우 중요한 질환이다. 최근 과로와 스트레스, 운동 부족, 서구화된 식습관 등이 원인이 되어 지루성피부염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밤 10-11시부터는 충분히 쉬어주고 푹 자는 것이 좋다.

지루성피부염 환자의 정상적 피부 세포 재생을 위해서는, 상부로 몰린 열이 전신에 고루 순환되고, 산소와 영양분을 세포에 공급하는 모세혈관의 혈액순환 체계 문제 해결이 이루어져야 한다. 만성적 피부질환은 내장기를 비롯한 인체의 전반적인 문제라는 것이 한의학적 관점이다. 피부는 현재 내부 장기의 건강 상태를 알려주는 거울이자 지표다. 소중한 내장기관을 감싸 보호하는 1차적 방어막이자 면역기관으로, 피부 치료는 단순히 미용적 문제가 아니라 몸 전체를 보호한다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진피층 모세혈관의 혈액순환, 독소 배출, 영양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면 피부세포 재생주기에 따라 1-2달 내에도 깨끗해질 수 있으니 방치하지 말고 치료하기 바란다.

지루성피부염은 서서히 진행되므로 증상이 약할 땐 스테로이드 연고로 증상을 억제가 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치료가 잘 되는 초기를 놓치고 만성화되는 환자가 많다. 그러므로 가급적 증상이 의심되면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글 : 고운결 한의원 수원점 최고은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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