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 
▲ <사진=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 

[폴리뉴스 이은주 기자] 코로나19 증시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용어가 생길 정도로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열기가 높았다. 이들이 한국의 대표 우량주인 삼성전자 매수에 집중했다는 보도가 잦았지만, 실제로 개미들이 가장 많이 매매한 상품은 ‘코스피 지수를 추종하는 ETF’였다. 증권가에선 코로나19가 낳은 하락장에 대거 유입된 개인 투자자들을 ‘새로운 부족’이라고 지칭하면서, 투자에 대한 학습 열기로 한국 주식 시장에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2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분기 예탁원을 통한 일평균 증권 결제대금이 28조8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7.5%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보다 27% 늘어난 것으로, 이처럼 거래·결제대금이 크게 늘어난 것은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으로 불리는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시장 참여가 대거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동학 개미들은 코로나 사태 이후 외국인들의 대규모 매도로 급락하던 국내 증시를 떠받친 일등 공신으로 평가된다. 변동성이 큰 시기에도 대규모 물량을 받아내면서 증시 하락을 방어했다. 결국 글로벌 증시가 주요국들의 부양책으러 안정세로 전환되면서 이들은 일부 차익 실현을 하게 됐다. 30거래일 순매도 행전을 벌이던 외국인도 29일  매수로 전환한 가은데 전날까지 순매수 기조를 이어온 개인은 이날 4830억원어치를 순매도 했다. 

폭락장이 형성되면서 주식 시장에 신규 진입한 개인 투자자들은 우량주 매수에 집중했다. 연초 이후 거래금액 1위는 삼성전자가 아닌 코스피 추종 ETF가 거래금액 1위였다. 강봉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 새로운 부족의 거래 상위 종목에 대해 시중에는 개인들의 삼성전자 매매가 주목받았지만 실제로는 코스피 인버스 레버리지(지수 하락에 투자)와 코스피 레버리지 ETF가 거래금액 1,2위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ETF의 장점인 거래세 면제를 활용해 개인들이 패시브한 상품을 거래하면서 이익 실현에 나섰다. 코스피는 최근 한 달 남짓한 기간 코로나 사태 이후 떨어진 낙폭의 절반 이상을 빠르게 만회했다.

강 연구원은 “거래 상위 종목에 셀트리온 등 건강관리 업종이 4종목이나 포함된 점도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외국인이 많이 산 종목이기도 하다. 외국인 순매수 1,2위 종목인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각각 49.29%, 60.66% 상승해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외국인은 코로나 국면에서 치료제 생산에 대한 기대감으로 성장이 점쳐진 바이오주에 투자해 수익률을 거뒀는데, ‘동학개미’역시 셀트리온 등 매수를 통해 이익을 실현한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부족’으로 떠오른 개인 투자자들이 보이는 패턴이 과거와는 달리 종목 중심 투자를 탈피한 측면이 있어 과거에 비해 ‘발전적’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 연구원은 “단기 과잉매매나 소수 종목 집중 투자 패턴 등은 극복해야할 과제지만 ETF, 해외투자,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 방식은 과거에 비해 발전적이다. 뉴미디어를 활용해 학습 여릭가 상당한 이들이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개인 투자자들이 투기성 상품에 ‘묻지마식 투자’를 하는 사례도 늘고 있어 피해 우려도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원유 투자다. 높은 괴리율과 함께 투기성 성격이 높은 투자상품으로 인해 금융당국등이 잇달아 투자 위험 경고를 냈지만 그 이후에도 개인 투자자들의 거래는 이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감원이 27일 일부 원유 ETN에 대해 ‘위험’ 등급 소비자 경보를 발령한 다음날인 지난 10일부터 지난 24일까지 개인 투자자는 유가상승에 베팅하는 ETN과 ETF를 총 1조3649억원을 매수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8일 이른바 '동학개미'나 원유선물 상장지수증권(ETN) 등으로 상징되는 저금리 유동자금이 금융 시스템상에서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