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을 선거, 정책과 공약 대결로 정석 진행
길거리 민심, ‘정당’보다는 ‘인물’, ‘정책’ 경향
김한정 “코로나 경제 여파 심각…비상 경제대책 필요”
김용식 “법조인 많은 당에서 자영업자 목소리 내겠다”

남양주을에서 펼쳐지고 있는 ‘초선’ 김한정 후보와 ‘30대 초반 신인’ 김용식 후보 간의 대결은 공개 여론조사 한 번 발표되지 않았을 정도로 깜깜이 상태다. 그러나 상대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보다는 지역 발전 정책과 공약으로 승부를 보는 건전하고 정석적인 선거전이 펼쳐지고 있어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둘 간의 정책 경쟁이 치열한 교통 공약의 경우, 지하철에 중점을 두는 김한정 후보는 지하철 4호선(진접선)의 21년 5월 정식 개통과, 8호선의 3년 내 완공, 4호선과 8호선의 별내역 연결 사업 완료 및 9호선 연장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버스 노선 전면 개편과 광역버스 증차도 약속했다.

김용식 후보의 경우 현재 진행 중인 지하철 사업들을 점검하고 빠르게 완료할 것과 4호선과 8호선을 별내중앙역에서 연결하겠다고 공약했으며, 경춘선의 운행시간을 단축할 것이며 수도권 각 대학을 연결하는 셔틀버스 운행과 종합환승센터 및 고속터미널 신설을 약속했다.

이에 ‘폴리뉴스’는 경기도 남양주을 지역에 직접 찾아가 김한정‧김용식 후보의 유세 현장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지역 민심을 물었다. 나이가 24세 차이가 나는 두 후보는 각각 ‘폴리뉴스’와의 만남에서 서로 “토론회는 내가 이겼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사전투표가 종료되고 여론조사 공표금지기간인 현재까지 언론에 공표된 둘 간의 맞대결 여론조사는 없다.

길거리 민심으로는 감 잡기 어려운 선거

남양주을의 경우, 다른 지역구들에 비해 인구통계학에 따른 연령대별 지지도 차이가 적게 느껴졌다. 상점 안에서 만난 두 명의 일행을 둔 60대 남성은 김용식 후보에 대해 “젊은 사람이 참 패기 있고 인물도 좋네. 바꿔야 해”라고 말했다. 일행인 50대 여성은 “이번 정부 하는 게 싫어서 김용식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후보의 선거사무실에서 그리 멀지 않는 거리에 있는 상점의 40대 남성 주인 역시 얘기하는 동안 “저도 2번~”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반면 가게의 20대 여성 두 명은 김한정 후보를 뽑는다고 말했다. 이유는 “대통령을 지지해서”라고 밝혔다.

거리의 한 50대 남성은 “당 때문에 김한정 후보를 뽑을 것”이라고 답했으며, 다른 70대 여성또한 “당 때문에 김용식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정하지 못했다는 유권자들도 있었다. 한 20대 남성은 “아직 투표 여부조차 결정하지 못했다. 다만 투표하게 된다면 1번을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옆의 일행인 20대 남성도 비슷하게 대답했다.

길거리 민심의 경우, 특별한 규칙성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대체로 젊은 세대일수록 김한정 후보를, 나이든 세대일수록 김용식 후보를 지지했으나 아주 크게 차이가 난다고 보기 힘들었다. 남양주 시민들이 ‘정당’보다는 ‘인물’과 ‘공약’을 보고 선택한다는 세간의 풍문이 사실과 합치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됐다.

<사진=이경민 기자>
▲ <사진=이경민 기자>

김한정 “강남-반포 노선인 9호선 연장 본격 추진할 생각”

