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선물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ETN ‘인버스’ 초강세
뉴욕에선 ‘돈 주고 WTI 팔 권리’도 거래 시작

 

로스앤젤레스(LA) 앞바다에 떠있는 초대형 유조선 <사진=연합뉴스> 
▲ 로스앤젤레스(LA) 앞바다에 떠있는 초대형 유조선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은주 기자] 원유 수요가 급감하는 반면 공급 과잉이 심화되면서 유가 폭락세가 4일 만에 되살아났다. 이에 따라 원유 재고가 가파르게 늘어나면서 뉴욕 시장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돈 주고 WTI를 팔 권리’가 거래되기도 했다. 28일 국내 증시에서는 원유 선물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상장지수증권(ETN)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28일 국내 증시에서 원유 선물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상장지수증권(ETN)이 강세다. 28일 오전 11시 5분 기준 현재 주식시장에서 'QV 인버스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는 전 거래일보다 54.77% 뛰어오른 1만8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삼성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54.77%)과 '신한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H)'(26.71%) 역시 급등했다.

지난주 한때 ‘마이너스 유가’를 기록하며 사흘 연속 급반등했던 유가가 다시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원유를 기초자산으로 하락할수록 이익이 늘어나는 구조의 파생상품에 투심이 쏠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24.6%(4.16달러) 내린 12.7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OPEC+가 마련한 감산안이 이번주 금요일(5월1일)부터 발효되고, 가동을 중단하는 미국 셰일업체들이 나타나고 있지만 원유 재고가 넘치면서 ‘저장공간’마저 부족한 상황에서 폭락이 재연된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24일 보고서를 통해 향후 3주 동안 원유저장고가 조만간가득 찰 것이라고 분석했다.

원유의 하락장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원유 수요를 넘어서는 물량이 넘치면서 미국 로스엔젤레스 앞바다에는 원유를 채운 20여척의 초대형 유조선이 정박한 상태다. 이에 따라 골드만삭스는 “원유 저장공간이 부족할 경우 시추업체들은 수요 감소분만큼의 공급을 결국 중단해야 한다. 이에 따라 공급이 수요와 균형을 이룰 때까지 유가가 급락하는 등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여전하다”고 봤다.

뉴욕시장에서는 행사가격이 마이너스 50센트인 서부텍사스원유(WTI) 풋옵션 6월물이 거래되기도 했다. 즉, 돈을 주고 WTI를 팔 권리를 매수‧매도할 수 있는 권리가 시장에서 처음 거래된 것이다. 원유 보관 공간마저 부족해지면서, 돈을 주고서라도 원유를 팔아야 하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러한 계약은 12차례 이루어졌다. 만일 0.5달러 아래로 유가가 떨어지면 풋옵션 매수자는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이는 22일부터 ‘마이너스 가격의 옵션 상장’이 허용된 이후의 첫 거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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