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지역구는 야권 후보 찍고, 정당투표에선 국민의당 뽑아 달라”
이태규 “야권 연대 가능성 논란의 싹을 잘라야 당 가치·비전 보여줄 수 있어”
김윤 “선거 연대가 아닌 文정권 심판하는 ‘선거 연합전’ 펼치는 것”
신용현·김삼화·김수민 안철수계 의원마저 미래통합당行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8일 국회 정론관에 굳은 표정으로 입장하고 있다. 안 대표는 이날 4·15총선에서 지역 선거구에 후보자를 내지 않고 비례공천만 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8일 국회 정론관에 굳은 표정으로 입장하고 있다. 안 대표는 이날 4·15총선에서 지역 선거구에 후보자를 내지 않고 비례공천만 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지역구 의원=야권, 비례대표 의원=국민의당 투표 호소

[폴리뉴스 송희 기자]총선을 40여 일 남겨둔 상황에서 정치권의 관심 중 하나는 미래통합당과 국민의당의 통합·연대 여부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미래통합당과 통합은 없다'고 단호히 선을 긋고 있지만, 그가 이번 총선이 '문재인 심판 선거'임을 말한 것은 연대 차원에서 선언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안철수 대표는 28일 오전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관위원장과 만남 가능성에 대해 “정치권 누구라도 만나자고 요청하면 저는 만나지 못할 이유는 없다”면서도, 같은 날 정론관 기자회견 자리에선 “안 만난다”고 딱 잘라 말했다.

그러나 안 대표는 이날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독자정당으로 필수사항인 지역구 후보 공천을 포기하고, 文정권 심판을 위해 '야귄후보'를 지지해달라고 했다.

실제 '反문재인 야권여대'를 선언한 것이다.

안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253개 지역 선거구에 후보자를 내지 않기로 했다”며 “이것이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막고, 실용 정치·중도정치를 뿌리 내려 대한민국의 정치를 바꿀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께서는 지역 선거구에서 야권 후보를 선택해 문재인 정권을 심판해주시고, 정당투표에서는 가장 깨끗하고 혁신적이며 미래지향적인 정당을 선택해 반드시 대한민국의 정치를 바꿔 달라”며 ‘지역구 의원=야권, 비례대표 의원=국민의당’ 투표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늘의 결정이 이번 총선에서 야권 전체의 승리를 가져올 것"이라고 다짐했다.

안 대표 최측근인 이태규 의원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결단하지 않으면 지역구 후보를 내도 야권 연대 가능성과 관련한 논란이 계속될 것”이라며 “근본적인 논란의 싹을 잘라야 당 가치와 비전을 보여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단호하고도, 명시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이로써 反문 선거는 같이 치르되, 국민의당과 미래통합당의 통합·연대설은 일축됐다.

21일 김윤 국민의당 서울시당위원장이 폴리뉴스 '정국진단'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은재PD>
▲ 21일 김윤 국민의당 서울시당위원장이 폴리뉴스 '정국진단'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은재PD>

反문 야권 연합전, 결국 연대와 같은 맥락

이와 관련 김윤 국민의당 서울시당위원장은 이날 폴리뉴스 기자와 통화에서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음으로써 명시적 통합·연대는 없지만,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는 선거 연합전을 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삼국지>의 ‘적벽대전’의 사례를 들며, 막강한 조조 군에 맞서 오나라와 유비가 연합전을 펼쳐 이긴다. 유비의 세력이 오나라보다 훨씬 약했지만, 유비는 철저하게 독립적인 부대로 싸웠다”며 “국민의당도 이번 총선에서 독립적으로 야권과 함께 문재인 정권을 심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따라, 국민의당이 정당 투표에서 득표해 비례대표 의원들을 내면서 당 안팎의 ‘야권 연대’ 압박을 ‘反문 선거 연합전’으로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통합당 이동섭 의원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입당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 의원은 바른미래당을 탈당해 최근 미래통합당에 입당했다. <사진=연합뉴스>
▲ 미래통합당 이동섭 의원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입당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 의원은 바른미래당을 탈당해 최근 미래통합당에 입당했다. <사진=연합뉴스>

‘안철수계’ 의원 국민의당 떠나 미래통합당에 합류

그럼에도 당초 바른미래당에서 나와서 안 대표와 함께 하겠다던 ‘안철수계’ 인사들이 안 대표가 돌아온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그의 곁을 속속 떠나 미래통합당에 합류하고 있다.

오늘의 지역구 포기 선언이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계’ 인사로 알려진 김중로 의원이 바른미래당에서 나와 국민의당으로 가지 않고 미래통합당으로 당적을 옮긴 데 이어, 안 대표의 최측근인 이동섭 의원도 통합당으로 향했다. 

지난 1월 14일 “안 대표가 창당한다고 하면 따라갈 것”이라던 이동섭 의원은 2월 21일 “안철수 대표와 연을 맺은 8년 동안 안 대표가 아무리 어려울 때도 의리를 지키며 함께 했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더 큰 위기 앞에서 모두가 뭉칠 때”라고 말했다.

의원직 유지로 안 대표에게 힘을 싣기 위해 ‘셀프 제명’까지 감행했던 신용현·김삼화·김수민 의원들도 최근 염동열 미래통합당 인재영입위원장과 만나 입당 논의를 마무리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안 대표는 지역구 출마를 준비했던 인사들을 거론하며 “부담 가지지 말고 스스로의 정치 진로를 결정하시라고 말씀드렸다. 팔과 다리를 떼어내는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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