김한정 후보는 11일 자신의 선거사무실에서 ‘폴리뉴스’와의 미니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지역의 핵심 현안인 9호선 개통 추진에 대해 묻자 “3기 신도시인 왕숙신도시가 20만 이상의 도시로 조성될 예정인데 지금도 부족한 지역민들의 교통수요가 더욱더 늘어날 것”이라며 “8호선이 별내 지역에 치우쳐 있어서 강남-반포 노선인 9호선에 대한 요구사항이 많다. 본격적으로 추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20대 연령층의 체감 여론에 대해 묻자 김한정 후보는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다. 투표 의지 만큼은 연령과 계층에 특별히 좌우되지 않는 것 같다”며 “20대들도 이전의 선거보다 높은 참여율을 보여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선에 성공할 경우 중앙 정치 영역에서 펼치고 싶은 정책에 대해 묻자 “제일 시급한 것은 국난인 코로나 극복으로, 경제적 여파가 너무 심각하다”며 “중소기업들이 고용을 유지할 수 있도록 비상 경제대책이 필요하다. 비상경제회의를 대통령 주도로 가동해야 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국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한정 후보는 “능률적인 방역에 대한 준비를 21대 국회에서 해야 한다”며 “대규모 감염 위기에 대한 감염병 전문 병원 설치 등 예방적 조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제회생을 우한 중소기업과 중소상공인 보호를 위한 입법 조치들도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한정 후보는 “우리 나라 경제가 대기업, 거대 자본 위주의 경제 구조로 짜여 있다 보니 자본력이 약하면 기술이 좋아도 시장진입이 어렵다. 이러한 기업들이 경제활동을 꽃피울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것이 중요 정책 과제”라고 강조했다.

김한정 후보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한 청년 창업 활성화에 대해서 “지나친 규제가 창업을 막는다.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사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도록 많은 제도들을 고쳐야 한다”며 “제일 중요한 것은 대기업 및 자본력을 가진 사람들이 정당한 대우를 하지 않고 혁신의 성과를 빼앗아 가는 것인데, 이런 것을 막는 공정한 경제질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현행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김한정 후보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 자체가 일종의 반칙행위로 무색해졌다. 민주당도 책임이 있다”며 “선거전에 들어가면 각 당의 이해관계가 달라 선거법 개정이 힘들다. 총선이 끝나자마자 즉시 협의를 통해 바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이경민 기자>
▲ <사진=이경민 기자>

김용식 “국회의원 3연속 이상 연임 금지하도록 하겠다”

김용식 후보는 11일 ‘폴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에 근접한 도시 치고는 교통 접근성이 너무 떨어지는 게 남양주이다. 문제는 기성 정치인들의 공약이나 사업을 보면 정치적 도구로만 이를 이용한 느낌이 강하다”며 “서울의 팽창 효과를 남양주가 잘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 일단은 8호선 청학역 개통을 추진하고 4호선이 의정부를 가는 와중에 남양주를 거쳐 가게끔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 32세라는 젊은 나이 때문에 겪는 어려움과 그에 대한 반론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용식 후보는 “낙하산이다, 어린게 뭘 아느냐 등의 비판이 많다”면서도 “YS, DJ 모두 젊은 나이에 정치를 시작했고 젊은 사람이 정치를 바꿔야 된다는 격려의 소리를 많이 듣는다”고 주장했다.

자영업자 출신인 김용식 후보는 “토론회에서 김한정 후보가 국정을 운영하고 입법 전반을 다루는 국회의원을 소상공인 출신이 할 수 있겠냐고 물었다”며 “이는 천 원 한 장을 벌기 위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얼마나 피땀 흘려 일하는지 그 현실을 모르는 김한정 후보의 탁상공론적 발상”이라고 김한정 후보를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김용식 후보는 “여러 개의 상점을 운영해 본 자영업자 출신으로서, 운영 당시 하루에 16시간을 일하는 등 정말 노력을 많이 했고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다만 문재인 정권 들어와서 버티기 힘들다는 생각이 들어 가게를 처분했다”며 “율사 출신이 많은 당에서, 자영업자 출신으로서 할 말과 할 일이 많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김용식 후보는 ‘연고가 없다’는 지적에 대한 반박도 제시했다. 그는 “저는 이곳에서 연애도 해야하고 결혼도 할 것이고 아이도 낳고 키울 예정인 사람”이라며 “아이들의 미래가 있는 남양주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게 바로 진짜 고향이라고 본다. 다른 후보들도 사실 남양주에는 연고가 없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김용식 후보는 정치적 역량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저는 30대 초반의 나이에 제1야당의 공천을 당당히 받는 데 성공한 사람”이라며 “지역에 온 지 2~3주 만에 접전지역으로 언론에서 분류할 정도의 성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용식 후보는 21대 국회에서 자신이 추진할 정책으로 ‘국회의원 3선 초과 연임 금지’를 주장했다. 김용식 후보는 그 근거로 “건강한 정치 문화를 위해서는 3선까지만 연속으로 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 이상부터는 계파 정치가 시작되기 때문”이라며 “교수들의 안식년 개념이나 지자체장들의 3선 초과 연임 금지와 비슷한 맥락으로 봐 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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