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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선 칼럼] 대통령은 무엇으로 지켜지는가

열린민주당 ‘대통령 지키기’에 숨어있는 욕망

 

"대통령을 지키겠다. 촛불을 지키고 역사를 지키겠다."

청와대를 나와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 신청을 한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페이스북에 남긴 말이다. 역시 열린민주당에 공천 신청을 한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도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군산 지역 출마 선언을 했을 때 이렇게 말했다. “역사의 물결을 거꾸로 되돌리려는 위험한 반작용을 막고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 열린민주당 창당준비위원장을 맡았던 이근식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창당하면서 "열린민주당이 문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했다.

대통령을 지키겠다는 사람들이 갑자기 늘어났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갑자기 무슨 일이라도 생긴 것일까. 막상 대통령은 코로나19로 인한 난국을 이겨낼 대책 마련에 전념하고 있을 뿐, 특별히 지켜줘야 할 일이 생긴 것은 없다. 아, 미래통합당 쪽에서 대통령 탄핵 얘기를 꺼내지 않았냐고? 하지만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4.15 총선에서 설혹 미래통합당이 혹시라도 제1당이 되는 결과가 있더라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할 의원 숫자가 3분의 2가 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것을 알아서인지 집권 여당인 민주당에서도 대통령을 지켜주겠다는 말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유난히 열린민주당에 참여한 인사들 사이에서 나오는 메시지이다. 이들이 유난히도 대통령을 거론하는 이유는 그만큼 창당과 출마의 명분이 취약하기 때문일 것으로 짐작된다.

그런데 막상 대통령에게는 아무 일이 없고, 정작 일은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한 사람들에게 생겨난 상황이다. 그러니까 지켜야 할 사람은 대통령이 아니라 사실은 자기 자신들인 것이다. 대통령 지키기의 깃발을 든 정봉주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은 미투 관련 사건으로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지만 2심 결과를 더 지켜봐야할 상황이다. 1심 결과에도 불구하고 그의 거짓 해명을 둘러싼 의혹은 계속 살아있기에 민주당도 끝내 공천을 주지 않았던 경우이다. 그런가 하면 최강욱 전 비서관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에게 허위로 인턴 확인서를 발급해준 혐의로 기소되어 이제 재판이 시작되고, 김의겸 전 대변인은 부동산 투기  논란 때문에 민주당 공천을 받지 못했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든 아니든 간에 모두가 자신이 억울하고 분했던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그냥 자신의 힘으로 자신의 억울함을 풀려하면 될 일이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사적인 일탈의 문제이다. 거기에 굳이 대통령을 끼워넣을 이유는 없다.  그래서 굳이 ‘대통령을 지키겠다’는 구호를 자신들의 정치행위에 끼워넣는 것은 솔직하지 못한 위선적 정치행위로  비쳐진다. 자신들의 정치는 진정 대통령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자신을 위해 대통령을 팔고 있는 것은 아닌가. 대통령은 괜찮아 보인다. 그러니 열린민주당 사람들이 대통령을 지켜주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다.

‘대통령 지키기’ 라는 언술은 반드시 재기하거나 국회의원이 되고 싶은 욕망과 집착을  그럴듯한 대의로 포장하는 노회한 정치적 노림수다. 권력을 갖고 싶은 욕망은 그렇게 숭고한 구호로 둔갑하여 대통령 지지자들을 현혹한다. 그렇게 대통령을 끌어들이기 보다는 차라리 그냥 “나는 이번에 국회의원이 꼭 되고 싶다”, “나는 이번 기회에 반드시 명예회복을 하고 싶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보기에도 좋다. 적어도 앞뒤 맥락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이미 읽고도 남음이 있으니, 권력에 대한 그러한 욕망을 애써 부정할 필요도 없다. 여당에서 이미  부적격 판단을 내렸던 사람들이 다시 모여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하니, 그 일이 과연 대통령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겠는지 의문이다.

대통령은 무엇으로 지켜지는가. 어느 정권에서든 호위무사를 자처하는 사람들의 큰 목소리로 대통령이 지켜진 적은 없다. 그들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질수록 대통령의 추락이 빨라지곤 했던 것이 이제까지의 경험이었다. 근신하고 있어야 할 사람들이 세를 규합하여 기어코 나서는 것은 자신들의 말과는 정반대로 대통령을 어렵게 만드는 일이다. 대통령을 지킬 수 있는 것은 국민의 마음 이외에는 누구도 없다. 국회는 국민의 대표이지 대통령의 정치적 경호실이 아니다.

 

※ 외부 필자의 기고는 <폴리뉴스>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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