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적색경보 ‘샤이 보수’ 향해 개헌저지선 읍소, 민주당 ‘안전 모드로 조심에 조심’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 마지막 날인 지난 11일 오전 서울역에 마련된 남영동 사전투표소에서 시민들이 투표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 마지막 날인 지난 11일 오전 서울역에 마련된 남영동 사전투표소에서 시민들이 투표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정찬 기자] 지난 10일과 11일에 진행된 21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인 26.69%를 기록했다. 2018년 6.13지방선거 20.14% 뿐 아니라 2017년 대선 사전투표율 26.06%보다 높다.

이번 사전투표율을 기준으로 총선 투표율 추정하면 60%선을 넘어설 것이란 추론이 가능하다. 사전투표제도 도입 후 우리 선거문화는 점차 투표율이 높아지는 방향으로 흘렀기 때문에 이번 총선 투표율은 지난 20대 총선 58.0%를 넘어 지난 2004년 17대 총선 투표율 60.6%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전투표율이 지난 대선 사전투표율보다 높다. 투표일 분산효과를 감안하면 지난 대선 투표율 77.2%에 이를 가능성은 낮지만 지난 6.13 지방선거 투표율 60.2%보다는 3~5%p 가량 높을 것이란 추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분산효과를 감안하더라도 26.69%의 사전투표율은 전문가들의 예상을 벗어난 것이다.

이는 이번 총선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가 매우 높다는 반증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방역 안전성 때문에 투표율이 낮아질 것이란 예상을 무색케 했다. 오히려 코로나19가 전통적인 안보이슈인 북한 변수를 약화시키고 이번 총선의 최대 안보 이슈로 부상되면서 국민들의 정치참여의지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는 ‘세월호 참사’와 같은 국내적인 안전보장 이슈를 넘어섰다. 이에 국민들은 전 세계적인 이슈로 진화된 이 사건을 한국 언론과 외국 언론을 통해 정보를 흡수했고 이를 기반으로 각자의 정치적 판단을 했다는 것을 이번 사전투표율을 통해 확인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도 높게 진행되는 기간에 국민 각자는 다양하고 많은 정치정보들을 소화하고 투표참여 의지도 높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역대 선거를 움직여왔던 ‘바람’이 이번 총선에서는 ‘코로나 바람’이란 게 드러난 것이다. 코로나 사태를 통해 국민들은 향후 대한민국호의 방향키를 누구에게 맡길 것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했다는 의미에서 보면 감정에 휘둘리는 ‘바람’이 아닌 ‘조용하고도 차분한 바람’이다.

이처럼 높은 사전투표율에 깜짝 놀란 것은 여야 정치권이다. 도대체 어떻게 해석해야 할 지 그 계산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먼저 높아질 투표율이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어느 당에 유리할 지 여부도 판단하기 어렵다. 민주당 지지성향이 강한 3040연령층의 투표율이 더 높아질지 아니면 통합당 지지성향이 강한 60대 이상 연령층의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더 높아질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통합당에 적색경보 ‘샤이 보수’ 동원 위해 흡소, 민주당 ‘안전 모드로 조심에 조심’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투표의향 조사를 보면 지난 총선에 비해 30~40대의 적극적 투표의향과 60대 이상 연령층의 적극적 투표의향이 10%p 이상 동반 상승한 것을 보면 양쪽 연령층 모두 총선 투표 참여 의사가 지난 총선에 비해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사전투표 참여는 3040세대가 많이 참여했을 것이란 추정이 가능하며 이들의 투표참여 의지가 현장에서 확인된 지표가 26.69%다. 민주당은 내심 쾌재를 불렀을 것이고 통합당에게는 적색경보가 켜졌을 것이다. 게다가 여권의 기반인 호남지역의 사전투표율이 높은 반면 야권의 기반인 대구·경북 지역의 사전투표율이 낮다는 소식도 있다.

민주당은 이를 청신호로 보고 ‘안전 모드’를 강화하려 하고 통합당은 위험신호로 보도 즉각적으로 대응에 나서는 것은 당연하다. 사전투표의 특성상 여권 지지성향 젊은 유권자들의 선제적 행위이기에 해석될 수 있기에 4월 15일 투표 당일 보수적인 야권 지지층의 대응행위를 낳기 때문이다.

야권 지지층의 대응행위는 다름 아닌 ‘샤이 보수’가 대거 투표장으로 나서는 것을 의미한다. 여론전문가들마다 차이는 있지만 ‘샤이 보수’층의 존재에 대해 작게는 3~5% 많게는 10%까지 말하는 경우도 있다. 사전투표율 26.69%는 이른바 ‘샤이 보수’를 자극하는 재료로 적극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민주당은 야권 지지층을 자극하는 행위나 발언에 대해 대단히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다. 반대로 통합당은 야권 지지층의 대응행위를 끌어내지 못하면 총선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필사적인 ‘결집행동’을 주저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와중에 터진 유시민 노무현재단이사장의 ‘민주당 등 범여권의 180석 이상’ 획득 발언은 이러한 양당의 입장을 유권자들에게 전달하는 수단이 됐다.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은 ‘조심에 조심’을 당부하면서 지지층의 이완을 경계했고 이근형 전략기획 위원장은 유 이사장을 향해 ‘제발 참아달라’는 말로 경계심을 표현했다.

박형준 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은 유 이사장의 말을 수용하면서 ‘개헌저지선 100석’ 확보도 여의치 않다고 엄살을 폈다. 박 위원장의 이러한 ‘읍소’ 발언은 야권지지층, 특히 ‘샤이 보수’에게 투표 당일에 빠짐없이 투표장에 나와 투표해달라는 메시지다. 민주당은 ‘보수결집’을 두려워하며 범여권에 ‘조심’하라는 경고성 멘트를 보낸 것이고 통합당은 ‘보수결집’이 안 되면 패배한다는 ‘구조 신호’를 보낸 것이다.

사전투표율 26.69%가 투표당일 양 진영 지지층을 대거 투표장으로 동원하는 새로운 동력이 될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이 경우 이번 총선 투표율은 지난 2004년 17대 총선 투표율 기록을 갈아치울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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