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20대 청년층 지지율 업고 50% 지지율
유영민, 스마트경제도시 내세우며 전문성 부각
하태경, 탄핵 및 탈당 과정에서의 보수층 반감 극복 과제

제21대 총선 후보 등록 이후 첫 일요일인 29일 부산 해운대갑 선거구 더불어민주당 유영민 후보(왼쪽)와 미래통합당 하태경 후보가 유권자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제21대 총선 후보 등록 이후 첫 일요일인 29일 부산 해운대갑 선거구 더불어민주당 유영민 후보(왼쪽)와 미래통합당 하태경 후보가 유권자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마린시티·센텀시티 등 마천루들이 늘어선 지역인 해운대 갑에서 청년보수윽 지지를 업고 3선에 도전하는 하태경 후보가 문재인 정부의 첫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었던 유영민 후보와 ‘리턴 매치’를 갖는다.

3선을 바라보는 재선 의원으로서 청년 친화적 아젠다 제시를 통해 전국적인 인지도를 갖게 된 하 후보가 앞서있는 상황에서 정치신인 유영민 후보의 고전이 예상되지만 유 후보는 과학기술 분야의 전문성과 여당 후보로서 정부와의 협력에 유리하다고 여권프리미엄을 강조한다.

부산일보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 25~26일 이틀간 실시한 해운대 갑 지역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하 후보(50%)는 유 후보(30.2%)를 19.8%포인트 차이로 크게 앞섰다. 정당지지율의 경우 미래통합당이 46.8%, 더불어민주당이 29.2%로 나타났다. 하 의원이 다소간이라도 정당지지율보다 높은 지지를 얻었다는 것에서 하 의원의 개인적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는 결과다.

특히 만18~29세 연령층에서의 지지율이 특기할만한데 하 후보는 만 18~29세의 젊은 층에서 38.7%로 29.6%를 얻은 유 후보를 꽤 앞섰다. 이는 다른 부산지역 통합당 후보들이 얻은 18~29세 연령층 상대로의 지지율과는 꽤 다른 결과다.

하 의원은 평소 카카오톡 채널 ‘하태핫태 하태경’ 등 스마트폰과 sns를 통해 항시 청년층의 민원을 받는 등 2030 청년층의 주된 관심사인 젠더 이슈, 취업 문제 등에서 꾸준히 목소리를 내 왔다. 하 후보는 실제로 청년 친화적인 자신의 정책 행보에 대해 ‘보수진영 1등’으로 스스로 자평한다고 알려져 있다. 청년층에서의 높은 지지도를 보여준 여론조사 결과는 이러한 하 의원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라고 해석된다.

‘전국구 인지도’ 갖춘 하태경에 ‘전문성’ 내세우는 유영민

또한 하 후보는 청년층의 지지와 더불어 ‘막강한 인지도’를 자랑하는 후보이기도 하다. 여러 방송 출연을 통해 전국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소위 ‘네임드 정치인’인 하 후보의 경우, 지역구인 해운대 갑에서 하 후보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과반에 가까운 높은 정당 지지율마저 등에 업은 경쟁력을 갖춘 현역 국회의원인 하 후보를 상대하기 위해 유영민 후보는 전직 과기부 장관으로서의 전문성을 내세운다.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춘 AI 등 신기술 메카를 해운대에 만들겠다는 ‘스마트경제도시 해운대’를 위한 공약을 제시한 것이다. ‘스마트경제도시’ 공약의 경우 지난 20대 총선에서도 내놓았던 공약이다.

‘스마트경제도시 해운대’는 구체적으로 물류·해운·항만 등 부산의 산업 인프라와 더불어 해운대의 ICT·디자인·게임·영상 등 미래가치가 큰 소프트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해운대 지역의 벡스코 및 호텔, 상업시설, 수려한 경관·레저산업의 하드웨어적 기반을 산업적 연계 및 기술적 지원, 지역인재 육성 등을 통해 해운대를 스마트화된 도시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유 후보는 실제로 31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말보다는 실행력이 있고, 머리보다 손발이 부지런하다는 점이 상대 후보보다 나은 점”이라며 “여당 후보에 현 정부의 장관을 지낸 만큼, 국비 투입이 필요한 대규모 사업 추진이나 중앙 정부와의 협력에 있어 강점이 있다”고 자신의 장점을 어필했다.

하 후보는 이에 맞서 이번 선거 제1호 공약으로 ‘글로벌 교육특구 해운대’를 제시하며 논술과 토론 위주의 탐구학습 방법인 ‘국제바칼로레아’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하 의원은 인지도 있는 전국구 국회의원으로서 ‘윤창호법’ 도입이라는 중앙 정치적 업적도 자랑한다.

하 후보의 약점이 없지는 않다. 강경 보수층 사이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하 후보의 찬성 문제를 놓고 하 후보를 비판하는 여론이 적지 않다. 특히 바른정당의 창당과 바른미래당 전환, 이후 새로운보수당 창당과 활동 과정에서 하 후보는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의 전신) 및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날선 비판을 쏟아 냈고 이에 거부감을 갖는 보수층이 많다.

의원직 경험이 없는 유 후보는 과학기술과 도시개발 분야에서의 전문성 이외에 다른 정치적인 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과제가 있다. 이에 유 후보는 ‘장관 경력’을 강조하며 21일 ‘입과 일, 누구를 선택하시겠습니까’라고 쓰인 예비후보자 홍보물을 통해 정책수행 능력에서의 전문성을 자랑했다.

정권심판론 대 야당심판론…보수층의 하태경 거부감도 변수

결국 여당 후보인 유 후보에 대한 정권심판론과, 야당 심판론이 선거의 주된 ‘키’가 될 전망이다. 이외에도 지난 3년간 보수의 분열과정에서 쌓여온 하 후보에 대한 보수층 내부의 반감이 선거를 결정지을 중요한 요소로 평가된다. 물론 “하태경이 아무리 미워도 민주당보다 밉겠는가”라는 의견도 상존한다.

하 후보는 지난 2월 19일 출마선언 당시 “문재인 정권 폭주를 막겠다. 문재인 정권 3년은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악몽 그 자체’“라며 ”한국 경제성장률은 10년 만에 최악이다. 안보는 무능 그 자체다“고 주장했다. 정권심판론 부각을 통해 보수층을 확실히 결집시키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한편 유 후보는 지난 31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야당 심판론을 강조했다. ”탄핵을 이야기하는 얼마나 지났다고 이런 말을 하는 야당은 정말 부끄러워해야 한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정말 야당이 무엇을 했는가“라며 ”힘 있는 장관 출신 유영민을 꼭 선택해서 해운대가 미래 준비하고 탈바꿈하는 데 저 진력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본 여론조사는 부산일보 의뢰를 받아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서 지난 25일과 26일에 부산시 해운대갑(응답률 6.4%, 대상 512명)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했다. 조사에 사용된 표본 추출물은 이동통신사에서 제공받은 휴대전화 가상번호와 유선전화 RDD로 유선 21.3%, 무선 78.7% 병행 ARS 자동응답 조사로 시행했다. 조사결과는 올해 2월 말 행정자치부 주민등록인구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치(셀가중)를 부여한 것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3%포인트이다. 기타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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