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강필수 기자] 한진칼 주주총회가 오는 27일로 예정된 가운데 한진칼과 대한항공은 4일 이사회를 열고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을 비롯한 신규 사내·사외이사 후보를 공개했다.

이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연합’이 제안한 이사 후보군 7명(8명 중 1명 사퇴)에 대항하기 위해 내놓은 회심의 카드라는 평가다.

4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이날 한진칼 이사회가 추천한 신규 사외·사내이사 후보는 총 7명이다.

한진칼 측은 사외이사의 경우 지배구조 개선, 재무구조 개선, 준법 경영을 이끌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사내이사는 수송 물류 산업의 전문성을 갖춘 인물로 각각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된 김 전 위원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1980년 제23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 뒤 재정경제부 차관과 금융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35년간 공정한 자본시장 질서 확립에 애써 왔다.

한진칼은 김 전 위원장이 지난 2011년 저축은행 부실화 사태를 해결하고 금융시장 안정화를 도모한 경험이 한진그룹의 재무구조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감을 드러냈다.

박영석 서강대 경영대학 교수는 한국자본시장연구원장, 공적자금관리위원장, 한국금융학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기업윤리의 중요성을 자본시장 전반에 확산시키기 위해 지속가능기업윤리연구소를 설립한 바 있다.

금융 회사의 지배구조 개선에 노력해 온 만큼 주요 거시경제 변수인 유가·환율·금리 등에 대한 재무리스크 관리 능력을 높이고 그룹 사업 개편 등 경영 발전 방안을 추진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한진칼은 보고 있다.

임춘수 마이다스PE 대표는 골드만삭스,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국내외 대형 투자은행(IB)에서 20년 이상의 업무를 수행한 자본 시장 전문가다. 국내외 기관 투자자, 연기금, 일반주주 등 다양한 주주와의 적극적인 소통으로 주주 권익을 강화하는데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또한 첫 여성 사외이사로 추천된 최윤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 1988년 제30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서울지검 검사, 사법연수원 교수,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장 등을 역임한 법률 전문가다.

최 교수에 대해 한진칼은 한국씨티은행의 첫 여성 사외이사로 활동하는 등 이론과 실무 경험을 겸비한 만큼 회사의 법률적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이사회의 균형 있는 의사 결정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동명 법무법인 처음 대표변호사는 1978년 제20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서울지방법원·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와 법원도서관장, 의정부지방법원장 등을 지냈다. 30여 년의 판사 경력과 10여년간의 변호사 활동을 토대로 이사회 운영에 객관적인 법리적 판단을 제공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진칼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사추위원, 컴플라이언스 위원 등 회사의 자문위원과 금융사 최고경영자(CEO) 등 외부 인사에게 사외이사 추천을 받았으며, 특정 주주와 사업상 연관성이 있거나 이해상충 소지가 발생할 수 있는 후보는 추천과정에서 제외했다고 전했다.

한진칼 이사회는 “그룹과 연관없는 독립적인 인사들로 사외이사 후보를 구성하고, 이사회의 사외이사 비중을 73%로 크게 늘려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했다”며 “특히 이사회 내 모든 위원회가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되고, 위원회가 신설·확대되는 것을 고려해 심도있는 안건 논의를 통해 위원회가 실질적인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신규 후보로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한진칼의 행보는 일각에서 자격 논란이 제기된 3자 연합의 이사 후보군을 겨냥한 것이기도 하다.

앞서 3자 연합이 제안한 이사 후보군 중 유일한 항공업계 경험자인 함철호 전 티웨이항공 사장은 항공경영분야 종합컨설팅회사인 스카이웍스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이해상충 가능성이 제기됐다.

또한 사외이사 후보인 구본주 법무법인 사람과사람 변호사는 반도건설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퍼스트에서 지난 2017년 6월까지 재직한 경력이 확인돼 독립성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한진칼은 사내이사 후보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하은용 대한항공 재무부문 부사장을 추천했다.

한진칼은 조 회장에 대해 “지난 17년간 IT, 자재, 여객, 화물, 경영전략, 기획 등 대한항공 핵심 부서 근무 경험을 축적한 항공 물류 전문가”라며 “2017년 대한항공 사장 취임 후 항공운송사업 분야에서 전문적인 식견을 바탕으로 어려운 대외 환경에도 불구 2년간 10% 매출 성장을 견인하는 등 회사 성장 및 성과 창출에 큰 기여를 했다”고 설명했다.

하 부사장은 한진그룹에서 30년 넘게 근무했으며 대한항공 해외영업지점과 재무본부, 경영기획실, 항공우주사업본부, 운항본부, ㈜한진 재무담당, 한진정보통신 감사 등의 경력을 갖고 있다.

이와 함께 한진칼 이사회는 보통주는 주당 255원, 우선주는 주당 280원의 배당안을 결정했다. 이는 전년도와 동일한 당기순이익의 약 50% 수준이다. 아울러 이사회는 전자투표제를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했으나 △전자투표제 본래 취지는 주주불참으로 인한 의결 정족수 부족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이번 주주총회와 같이 참석률이 높은 경우는 불필요하다는 점 △시스템 해킹 등 보안성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어 이번 주총에서 적용치 않기로 했다.

한편 대한항공 이사회 역시 이날 정갑영 전 연세대 총장과 조명현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박현주 SC제일은행 고문 등 사외이사 후보 3명을 선정했다.

정 전 총장은 27년간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한 뒤 연세대 제17대 총장을 역임했으며 한국산업조직학회장과 동북아경제학회장, 정부투자기관 운영위원, 감사원 감사혁신위원장, 산업통상자원부 사업재편심의위원장 등을 지냈다.

대한항공은 정 전 총장이 경영 전반에 대한 균형 잡힌 의사결정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현재 국제기업지배구조연대(ICGN) 이사를 맡고 있으며 한국스튜어드십코드 발전위원장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장 등을 지냈다.

여성 사외이사 후보인 박 고문은 SC제일은행 부행장보를 역임했다. 대한항공은 기업 운전자금 관리업무 관련 지식과 경력을 바탕으로 리스크 관리를 위한 전문적 의견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는 기존 5명 중 올해 임기 만료된 2명을 대체하면서 1명이 더 추가된 6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될 예정”이라면서 “금일 결의한 안건들은 건전한 지배구조 정착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며, 향후에도 이를 달성하기 위한 과제들을 차질없이 이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한항공 이사회는 사내이사로 임기 만료되는 우기홍 사장과 이수근 Operation부문 부사장을 정기주주총회에 재추천키로 결의했다.

우 사장은 여객 마케팅 임원, 미주지역본부장, 여객사업본부장, 경영전략본부장 등 회사의 주요 부서에서 근무했으며 미국 서던캘리포니아 대학교(USC)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받았다. 대한항공은 우 사장이 델타항공과의 성공적인 조인트 벤처를 추진하고 운영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담당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MIT에서 MBA를 받은 이 부사장은 자재부, 시설환경부, 정비기술부 등 항공사 운영과 관련한 핵심 부서를 두루 거친 인물로 정비본부장을 거쳐 Operation 부문 부사장을 맡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 부사장이 항공 산업 기술 전반에 대한 폭 넓은 경험과 이해를 바탕으로 회사를 지속 발전시킬 수 있는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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