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18년간의 ‘김민새’ 극복하고 화려한 부활 노려
MBC 엘리트 박용찬, 이정현 변수에도 승리할까
여의동 보수 강세를 신길, 대림동으로 벌충하는 것 관건
장장 18년의 야인 생활을 끝내고 다시 정계로 복귀한 김민석 전 의원과 그의 맞상대인 박용찬 전 MBC 앵커가 격돌하는 서울 영등포 을은 대표적인 ‘스윙 스테이트’다. 국회가 위치한 여의동을 중심으로 보수가 강세를 보이지만 신길동·대림동의 여권 강세가 이를 상쇄하기에 매번 여야가 엎치락 뒤치락 하는 결과가 나온다.
권영세 전 의원, 신경민 의원 등이 거쳐 갔지만 서울 영등포을 지역의 터주대감은 사실 40년 지역 연고의 김민석 전 의원으로 봐야 한다. 김 전 의원은 만 28세였던 1992년 서울 영등포 을에 첫 출마해 200표 차이로 낙선 후, 만 32세였던 96년 15대 총선에 영등포 을에서 60%에 가까운 어마어마한 득표로 당선돼 정치인으로서 승승장구한 바 있다.
그러나 2002년 치러진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당시 서울시장 후보)에게 크게 패배하면서 정치적 타격을 입었으며, 2002년 대선 당시 민주당을 탈당하고 갑자기 정몽준 캠프에 합류하면서 ‘김민새’라는 별명이 생기는 등 정계에서 크게 슬럼프를 겪게 된다. 이후 낙선과 구속 수사를 겪으며 정계에서 이름이 사라졌었다.
그렇게 장장 18년간의 인고의 세월을 거친 그는 21대 총선을 맞아 영등포을 경선에 도전했고, 경선에서 신경민 현역의원을 큰 표차이로 꺾으면서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다. 김 의원은 이를 두고 “그 시간 동안 ‘국민과 하늘이 무섭고 감사하다’는 것을 배운 것이 내 소득이다”이라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4일 술회했다.
김 전 의원의 맞상대는 MBC 앵커로 유명한 박용찬 통합당 대변인이다. MBC 뉴욕 특파원을 거치는 등 MBC 안에서 엘리트 코스만 밟아 온 박 대변인은 일찌감치 단수추천을 확정받았다. 현재 박 대변인은 미래통합당의 대변인으로 활동하며 여권과 각을 세우는 역할을 수행 중이다.
MBC로부터 취업규칙 등 위반을 이유로 정직 6개월 처분을 받았던 박 대변인은 민사소송재판에서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징계무효라는 법원 판결을 받았다. 그 길로 MBC를 퇴사하고 영등포을 지역 당협위원장에 선정됐었다.
한편 이들이 붙게 될 국회가 위치한 지역구인 서울 영등포 을은 매번 엎치락뒤치락 하는 선거결과를 보여준다. 17대 총선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 속에서도 보수정당 후보인 권영세 전 의원이 당선됐지만, 19대 총선에서는 신경민 의원이 권 전 의원을 꺾었다. 8개월 후 치러진 18대 대선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을 이겼고, 박 전 대통령 탄핵 여파 속에서 치러진 19대 대선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승리했다.
영등포을 선거의 관건은 여의동 일대의 보수 몰표를 대림동과 신길동에서 얼마나 진보가 벌충하느냐이다. 19대 총선에서 권 전 의원은 여의동에서 4000표 앞섰지만, 나머지 동에서 신 의원이 더 얻어 신 의원이 승리했다. 20대 총선 역시 양상은 비슷했다.
이런 결과 때문에 영등포을 지역의 선거는 ‘바람 선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 대변인은 11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소위 ‘바람’이라는 정치상황 변수는 다른 지역에도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영등포을에 작용한다”며 “특정 정당을 지지해온 선거구가 아닌 만큼 열심히 임해서 승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영등포을 지역 출마를 선언한 이정현 의원은 지난 1일 “야권도 연대 차원에서 (저를) 야권 단일 후보로 뛸 수 있도록 협조를 바란다”며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끝까지 지금 상태로 가겠다”면서 무소속 출마 의지를 표명했다.
이 의원은 과거 순천에서 치러진 선거 당시 애용하던 방법인 ‘자전거 유세’를 영등포을 지역 선거운동에도 활용하고 있어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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